[머니&마켓] FT,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외환 거래 장벽 등 걸림돌로 지적

한국 증시가 인공지능(AI) 발 반도체 호황으로 급성장했지만 30년 전 IMF 외환위기 당시의 트라우마로 글로벌 선진 지수 편입에 실패하는 등 상승 여력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FT는 '1997년 금융 위기의 유령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주식시장을 괴롭히고 있다'는 보도에서 한국 증시가 10년 넘게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원인에 대해 분석했다.
한국은 이미 'FTSE 러셀'과 'S&P 다우존스'에서 선진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두 지수는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함께 유력한 글로벌 지수 사업자다. 반면 MSCI은 2008년 코스피를 선진국 지위 감시 명단에 올렸음에도 통화 자유화 및 기타 규제 문제 등을 이유로 2014년에 이를 해제했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289,750원 ▲11,750 +4.23%)와 SK하이닉스(2,207,000원 ▲21,000 +0.96%)의 상승에 힘입어 2025년 초 이후 지수가 세배 이상 급등했다.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독일과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8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MSCI는 지난달에도 한국 증시를 신흥국 지수로 유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장벽, 특히 역외 외환 시장에서 원화의 환전이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MSCI는 "국제 기관 투자자들이 24시간 한국 통화 거래가 다른 선진국 통화와 견줄 만한 유동성과 매수 및 매도 스프레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연초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통화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는 데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 MSCI 선진 지수 편입 불발을 계기로 정부는 외환 및 자본시장 개혁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해외 원화 거래 허용에 대한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정부는 여전히 'IMF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으며 원화의 역외 거래를 허용하면 외환 시장에 대한 외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독자들의 PICK!
정책 입안자들은 코스피가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돼 한국 기업의 만성적인 저평가를 의미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서 더 광범위한 자본시장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CLSA는 "선진국 지수에 포함된다고 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는 배당세와 상속세 인하와 같은 대담한 개혁을 추진해 대형 대기업이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채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