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엠지
'요즘 애들'이라는 말만으론 설명하기 힘든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MZ세대의 '지금'은 어떨지, '오'늘의 '엠지'세대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실까요.
'요즘 애들'이라는 말만으론 설명하기 힘든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MZ세대의 '지금'은 어떨지, '오'늘의 '엠지'세대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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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3~4일은 낚시하러 다녀요. 바다에 가면 다른 건 전부 잊고 낚시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죠. " 지난 1일 만난 김윤씨(27)는 전날 직접 잡았다는 갑오징어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낚시 경력 3년 차인 김씨가 보유한 낚싯대는 20대가 넘는다. 초보 낚시꾼의 성장 과정을 기록하자는 마음으로 2년 전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8000명에 육박한다. 채널 구독자 대부분은 20~30대다. 김씨가 처음 낚시를 접한 건 대학 시절 친구들과 떠난 인천 여행에서였다. 대학 졸업 후에는 본격적으로 낚시에 빠져들었다. 김씨는 "최근 몇 년 사이 낚시를 하러 가면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마주치는 일이 늘었다"고 했다.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낚시가 최근 2030세대의 새로운 취미로 떠오르고 있다. 러닝과 등산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등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층이 낚시로 눈을 돌리면서 관련 시장의 저변도 넓어지는 모습이다. 젊은 층의 낚시 열풍은 SNS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2030세대가 오히려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수히 쏟아지는 디지털 콘텐츠에서 벗어나 직접 사람들을 만나 몸을 움직이는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 모임'도 주목받고 있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연세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에는 디지털 디톡스 동아리 '가만히'의 신규 부원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가만히는 2026학년도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새로 만들어진 동아리로, 주 1회 모여 스마트폰을 반납한 뒤 멍을 때리거나 산책하는 등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난 활동을 한다. 가만히를 만든 오모씨(23)는 올해 초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보려고 통화와 문자 등 기본 기능만 있는 '피처폰'으로 바꿨다가, 택시 호출 등 일상생활의 불편 때문에 다시 스마트폰으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을 완전히 끊기는 어렵다고 느낀 그는 잠시라도 기기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직접 시간을 보내보자는 취지로 동아리를 만들었다. 오씨는 "인생이 낭비되는 기분이 들면서도 정작 끊을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방에서 혼자 릴스(짧은 영상 콘텐츠)만 보느니 차라리 사람을 만나서 뭐라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님이 많아져서 예전보다 품목도 늘렸어요. "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목욕용품점을 운영하는 상인 A씨는 이렇게 말했다. 매대에는 형형색색의 헤어캡과 때 타올 등이 빼곡하게 놓여 있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발길을 멈추고 물건을 직접 만져보거나 상인에게 사용법을 물었다. 한 여성 일행은 괄사를 직접 몸에 대보더니 "시원하다"며 감탄했다. A씨는 "2~3주 전부터 손님이 부쩍 많아졌다"며 "매출이 늘어난 게 체감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날 시장 내 목욕용품점들은 젊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특히 20·30대 여성들이 눈에 띄었고 외국인 관광객도 종종 매대를 둘러봤다. 손님들은 제품들을 비교하며 장바구니에 담았다. 대부분 수천원대 제품이어서 여러 품목을 한꺼번에 사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가게를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물건을 직접 만지고 써본 뒤 살 수 있는 데다 상인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물건을 고르는 '시장만의 재미'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었다. 소셜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남대문시장'의 온라인 언급량은 한 달 사이 8배 이상 증가했다.
1990년대 일본의 대표적인 서브컬처 '갸루'(girl의 일본식 발음)가 한국의 20·30세대 트렌드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걸그룹 리센느의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보여준 '갸루 감성'이 밈(meme)으로 확산하면서 과거 일본 하위문화가 '놀이형 문화'로 재해석되는 모습이다. 5일 네이버 키워드 검색량에 따르면 '갸루' 검색량은 지난 3월 1만9000회에서 지난 5월 4만4000회로 두 달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SNS에서는 △아게포요(신나! 기분 업!) △파리피루(신나게 놀다) △이케테루(간지 난다) △초베리구(완전 굿) 등의 이른바 '갸루식 용어'가 함께 확산하고 있다. 이번 열풍의 출발점은 걸그룹 리센느였다. 리센느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한 유튜브 콘텐츠에서 갸루 메이크업을 한 채 "거제 야호"를 외치는 장면과 거제도 여행 중 일본 댄스 음악 '파라파라'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온라인 밈으로 퍼지면서 갸루 문화 자체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졌다. 갸루의 대표적인 특징은 인형처럼 진한 화장에 화려한 액세서리, 과장된 포즈 등이다.
