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풀린다" 2030 강남 대신 몰려가더니..."한국서 뜬대" 외국인도 K등산

"운 풀린다" 2030 강남 대신 몰려가더니..."한국서 뜬대" 외국인도 K등산

박진호 기자
2026.03.29 06:53

[오엠지]<5> "좋은 기운 받자" 관악산 찾는 2030

[편집자주] '요즘 애들'이라는 말만으론 설명하기 힘든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MZ세대의 '지금'은 어떨지, '오'늘의 '엠지'세대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실까요.
올해 첫 등산이라는 등산객 황모씨(21)와 친구 이모씨(21) 모습. 이들은 "관쫀쿠 정복 인증샷을 남길 것"이라며 "정상에서 먹을 라면도 챙겼다"고 말했다. /사진=박진호 기자.
올해 첫 등산이라는 등산객 황모씨(21)와 친구 이모씨(21) 모습. 이들은 "관쫀쿠 정복 인증샷을 남길 것"이라며 "정상에서 먹을 라면도 챙겼다"고 말했다. /사진=박진호 기자.

"예전에는 제가 젊은 편이었는데 이제는 확 달라졌어요."

서울 관악산 등산길에서 지난 20일 오전 만난 40대 남성 이모씨는 "디지털 디톡스도 되고 좋은 기운도 얻으니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관악산은 평일이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MZ 등산객'으로 붐볐다. '초보 등산길' 초입인 서울대 공과대 인근에서는 등산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상인 연주대에서는 '인증샷'을 찍기 위해 30분 가까이 줄을 서야 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관악산 등산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에 이어 '관쫀쿠(관악산 인증)'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이달 '관악산' 검색 관심도는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사이 약 2.5배 수준으로 늘었다.

관악산 열풍의 배경은 의외로 단순했다. '운이 안 풀릴 때는 관악산으로 가라'는 한 유명 역술가의 방송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다. 이날도 취업이나 입대 등을 앞두고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관악산을 찾아온 등산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연인과 함께 산을 찾은 정모씨(34)는 "방송과 SNS를 보고 첫 등산 데이트를 하게 됐다"며 "연주대 정상에서 돌탑을 쌓고 승진 소원도 빌었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온 황모씨(21)도 "올해 첫 등산인데 일이 잘 풀릴 수 있다길래 관악산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인근 상권에서도 유행이 체감된다는 반응이다. 관악산 연주대에서 10년 넘게 음료를 판매한 유모씨는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사람이 몰려 안전관리 때문에 장사를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관악산 근처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A씨도 "최근들어 젊은층 중심으로 김밥을 포장해가는 손님들이 늘었다"고 했다.

관악산 연주대 정상에서 대기하는 등산객들 모습. 평일 이른 아침임에도 30여명의 대기인원이 계속 유지됐다. /사진=박진호 기자.
관악산 연주대 정상에서 대기하는 등산객들 모습. 평일 이른 아침임에도 30여명의 대기인원이 계속 유지됐다. /사진=박진호 기자.

외국인 관광객 사이서도 'K-등산' 인기

SNS에서 'Inwangsan' 검색어를 넣었을 때의 결과. 관련 게시물이 1만여개가 검색됐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SNS에서 'Inwangsan' 검색어를 넣었을 때의 결과. 관련 게시물이 1만여개가 검색됐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등산 열풍은 외국인 관광객까지 확산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젊은층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한산과 인왕산 등에서 기념사진을 남긴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여행 플랫폼 클룩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대상 하이킹 관련 상품의 트래픽은 증가세다. 지난해 트래픽은 전년 대비 54.5% 늘었다. 특히 북한산은 43.4% 증가했다. 서울 도심 속 등산이 가능하다는 점과 야경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인증사진'을 올리는 2030세대 특유의 소통 문화와 건강 트렌드가 결합돼 등산 열풍이 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시기적으로 날이 따뜻해지기도 했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관악산 등산이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젊은층 사이에서도 SNS에 인증사진을 올리며 네트워킹을 하는 것이 유행"이라며 "한국의 유명 도심 산들을 찾는 흐름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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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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