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
세계 각지에서 전해지는 다양한 현장 소식과 심층적인 국제 이슈 분석을 통해 독자들에게 글로벌 시각을 넓혀주는 코너입니다. 최신 국제 뉴스, 현지 취재 리포트,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심도 있게 다루며, 독자들이 세계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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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세워 돈을 번 게 아니라 투자로 부를 축적해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이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가장 현명한 구루로 꼽히는 워런 버핏이다. 미국은 지난 18일 사실상 인플레이션을 이겨냈다고 선언하고 역사적인 피봇(Pivot, 금리정책 방향전환)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은 더 혼란스럽다. 20여년 만에 가장 높던 기준금리(~5.50%)가 50bp(1bp=0.01%p) 낮아졌고 전문가들은 11월 대선 후에도 빅컷 가능성을 내다본다. 경제에 관한 각종 선행지표를 꿰찬 연방준비제도(Fed)가 당장 경기침체도 아닌데 금리를 급히 재조정하는 이유를 두고 여러 해석이 혼재한다. 이렇게 그 어떤 예상도 확신할 수 없을 때는 반세기 이상 시장을 극복해낸, 이른바 검증된 이를 따라나서는 게 안전하다. 더구나 최근 그의 행보는 눈에 띄는 몇 가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애플 주식을 절반이나 정리한 것이다. 기술주에 잘 투자하지 않던 버핏은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세상의 변
최근 중국 산둥성(山東省)에서 한 대북소식통을 통해 전해들은 북한 주민들의 식량 상황은 충격적이었다. 먼 친척들을 만나 함께 제사를 지내기 위해 1년에 한 번 북한을 찾는다는 그는 "만약 우리 가족이 제삿날 달러와 위안화 뭉치를 전해주지 않으면, 그 일가가 살아서 겨울을 넘긴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 경제는 이제 배급 기능마저 상실하고 자본주의나 다름없는 장마당 체제로 운영된다. 여기서 달러나 위안화로 식량이 거래된다. 주민 생계 유지 수단이자 정권 외화 확보 수단이다. 탈북자들의 대북 달러 송금이 묵인되는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이나 한국에 친지가 있으면 사정이 낫지만, 이 도움이 끊기면 역시 속절없이 생존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북·중 간 올 상반기 무역 데이터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미국의 소리(VOA)는 최근 중국 관세청 격인 해관총서를 인용, 중국의 상반기(1~6월) 대북한 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7%로 급감(5339만달러→571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인기가 흔들리고 있다. 노동계급의 분노를 대변하면서도 재벌들의 지지까지 차곡차곡 얻던 그의 인기가 '피격 사건' 후 상한가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지세가 꺾인 순간은 모두가 봤듯 내내 MAGA(미국을 다시 더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에 눌려왔던 민주당이 새 후보를 내놓은 시점이다. 8월 초 새 후보가 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별의 순간'을 맞은 것이다. 흑인 여성인 그는 능력 유무를 떠나 자신이 가진 존재감만으로도 백인 남성에 맞서는 데 유리한 '언더독' 이미지를 갖췄다. 민주당 원로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새 승계자는 경선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우겼다. 그러나 그들도 일주일 만에 태도를 바꿨다. 민주당을 떠나던 후원가들이 해리스에게 기부금을 쏟아붓자 그가 '트럼프 맞춤형 후보'라는 데 이견을 달기 어려워진 것이다. 바이든을 상대할 때 "언제 어디서든 얼마든지 토론하자"던 트럼프도 꼬리를 내렸다. 9
지난 29~30일 내린 기록적 폭우로 베이징 시내 주요 교통 거점인 베이징역이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됐다. 청더(승덕)행 노선을 포함한 일부 주요 노선이 마비됐고 역을 이용하려던 승객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건조하기로 유명한 베이징은 연 평균 강수량이 서울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절대강수량이 3분의 1일 뿐 아니라 사실상 장마나 며칠간 이어지는 폭우가 없다. 비 다운 비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런 베이징에 지난해 여름부터 물폭탄이 터진다. 60여년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많은 비가 짧은 시간에 집약적으로 내리며 도심이 마비됐다. 