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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완전 '건폭'(건설폭력배)이네." 지난달 21일 화제가 '건폭'이란 단어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을 통해 처음 세상에 나왔다.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직후 건설현장 폭력 현황과 실태를 보고받은 뒤 즉흥적으로 이같이 언급했다는 것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를 즉각 포착,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하게 단속해 건설현장에서의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서면브리핑으로 전했다. 윤 대통령의 언어는 남다르다. 직관적인 조어는 그 중 하나다. 2021년 검찰총장 재직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발탈)' 법안을 놓고 '부패완판(부패를 완전 판치게 한다)'이라고 받아친 게 그런 사례다. 이번에 내놓은 '건폭'은 '조폭(조직폭력배)', '주폭(음주폭력자)' 등을 연상시킨다. 사태의 심각성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선명하고 강렬한 단어를 즐겨 쓴다. 특히 최근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
#"밥하기 싫어서?" 취임 초 서초동 사저 시절 윤석열 대통령의 퇴근 시간이 매일같이 늦어지자 정치권에서 나왔던 우스개다. 가정에서 음식 준비를 도맡아 했던 윤 대통령의 일상을 잘 아는 이들에게는 '살림꾼 윤석열'은 어색하지 않다. 한남동 관저에서 생활하는 요즘도 종종 아침밥 정도는 직접 챙긴다는 후문이다. 계란볶음밥 등 간단한 레시피 위주지만 '요리하는 대통령'은 신선하다. 물가 대책에 있어서도 접근이 남 다르다. 최근 참모들과 회의에서는 경제부처가 내놓은 보고서보다는 식용유값, 소주값 등 실생활 속 사례를 언급했다고 한다. "2분기부터 몇%로 안정화될 것이란 분석보다 국민이 당장 식탁에서 느끼는 체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게 대통령의 스타일이다. #이를테면 생활밀착형, 체감형 대통령이다. 거대 담론이 총동원될 수밖에 없는 3대(노동, 연금, 교육) 개혁에서도 노조 개혁부터 드라이브를 걸었다. 회계장부 투명성, '건폭'(건설현장 노조의 불법행위) 척결 등 눈에 보이는 문제부터 붙잡았다. 전세사기 대응, 소아의료 체계 개선 등 약자가 삶에서 부딪히는 지점에서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라'와 같은 지시를 내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예상된 결과다. 그러나 디테일은 예상을 벗어났다. 무기명 투표 결과 297명 중 139명이 찬성, 138명이 반대했다. 기권은 9표, 무효는 11표였다. 6명의 정의당이 사전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을 고려하면 다수당인 민주당 내에서 이탈표가 무더기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주말 장외투쟁까지 동원하며 표 단속에 나섰던 당 지도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인사들은 체포동의안이 부당하다는 점을 총의로 분명히 확인했다며 이날 오전까지도 '압도적 부결'을 예상했다. 사전에 체포안 반대를 표명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민주계열의 소속 의원 5인까지 포함해 175표 전후의 부결을 예상해왔던 터다. 당이 대표의 개인 스캔들을 끌어안는 데 대한 우려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과 수도권의 표심 이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미 야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은 쌍방울을 통한 변호사비 대납 의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관련 시설투자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하 K칩스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가 뛰고 있음에 비춰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정부와 여당, 야당 모두 K칩스법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표면적으론 해당 법안에 부정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정부가 입장을 바꿨다는 게 이유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22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세액공제율을) 저희는 10%, 국민의힘은 20% 얘기했는데 정부가 윤 대통령이 승인한 8%를 그냥 관철시켜서 한 것 아닌가"라며 "국민대표를 무시하는 것이고 가정집 살림도 이렇게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야당이 K칩스법을 정말 반대하는 건 아니다. 신 의원은 지난 14일 조세소위 직후 "대체적으로 경제활성화 측면에서 여야가 어느 정도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도 전
