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민자
트민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기자'의 줄임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트민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기자'의 줄임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총 27 건
중국 최대의 명절 춘제(음력 설). 춘제 연휴 기간 중국 전역에는 수억 명이 고향을 오가는 세계 최대 인구 이동이 벌어지고, 주요 거리와 각 가정은 홍등과 춘련(春聯·복을 기원하는 빨간 종이)으로 뒤덮인다. 올해는 의외의 인물이 중국 전역을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해리포터'의 악역 캐릭터 볼드모트와 드레이코 말포이다. 중국신문망·환구망 등에 따르면 춘제 연휴 전부터 타오바오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는 말포이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와 자석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말포이 춘제 세트' 상품이 등장했다. 쇼핑몰에는 말포이 얼굴이 박힌 초대형 새해 인사 현수막이 걸렸다. 서방 판타지 영화의 빌런들이 어떻게 중국 최대 명절을 대표하는 마스코트가 됐을까. ━"말포이 길조의 상징"…배우 톰 펠튼 직접 밈 동참━춘제 연휴 기간 틱톡, 웨이보 등 SNS(소셜미디어) 플랫폼에는 말포이 얼굴이 인쇄된 춘련을 집 현관문에 붙이는 사진과 영상이 연이어 공유됐다. 이들은 말포이 얼굴로 된 춘련을 현관에 거꾸로 불이며 "올해는 말포이가 복을 가져다준다"고 적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육아를 하다보니 갈등이 생겼단 부부가 적지 않다. 맞지 않는 육아관으로 사사건건 부딪치거나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지 않는 배우자에게 서운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에선 이런 갈등을 원천 차단하는 방법으로 로맨스와 육아를 분리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랑보단 아이를 함께 잘 키울 팀워크에 집중하는 이른바 '플라토닉 공동 육아'다. ━"육아 상대? 연인일 필요 있나요?"━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웰빙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레이브 리드(33)도 플라토닉 공동 육아를 원하는 사람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리드는 지난해 11월 앱을 통해 한 남성을 만났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저녁 식사에서 두 사람은 정치 성향은 무엇인지, 종교관은 어떤지, 아이를 몇 명이나 낳고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리드에게 이 자리는 설레는 데이트가 아니라 육아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할 최고의 파트너를 찾는 인터뷰에 가까웠다. 리드는 "공동육아 상대가 꼭 연인이 될 필요는 없다"면서 "중요한 건 훌륭한 팀 동료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 마트를 찾는 미국인조차 쉽게 손에 넣기 어렵다는 장바구니가 있다. 가격도 2. 99달러(약 4400원)에 불과한데 품절 대란이다. 미국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Trader Joe's)의 '캔버스 토트백'이다. 평범한 장바구니인 이 가방을 사기 위해 사람들은 트레이더 조 매장 오픈런에 나선다.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는 가격이 최대 5만달러(7324만원)까지 치솟으며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 백보다 구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명품도 아닌 단순히 마트 로고가 찍힌 이 토트백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없어서 더 갖고 싶다"…희소성이 만들어 낸 열풍━외신 보도와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트레이더 조 토트백 인기의 핵심 요인은 '희소성'이다. 대형 식료품 마트로 알려진 트레이더 조의 특징은 '없음'이다. 온라인몰, 배송서비스, 쿠폰 등 대형 마트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없다. 제품 홍보는 자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개 글이 전부다. 해외 유통망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트레이더 조의 PB(자체 브랜드)제품인 '캔버스 토트백'은 미국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야만 구매가 가능하다.