특급호텔에 하수구가 역류해 외국인들이 체류하는 객실에 눈 뜨고 보기 힘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런 게릴라성 폭우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이상기후에 취약한 것은 지구촌 전체가 마찬가지겠지만 인구가 많고 도심 인구밀집도가 높은 중국의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베이징 시내 도로와 건물은 폭우에 대비하는 설계가 거의 없다. 한꺼번에 많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은 마약 중독자였다. 헌터는 2021년에 출간한 회고록 '아름다운 것들(Beautiful Things)'에서 자신을 이렇게 묘사했다. "점점 늘어가는 약물과 알코올 중독 때문에 괴로웠다. 금단현상으로 몸이 아파 오히려 술을 더 마시는 악순환에 빠졌다. 어느 날 아버지가 경호요원들과 함께 찾아오셨다. 기절할 뻔했다. 현관에서 내 꼴을 보시곤 경악하셨다. 괜찮냐고 계속 물으셨고, 그냥 괜찮다고 했다. 아버지는 '괜찮지 않다는 걸 안다. 아들아'라고 했는데 그때 아버지 눈에서 절망과 두려움을 봤다. 결국 '도움이 필요하다'고 고백했다." 헌터는 4년 전에도 바이든의 당선을 막을 뻔 했다. 러시아에서 성접대를 받고 기밀을 누설했단 비난을 받았다. 헌터는 그 전 2014년에는 코카인 양성 반응으로 해군 예비역에서 불명예 전역했고, 2017년엔 두 해 전 사망한 친형 보 바이든의 아내와 동거했다. 그는 형수와 불륜에 대해 "우리 둘다 가장 아끼던 사람을
"중국 경제는 서방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최악의 상황이 아니다. 연말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무난히 달성할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중 고위 경제관료의 말은 중국 경제에 대한 중국 내외 시각과 분석의 온도차를 잘 보여준다. 세계의 주류이자 한국 내 경제기구들의 시각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 등 서방의 주장과는 달리, 중국 내에선 미약하나마 분명한 회복 신호가 감지된다는 게 경제 현장의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미뤄왔던 3중전회를 7월에 개막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3중전회는 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에서 사실상 결정된 경제정책들을 의결하는 자리에 불과하지만 정치적 함의가 크다. 중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제 상황에 대한 대안이든, 아니면 회복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한 대책이든 뭔가 실행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3중전회는 지난해 열렸어야 하는데 연기됐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몇 년간 실상 더 중요했던 건 매년 거르지 않고 열린 4월 정치국 회의였다. 1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2%p 벌어져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펴는 동안 한국 내에서도 동조화 주장이 있었다. 한미 금리차가 역전되면 자본유출이 심해져 금융시장이 위기를 겪을 거라던 급진적 우려였다. 하지만 가계부채 쏠림이 심한 한국에서 무턱대고 금리를 높일 수는 없었다. 세계은행에서 경험을 쌓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초부터 안정적인 스탠스를 잡은 것은 그런 의미에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물가를 방어하면서 금리를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한 덕분에 위기가 관리돼 왔다고 볼 수 있다. 금리차는 상당히 컸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말 FOMC(공개시장위원회)를 통해 올해 금리를 25bp씩 세 차례 내리겠다고 밝혀 심리적인 격차를 줄인 것도 올 초까지 국내 시장 안정에는 큰 도움이 됐다. 그런데 1분기를 지나 사뭇 달라진 연준의 태도는 한국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위험요인이다. 올해 첫 석달의 경제상황을 요약한 연준은 금리인하에 대한 계획을 내
"30년 만에 처음, 진짜 중국에 진출하는 기분이다." 벌써 중국사업 커리어가 30년이 넘었는데, 무슨 소린가 싶은 한 대기업 법인장의 말이었다. 한국 기업을 대하는 중국 정부와 시장의 분위기가 이전과는 너무 달라진 탓에, 하루하루 마치 처음 진출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거였다. 경제의 문을 활짝 열던 시절, 한국의 선진 기업이라면 무조건 "하오(好)"를 외치던 시절은 지났다. 온갖 차별을 뚫고 수주를 따내다 보면 "이게 진짜 중국 진출이구나 싶다"고 했다. "중꺾마보단 이젠 꺾그마 정신이 필요하다." 현지진출 한국 기업을 돕고 있는 한 공공기관 관계자의 말도 인상적이다. 중국 상황이 어려워지기 시작할 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정신으로 버텼다. 그런데 냉랭한 한중관계가 기약없이 길어지면서는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 더 필요하더라고 했다. 중국 정부나 기업을 향한 협력 요청이 얼마나 많이 좌절됐으면 저런 표현이 나올까.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 기업이 팔방미인
