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엠지
'요즘 애들'이라는 말만으론 설명하기 힘든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MZ세대의 '지금'은 어떨지, '오'늘의 '엠지'세대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실까요.
'요즘 애들'이라는 말만으론 설명하기 힘든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MZ세대의 '지금'은 어떨지, '오'늘의 '엠지'세대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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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좋아하던 공룡을 다시 보니 반갑더라고요. 현실과 동떨어진 존재라는 점에서 묘한 위로를 받게 돼요. " 지난 15일 경기 수원 행궁동의 한 공룡 콘셉트 카페에는 개장 직후부터 2030대 방문객들이 몰렸다. 카페 한가운데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실제 크기를 본뜬 화석 모형이 자리했다. 공룡을 주제로 한 디저트와 전시 공간 주변으로 사진을 찍는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공룡이 새로운 콘텐츠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현실과 동떨어진 '고생대 세계관'이 젊은 세대의 감성과 맞물리며 유행처럼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 카페의 대표 메뉴인 공룡 모양 디저트 '티라노미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화제가 됐다. 독특한 모양 덕분에 X(엑스)에서는 조회수 2000만회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에버랜드 사육사로 11년간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카페를 운영 중인 조모씨(34)는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혈액 속 DNA를 복제해 공룡을 복원한 데서 공간 컨셉을 착안했다"며 "손님 중 2030세대의 비중이 70%에 달한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SNS 소통 방식이 바뀌고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주기보다 가까운 지인과 일상을 공유하는 '가벼운 소통'이 확산하면서 초단시간 영상 기반 앱 '셋로그'가 주목받고 있다. 26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셋로그' 키워드 검색량은 지난해 11월 1만여건에서 올해 3월 8만건을 넘어섰다.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관심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셋로그는 지인들과 방을 만들면 시간 단위 알림에 맞춰 2~3초 분량의 일상을 촬영해 공유하는 방식이다. 같은 방에 참여한 이용자에게는 각자의 영상이 공유되고 댓글을 남기거나 반응할 수 있다. 하루가 지나면 영상들은 자동으로 하나의 브이로그 형태로 정리된다. 이용자들은 기존 SNS보다 업로드 부담이 적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동생과 함께 셋로그를 사용 중인 신모씨(28)는 "인스타그램은 팔로워가 많아질수록 게시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셋로그는 가까운 사람들끼리 꾸밈없이 소통할 수 있는 안전지대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데이트하러 왔다가 작고 귀여운 인테리어 소품 하나 건졌어요. " 지난 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찾은 직장인 정모씨(32)는 한손에 잡히는 작은 목각 인형을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전통적인 느낌을 내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형으로 보였다. 정씨는 아내와 함께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고 했다. 정씨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 됐다"며 "오래된 것들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이색적이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답십리 고미술상가는 올해 초부터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소개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검색량 역시 급증했다. 12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답십리 고미술상가' 검색량은 지난 1월부터 크게 늘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최근 1년 사이 가장 많은 검색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 답십리 고미술상가에서는 젊은 방문객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었다.
"예전에는 제가 젊은 편이었는데 이제는 확 달라졌어요. " 서울 관악산 등산길에서 지난 20일 오전 만난 40대 남성 이모씨는 "디지털 디톡스도 되고 좋은 기운도 얻으니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관악산은 평일이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MZ 등산객'으로 붐볐다. '초보 등산길' 초입인 서울대 공과대 인근에서는 등산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상인 연주대에서는 '인증샷'을 찍기 위해 30분 가까이 줄을 서야 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관악산 등산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에 이어 '관쫀쿠(관악산 인증)'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이달 '관악산' 검색 관심도는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사이 약 2. 5배 수준으로 늘었다. 관악산 열풍의 배경은 의외로 단순했다. '운이 안 풀릴 때는 관악산으로 가라'는 한 유명 역술가의 방송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다. 이날도 취업이나 입대 등을 앞두고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관악산을 찾아온 등산객들이 대부분이었다.