"내일 당신은 중국인이 됩니다. 겁내지 마세요. 당신은 선택받았으니까요. " 기묘한 예언 같은 이 한마디가 소셜미디어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아침으로 따뜻한 죽을 끓이고 실내 슬리퍼를 챙겨 신으며 사과 한방차로 기운을 돋우는 이른바 '중국인 되기'(Becoming Chinese)' 유행이 틱톡을 강타하면서다. 한때 낯설거나 고정관념에 갇혀 있던 중국식 생활 습관이 오랜 전통을 가진 웰니스 루틴으로 재해석되며 온라인에서 뜻밖의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이다. ━"내일 당신은 중국인이 된다"…예언이 현실로?━이 유행은 이달 초 틱톡 크리에이터 셰리 주가 올린 유머 섞인 영상이 불씨가 됐다. 그는 "내일 당신은 중국인이 된다"고 예언하면서 "당신은 훠궈를 먹게 된다. 당신은 샤오룽바오를 먹고 2월17일(음력 설)이 되면 새로운 기분으로 사람들에게 복을 빌어 줄 거다. 또 디저트로는 탕후루를 먹고 실내에서 슬리퍼를 신게 될 거다"고 말했다. 사소한 일상의 디테일만 바꿔도 중국인이 될 거란 재치 있는 영상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오왈라(Owala) 텀블러 앞에서 충동 구매에 넘어갈 뻔했는데 안 샀다. 너무 뿌듯하다. "-레딧 '구매 금지'(r/nobuy) 게시판 소비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구매 금지'(NO BUY) 챌린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젠지(Z세대, 1997~2012년 출생자) 사이에선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시대에 '돈 덜 쓰는 법'을 공유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이제는 부모와 자녀 등 가족 단위가 참여하는 트렌드로 확산하고 있다. '구매 금지' 챌린지는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지 않겠다"는 약속에서 출발한다. 의류·화장품·전자기기 같은 비필수 소비를 제한하고, 기존에 가진 물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이다. 연말의 지출을 반성하는 '1월 구매 금지'(No Buy January)가 시초였지만, 최근에는 이를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늘리는 참여자가 늘고 있다. 이 챌린지의 '원조'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2020년 초반부터 SNS에서 자주 포착됐고 2022년 이후 관련 게시물이 급증했다.
"우리 집 냉장고엔 심장, 간, 고기, 버터, 열매가 전부예요. 정말 단순하죠. 가끔은 뇌나 고환도 있고요. " 수백만 팔로워를 거느린 의사 출신 미국 인플루언서 폴 살라디노가 지난해 5월 미 보건장관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와 함께 백악관에서 진행한 팟캐스트에서 말했다. 다소 충격적인(?) 그의 발언은 최근 미국 식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때 '혐오 식재료'로 취급되던 동물의 내장육은 건강에 좋은 조상들의 식단으로 주목받으며 식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기피 대상' 내장육이 '프리미엄 건강식'으로━미국에선 오랫동안 스테이크같은 '근육' 중심의 육류 소비가 절대적이었다. 내장은 값싼 부위로 평가받고 상당량 수출되거나 폐기됐다. 그러나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간, 심장, 신장 같은 '내장육'이 영양이 농축된 '프리미엄 건강식'으로 재평가되면서다. 소비자 반응은 수치에서 드러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미국에서 소 내장육 판매는 49% 증가했고, 닭 내장육 판매는 같은 기간 388% 급증했다.
초콜릿을 입에 넣는 순간, 화면 너머로 '바삭'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짧은 영상 하나에 댓글 창은 곧바로 반응으로 가득 찬다. "이 소리 때문에 샀다", "초콜릿이 아니라 콘텐츠 같다"는 말이 줄을 잇는다. SNS에서 시작된 이 장면은 이제 카페 메뉴판과 편의점 진열대까지 점령했다. 두바이 초콜릿 이야기다. 지난해 '엔젤 헤어(Angel Hair)' 초콜릿 등 차세대 주자들이 등장하며 세대 교체론이 대두되기도 했으나, 두바이 초콜릿은 오히려 독보적인 식감을 무기로 디저트 시장의 '권력자'가 됐다. 최근 미국 스타벅스가 겨울 시즌 메뉴로 피스타치오 크림과 두바이 초콜릿 음료를 정식 출시하면서 '두바이 초콜릿'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 글로벌 식품 산업의 주류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바이 초콜릿은 중동식 얇은 면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초콜릿 속에 채운 디저트로, 2021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디저트 브랜드 '피스 디저트 쇼콜라'에서 처음 출시됐다. 바삭한 식감과 쫀득한 크림, 고소한 견과의 풍미가 한 번에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쇼핑몰 한복판. 바닥에 누워 있던 세 명의 사람이 꿈틀거리며 일어나더니 돌연 거대한 거미로 변신한다. 사람들이 점점 모여들고 거미는 기괴하게 뒤틀리며 사람인지 기린인지 거미인지 알 수 없는 괴생물체의 모습을 띤다. 인공지능(AI)이 만든 이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 4억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영상은 서사도, 메시지도 없다. 오직 보는 이의 시각을 불쾌하게 자극해 멈춰 서게 할 뿐이다. 유튜브를 비롯한 글로벌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저질의 AI 생성 콘텐츠, 이른바 'AI 슬롭'의 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광고 수익에 몰두해 알고리즘의 허점을 파고드는 이들 콘텐츠는 온라인 환경을 파괴하는 새로운 디지털 오염원으로 자리 잡았다. ━새우 예수? 예수 새우?. 온라인에 범람하는 AI 쓰레기 ━'슬롭(slop)'은 오물이나 음식 찌꺼기를 뜻하지만 현대 와서는 쓰레기, 헛소리 등을 아우르는 의미로 통한다. 최근엔 생성형 AI 등장으로 AI가 무분별하게 양산하는 저질 콘텐츠란 의미로 발전했다.