21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한산생태탐방원 야외 결혼식장에서는 30대 A씨 부부의 '숲 결혼식'이 열렸다. 울창한 나무와 도봉천 물소리가 어우러진 식장에서는 가족들의 스윙댄스와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하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잔치 같은 분위기에 도봉산을 찾은 등산객들까지 발걸음을 멈추고 결혼식을 지켜봤다. 연애 1주년을 맞아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는 A씨 부부는 지난 봄 국립공원공단의 숲 결혼식 모집 공고를 보고 신청했다. 가족 중심의 소규모 예식을 계획하던 이들에게는 더없이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A씨는 "자연 속에서 식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며 "주변에서도 부러워하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숲 결혼식은 국립공원공단이 청년층의 결혼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2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업이다. 선정된 예비부부는 예식 비용 700만원을 지원받고 식대와 답례품 등 일부 선택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이날 식장에 사용된 생화와 사진 촬영도 국립공원공단 북부지역본부가 연계한 업체가 제공해 A씨 부부는 별도 비용을 내지 않았다.
"어릴 때 좋아하던 공룡을 다시 보니 반갑더라고요. 현실과 동떨어진 존재라는 점에서 묘한 위로를 받게 돼요. " 지난 15일 경기 수원 행궁동의 한 공룡 콘셉트 카페에는 개장 직후부터 2030대 방문객들이 몰렸다. 카페 한가운데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실제 크기를 본뜬 화석 모형이 자리했다. 공룡을 주제로 한 디저트와 전시 공간 주변으로 사진을 찍는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공룡이 새로운 콘텐츠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현실과 동떨어진 '고생대 세계관'이 젊은 세대의 감성과 맞물리며 유행처럼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 카페의 대표 메뉴인 공룡 모양 디저트 '티라노미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화제가 됐다. 독특한 모양 덕분에 X(엑스)에서는 조회수 2000만회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에버랜드 사육사로 11년간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카페를 운영 중인 조모씨(34)는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혈액 속 DNA를 복제해 공룡을 복원한 데서 공간 컨셉을 착안했다"며 "손님 중 2030세대의 비중이 70%에 달한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SNS 소통 방식이 바뀌고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주기보다 가까운 지인과 일상을 공유하는 '가벼운 소통'이 확산하면서 초단시간 영상 기반 앱 '셋로그'가 주목받고 있다. 26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셋로그' 키워드 검색량은 지난해 11월 1만여건에서 올해 3월 8만건을 넘어섰다.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관심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셋로그는 지인들과 방을 만들면 시간 단위 알림에 맞춰 2~3초 분량의 일상을 촬영해 공유하는 방식이다. 같은 방에 참여한 이용자에게는 각자의 영상이 공유되고 댓글을 남기거나 반응할 수 있다. 하루가 지나면 영상들은 자동으로 하나의 브이로그 형태로 정리된다. 이용자들은 기존 SNS보다 업로드 부담이 적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동생과 함께 셋로그를 사용 중인 신모씨(28)는 "인스타그램은 팔로워가 많아질수록 게시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셋로그는 가까운 사람들끼리 꾸밈없이 소통할 수 있는 안전지대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데이트하러 왔다가 작고 귀여운 인테리어 소품 하나 건졌어요. " 지난 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찾은 직장인 정모씨(32)는 한손에 잡히는 작은 목각 인형을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전통적인 느낌을 내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형으로 보였다. 정씨는 아내와 함께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고 했다. 정씨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 됐다"며 "오래된 것들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이색적이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답십리 고미술상가는 올해 초부터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소개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검색량 역시 급증했다. 12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답십리 고미술상가' 검색량은 지난 1월부터 크게 늘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최근 1년 사이 가장 많은 검색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 답십리 고미술상가에서는 젊은 방문객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었다.