한국서 MZ라 불리는 '젠지 세대(Generation Z, Gen-Z)'는 도박을 잘 안 한단다. 갬블보단 합법적 코인이 더 화끈하다. 사막에 콘크리트를 퍼부어 만든 미국 라스베이거스도 그래서 손님이 줄어 망할 뻔했다가 전시컨벤션과 스포츠 연예 이벤트로 전향해 살아남았다. 세기의 격투 대결과 미국인의 축제 슈퍼볼,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유투(U2)의 라이브 밴드 공연을 볼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를 살린 컨벤션 가운데 생활가전에 관해선 이제 두 가지 전시가 자웅을 겨루고 있다. 1월 초에 하는 CES(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와 2월 말의 KBIS(Kitchen Bath Industry Show)다. 한국에선 전자는 세계가전전시회로, 후자는 주방욕실산업대전으로 부른다. 본래 미국 가전협회(CEA)가 주관하는 CES가 메인이었지만 이 쇼가 요즘 컨버전스 성격으로 발전해 미래기술 테크 경연장이 되면서, 전통적 가전쇼는 이제 KBIS가 맡는다는
"시장은 항상 옳다. 만약 틀린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뿐이다. 너무 빨리 돌진하고 너무 빨리 벗어나면 고통을 당한다." 왕자웨이(王家衛, 왕가위) 감독의 드라마 번화(繁花)가 중국을 뒤흔든다. 지난해 12월 27일 방영을 시작해 중국에선 초대박의 기준인 시청률 2%를 넘어섰다. 90년대 고도성장기 상하이의 향수를 자욱하게 깔고 출발한 이 30부작 드라마가 현대 중국인들에게 소구하는 이유는 뭘까. 답은 주인공 아바오의 대사에서 찾아볼 수 있을 듯하다. 시장경제의 원칙 속에서 승승장구하던 시절에 대한 깊은 그리움이다. "더위가 심하면 반드시 추위가 온다. 이것이 법칙이다. " 고도성장하던 중국 경제는 하강국면을 맞이하고 있지만 연착륙이라고 보긴 어렵다. 부동산 기업들이 연이어 디폴트(지급불능) 위기를 맞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채를 가진 기업으로 기록된 부동산 공룡 헝다에 대해서는 최종 청산명령이 결정됐다. 정부는 질서있는 구조조정을 확신하고 있지만 상황은 어둡다. KOTRA
미국 미디어는 혼란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첫 대선후보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51% 득표율로 압승하자 현실을 부정하는 모습이다. 우파인 폭스는 25분 발언을 모두 중계했지만, CNN은 10분으로 줄였고 MSNBC는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미디어들은 플로리다 주지사인 론 드샌티스를 이미 포기했고(그는 21일 중도 사퇴했다), 마지막 남은 희망으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게 희박한 경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트럼프가 헤일리에 대한 부통령 임명 논란을 촉발하면서 '아직 애송이'라는 틀 안에 가둬버린 듯하다. 뉴욕타임즈(NYT) 칼럼니스트로 퓰리처상을 받았던 모린 다우드는 "과격한 리얼리티 TV쇼로 에미상 시상식장에서 성적인 농담이나 하고 있어야 할 팔십줄 나르시시스트가 자유세계의 지도자로 또 백악관으로 돌아오려 한다"며 "이 모두가 사실이란 게 어리둥절하다"고 썼다. 현실감을 찾은 그는 "사기꾼도 대통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었다는 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 "버티자"고 했던 건,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고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의 딸 멍완저우(모친 성씨 승계)가 캐나다에 구금돼 있던 2020년 7월이다.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 "(미국과 관계는) 지구전 관점에서 인식하라"고 했다. 당시엔 열세를 인정하는 말로 들렸다. 화웨이가 치명상을 입고 중국 첨단기술 기반 자체가 붕괴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3년여가 지난 2023년 중국은 7nm(나노미터) 칩을 끼운 국산 스마트폰을 내놨다. 연이어 공개한 노트북엔 한 단계 수준 높은 5nm급 프로세서가 달려있었다. 버티는 가운데 제재를 뚫고 탈출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뜻이다. 버티자는 말의 의미도 이제 좀 더 복잡해졌다. 경제 상황이 부진한 국면을 맞고 있지만 고통을 분담하며 기다리자는 의미가 더해졌다. 버티면 어떻게 될까. 시진핑이 그리고 있는 버티기의 결말은 지난주 경제공작회의에서 일부 드러났다. 중국의 내년 경제전략이 집대성됐는데, 최우선 과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