# "그대의 상을 보니 근심이 살짝 비치는구나. " 사주풀이 AI(인공지능)로봇이 감았던 눈을 뜨며 말했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 사주 카페에는 사람 대신 사주풀이 AI 로봇 5대와 관상가 AI 로봇 2대가 설치돼 있었다. 한편에는 향과 촛불이 놓인 제사상이 신당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AI 사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오픈 AI에 본인의 생년월일을 입력해 신년운세를 보는 즉각적인 방식이 새로운 점술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AI 사주를 볼 수 있는 'AI 사주 카페'까지 등장했다. 익선동의 AI 사주 카페는 지난달 문을 열었다. 이름과 성별, 생년월일을 입력한 뒤 수화기로 AI 로봇과 대화하면 사주풀이와 함께 플라스틱 카드로 된 부적을 받을 수 있다. 관상가 AI 로봇은 로봇팔로 직접 앞에 앉은 사람의 얼굴을 그리며 관상을 풀이한다. 이곳 관계자는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나이가 있으신 분들도 찾는다"며 "사주와 AI 로봇이 만나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대부분 신기해하며 체험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저녁 서울 서초구의 한 쑥뜸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조금은 매캐하면서도 묘하게 향긋한 쑥 냄새가 매장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30대 여성 길모씨는 익숙한 듯 뜸을 받을 준비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친 몸을 쉬게 해주는 특효약으로 쑥뜸만 한 게 없어요.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찾는데 올해 들어서는 예약이 너무 어려워졌어요. " 최근 휴식과 회복을 추구하며 쑥뜸방을 찾는 청년층이 급증하고 있다. 몸을 쉬게 하고 피로를 풀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노년층이 즐기던 전통 요법을 새로운 체험 콘텐츠로 소비하는 모습이다. 이른바 '리커버리노믹스(Recovery-nomics·회복과 경제의 합성어)' 트렌드다. 8일 네이버 키워드 검색량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7월 7000건 수준에 머무르던 '쑥뜸' 검색량은 지난해 12월 1만건을 넘어섰다. 올해 2월 기준으로는 3만건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찜질방' 검색량 역시 17만건에서 36만건으로 2배 넘게 늘었다. 현장에서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서울 서초구에서 15년째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 쑥뜸방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저녁 시간대 예약이 꽉 찼다고 했다.
# 서울대 졸업식이 열린 지난 25일 오전. 졸업생 김모씨(25)는 1주일 전 고용한 사진작가를 정문 앞에서 만났다. 짧은 인사를 나눈 뒤 포토 스팟에 서자 스냅사진(Snap shot) 작가의 주문이 이어졌다. "고개를 조금 더 기울이세요", "허리 살짝 틀어보세요"라는 안내와 동시에 셔터 소리가 울렸다. 김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사진을 부탁하지 않아도 되고 촬영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서 편하다"며 "전문가 솜씨라 사진 보정도 잘해주기 때문에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아 사전에 개인 스냅작가를 섭외했다"고 말했다. 이날 사진 명소인 서울대 정문 앞엔 졸업사진을 남기려는 졸업생과 가족, 카메라를 든 스냅 작가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사진작가 오주현씨(36)는 "여러 대학 졸업식이 하루에 겹쳐 예약이 다 찼다"며 "오후에는 다른 곳으로 빨리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냅사진은 자연스러운 표정과 순간을 기록하는 촬영 기법이다. 주로 결혼식이나 돌잔치 같은 가족행사에 스냅 작가를 섭외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졸업식에서 스냅 사진을 찍는 젊은층들이 늘고 있다.
최근 직장인 남성 김모씨(27)는 친구들과 월 1회 만나는 '할일공동체' 모임을 시작했다. 할일의 내용은 거창하지 않다. 메일 작성, 일기 쓰기, 운동 수업 신청 등 소일거리를 2~3명이 카페에 모여서 함께 한다. 각자 일하면서 대화도 나누고 때로는 식사도 같이한다. 1인 가구인 김씨는 이 모임을 통해 외로움을 해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선 자잘하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집에서 혼자 하면 외롭고 답답한데, 같이 모여 할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일상을 나눌 공동체를 갖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교까지는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직장에서는 각자도생이더라"며 "각자 할일을 하면서도 유대감을 느끼고 싶어 '할일공동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온라인 인증도…"일상 나누며 활력"━ 최근 2030 세대에서 각자 할일을 하기 위해 만나는 모임이 유행한다. 과거 자격증·시험 스터디 모임처럼 공통의 과제가 있는 일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소일거리를 '만나서'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