"진로 고민이 많았는데 스님 말씀을 듣고 위안을 얻었어요. " 지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만난 20대 임모씨는 작은 탁자에서 스님과 고민 상담을 나눈 후 편안해진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친구와 함께 박람회에 온 임씨는 "무교지만 평소 절에 가는 걸 좋아한다"며 "스님께서 희망을 갖고 도전해보라고 조언해주셨다"고 했다. 불교 핵심 교리인 '공(空)' 사상을 주제로 열린 불교박람회에는 전통 종교 행사라기보다 체험형 문화 행사에 가까웠다. 특히 눈에 띈 건 젊은 층이다. 평일 오전이었지만 관람객 절반 이상이 2030이었다. 운영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해 관람객 약 20만명 가운데 78%가 10~30대였다. 2023년 1만6310명 수준이었던 10~30대 관람객은 2년 만에 14만명 가까이 늘었다. 젊은 관람객들이 몰린 곳은 '굿즈(팬 상품)' 부스였다. 티셔츠, 스티커, 메모지 같은 상품을 사기 위한 줄은 길게 이어졌고 일부 판매점은 한때 안전 문제로 입장이 제한되기도 했다.
"예전에는 제가 젊은 편이었는데 이제는 확 달라졌어요. " 서울 관악산 등산길에서 지난 20일 오전 만난 40대 남성 이모씨는 "디지털 디톡스도 되고 좋은 기운도 얻으니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관악산은 평일이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MZ 등산객'으로 붐볐다. '초보 등산길' 초입인 서울대 공과대 인근에서는 등산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상인 연주대에서는 '인증샷'을 찍기 위해 30분 가까이 줄을 서야 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관악산 등산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에 이어 '관쫀쿠(관악산 인증)'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이달 '관악산' 검색 관심도는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사이 약 2. 5배 수준으로 늘었다. 관악산 열풍의 배경은 의외로 단순했다. '운이 안 풀릴 때는 관악산으로 가라'는 한 유명 역술가의 방송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다. 이날도 취업이나 입대 등을 앞두고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관악산을 찾아온 등산객들이 대부분이었다.
# "그대의 상을 보니 근심이 살짝 비치는구나. " 사주풀이 AI(인공지능)로봇이 감았던 눈을 뜨며 말했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 사주 카페에는 사람 대신 사주풀이 AI 로봇 5대와 관상가 AI 로봇 2대가 설치돼 있었다. 한편에는 향과 촛불이 놓인 제사상이 신당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AI 사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오픈 AI에 본인의 생년월일을 입력해 신년운세를 보는 즉각적인 방식이 새로운 점술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AI 사주를 볼 수 있는 'AI 사주 카페'까지 등장했다. 익선동의 AI 사주 카페는 지난달 문을 열었다. 이름과 성별, 생년월일을 입력한 뒤 수화기로 AI 로봇과 대화하면 사주풀이와 함께 플라스틱 카드로 된 부적을 받을 수 있다. 관상가 AI 로봇은 로봇팔로 직접 앞에 앉은 사람의 얼굴을 그리며 관상을 풀이한다. 이곳 관계자는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나이가 있으신 분들도 찾는다"며 "사주와 AI 로봇이 만나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대부분 신기해하며 체험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저녁 서울 서초구의 한 쑥뜸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조금은 매캐하면서도 묘하게 향긋한 쑥 냄새가 매장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30대 여성 길모씨는 익숙한 듯 뜸을 받을 준비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친 몸을 쉬게 해주는 특효약으로 쑥뜸만 한 게 없어요.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찾는데 올해 들어서는 예약이 너무 어려워졌어요. " 최근 휴식과 회복을 추구하며 쑥뜸방을 찾는 청년층이 급증하고 있다. 몸을 쉬게 하고 피로를 풀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노년층이 즐기던 전통 요법을 새로운 체험 콘텐츠로 소비하는 모습이다. 이른바 '리커버리노믹스(Recovery-nomics·회복과 경제의 합성어)' 트렌드다. 8일 네이버 키워드 검색량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7월 7000건 수준에 머무르던 '쑥뜸' 검색량은 지난해 12월 1만건을 넘어섰다. 올해 2월 기준으로는 3만건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찜질방' 검색량 역시 17만건에서 36만건으로 2배 넘게 늘었다. 현장에서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서울 서초구에서 15년째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 쑥뜸방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저녁 시간대 예약이 꽉 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