"엄마,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은 장난감 말고 '레티놀 세럼' 사주세요. " 최대 성수기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글로벌 장난감 업계가 부진에 빠진 사이 뷰티 업계는 뜻밖의 '어린이 손님' 덕분에 기쁨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연간 수조 원 규모의 소비력을 자랑하며 뷰티산업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 소비자, 이른바 '세포라 키즈'(Sephora Kids) '세포라 걸스'(Sephora Girls)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틱톡, 유튜브 등 SNS(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는 '함께 준비해요'(GRWM·Get Ready With Me) 영상 속 뷰티 루틴을 그대로 따라 하며 성인용 화장품 시장의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했다. SNS 유행에 대한 알파세대의 폭발적인 호기심이 뷰티 산업계의 새로운 경제 생태계 형성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세포라 키즈가 뷰티 산업계에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SNS 알고리즘이 만들어 낸 외모지상주의에 아이들이 물들어 가고 있다며 '세포라 키즈' 열풍은 미성년자의 피부 손상, 외모 강박 등 신체적·정신적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평범한 '아저씨 옷'으로 취급받던 쿼터집 스웨터가 미국 Z세대(인터넷이 일상화 된 1990년대 말~2010년 정도 태어난 세대) 청년들 사이에서 새 유행템으로 떠올랐다.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중시하던 Z세대 취향이 한층 정돈되고 성숙한 스타일로 변화하며 어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해가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쿼터집 스웨터는 지퍼가 전체의 4분의 1(쿼터·Quarter) 정도인 가슴까지 내려오는 형태의 스웨터를 말한다. 금융업 종사자나 골프를 즐기는 아빠들이 입는 옷이란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청년들 사이에선 '쿼터집 운동'으로 불리는 새 유행이 시작된 모양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갑작스러운 쿼터집 스웨터 열풍을 잇달아 주목했다. 외신은 이 유행의 시작을 지난달 22일 올라온 제이슨 자얌피(21)의 틱톡 영상에서 찾고 있다. 텍사스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자얌피는 한 영상에서 감색 쿼터집 스웨터 차림으로 등장해 "쿼터집 운동의 창시자"가 되겠다면서 나이키 트레이닝복을 더는 입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잔디나 모래, 바위나 진흙처럼 자연 표면을 맨발로 걸으면 지구와 신체가 연결되고, 이를 통해 지구의 에너지를 받는다는 주장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영어로는 지구(earth)를 동사처럼 활용한 '어싱(earthing)', 또는 땅(ground)을 사용한 '그라운딩(grounding)'으로 불리고 우리말로는 '접지'라고 불린다. 최근 CNN은 "사람들이 건강을 개선하고 자연과 가까워지려는 생각에서 시작한 맨발 걷기를 과학적으로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어싱'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CNN과 인터뷰한 사람들 가운데 "10여년 전 정원을 가꿀 때마다 신발을 벗었는데 마음이 포근하고 편안하게 느껴졌다"거나 "맨발로 하이킹을 나갔는데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제각각 어싱의 시작을 전했다. 이 체험담은 그저 '느낌적 느낌'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가정의학과 조교수 멜리사 렘 박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자연에서 걷거나 뛰는 활동이 사람들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자료와 임상실험 자료가 많다"며 "이를 좀 더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연구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요즘 젊은 손님일수록 술을 멀리해요. '굳이 마실 필요 있느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와요. 예쁘고 부담 없는 목테일(mocktail·알코올이 없는 칵테일)이 오히려 분위기를 더 좋게 만들죠. " (뉴욕 브루클린 파티 기획자, 뉴욕포스트) 11월이 되자 뉴욕, 런던 등의 연말 파티 초대장이 예년과 조금 다른 그림을 띠기 시작했다. 메뉴 목록엔 진 토닉, 샴페인이 아닌 '허니 라임 목테일' 등 논알코올(Non-Alcohol·무알코올) 음료가 메인으로 등장했다. 젠지(Z세대, 1990년대 후반~2010년 정도 출생자)의 라이프스타일이 건강을 중시하는 '웰니스'(Wellness)로 변화하면서 과거 술을 못 마시던 사람이 선택하는 '대체 음료'로 취급받던 무알코올 음료가 이제 파티 문화의 중심이 됐다는 평가다. 11월 글로벌데이터가 발표한 소비자 예측 플랫폼 LS:N 글로벌과의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80% 이상이 연말 모임에서 무알코올 또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음료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