#1.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편 한강 변으로 난 길가엔 길쭉한 미루나무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앙상한 미루나무 사이를 지나 오가는 이들의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날이 좋아지면 삭막한 빌딩 숲속에서 벗어난 많은 시민들이 시원한 자연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한강 변 곳곳에 심어져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미루나무의 원산지는 미국이다. 그래서 미국(美)에서 온 버드나무(柳)라고 해 미류나무, 양버들이라고도 불렀다. 영어로는 '포플러(poplar)'라고 한다. 포플러는 인민이나 대중 을 뜻하는 라틴어 '포풀루스(Popul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포플루스에서 유래한 단어 중 우리가 자주 쓰는 게 하나 더 있다. 신문 헤드라인에서 자주 보이는 '포퓰리즘(populism)'이다. 포플러 나무와 마찬가지로 포풀루스에서 유래한 만큼 사전적으로는 '대중의 견해와 바람을 정치에 투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포퓰리즘은 대체로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1. "카자크(코사크)족은 세상에 있는 모든 경기병들 가운데 최고다. 만약 내가 그들을 우리 군대에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나는 세계를 정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아라사(러시아)에 가살극(카자크족)이 있는데, 그들은 사납고 악독해 구라파(유럽) 사람들이 두려워했다.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에 와전돼 '가살극 사람들은 퇴화되지 않은 꼬리가 있으며 사람 고기를 식량으로 삼는다'는 소문도 났다." (황현, 매천야록) 과거 우크라이나 지역에 살던 카자크족에 대해 각각 나폴레옹과 황현 선생이 남긴 말이다. 거의 모든 남성이 어릴 때부터 말을 타며 총을 쏘도록 훈련받는 카자크는 몽골족과 함께 유라시아 역사상 최강의 '전투민족'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숨을 곳이 없는 우크라이나 대평원에서 수시로 타타르족의 습격을 받다보니 농사를 짓다가도 총을 집어들고 싸우는 것이 이들에겐 생활의 일부가 됐다. '전쟁론'을 쓴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도 카자크족의 용맹함과 잔혹성이 타
"민주화가 다른 게 아니다. 국민들과 비슷한 사람들이 대표가 되는 것이 민주화다. 이 토론회가 그 역사의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회에서는 현재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다. 현행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한 선거구에서 1등 한 명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에 치우쳤단 점이 꼽힌다. 1등을 찍지 않은 표는 사표(死票)가 돼버리는 승자독식주의가 거대 양당을 낳았고 이는 정치 양극화 빌미를 제공했단 지적이다. 현행 선거제도는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을 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따르고 있지만 민의의 다양성을 반영하기엔 비례대표 의석수가 여전히 너무 적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사표를 줄이면서 국회가 국민의 대표성을 더욱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단 주장은 타당하다. 아직 이렇다할 정답없이 도농복합형 중대
# 더불어민주당이 6년 만에 대정부 장외집회를 연 지난 4일 밤. 이재명 대표 팬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현장에 온 의원들의 이름을 알려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참석 의원들의 이름과 '인증샷'들이 줄줄이 댓글로 달렸다. 한 이용자는 "국회 출석보다 더 중요하다"며 "불참자를 알려 다음에는 다 나오도록 경고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엔 한 리스트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돌았다. 이 대표를 응원하러 오지도 않고 온라인에서 검찰을 규탄하는 발언조차 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들의 명단이었다. 선거 때 심판하자는 주장과 함께였다. 팬 카페에선 실시간으로 이 대표와 민주당과 관련된 기사를 공유한다. 여기엔 '완'이라는 댓글이 주르륵 달린다. '완'은 민주당에 '긍정적인'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를 완료했다는 인증이다. 한 이용자는 이 대표의 장외집회 발언을 담은 한 기사를 공유하며 "(우리 댓글이)
#1. 소설 '삼국지연의'를 쓴 나관중이 만약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다면 원고는 아마 손권이 아닐까. 작품에서 오나라가 상대적으로 억울한 대우를 받았다는 점에서다. 문학적 재미를 위해 유비와 조조의 대결 구도에 힘을 실은 결과다. 조조의 위나라야 중원을 차지하고 한나라 천자까지 끼고 있던 초강대국이었으니 이야기의 중심이 된 건 당연한 노릇. 촉나라의 유비가 소설의 주인공으로 선택된 건 삼국지연의가 쓰여진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무관치 않다. 14세기 중반은 중국에서 몽골의 원나라가 몰락하고 한족의 명나라가 부상하던 때다. 100년 가량 몽골족의 지배를 받던 한족의 자존감 회복을 위한 '국뽕' 아니 '민족뽕' 콘텐츠가 당대 중국 문학계의 트렌드였다. 희대의 베스트셀러 작가 나관중이 '한족 국가' 한나라 황실의 후손을 자처한 유비를 소설의 주인공으로 낙점한 건 이런 시류에 편승하기 위해서였다. 이 때문에 오나라는 소설 속에서 수많은 무공을 유비 쪽에 빼앗기고 말았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
#1980년대 후반 어느 날 밤은 너무 무서운 기억이었다. 아파트 4층 창문으로 TV에 옷장, 냉장고 등 그야말로 모든 집안의 세간살이가 다 떨어져 부서졌다. 노동자의 도시에 살면서 피투성이로 백골단에 끌려가는 아저씨들의 모습도 낯설지 않았지만 또 다른 공포였다. 일단의 노동자들은 동료를 배신한 누군가를 거칠게 찾았지만 이미 몸을 피한 뒤였다. 노노갈등 속에 감행된 한밤의 습격은 아낙과 아이들의 처절한 울음으로 끝났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대학가에서 폭투(폭력투쟁)는 흔했다. 신입생 환영회처럼 소주 빈 병이 대량 배출되는 행사 때는 '재활용을 해야 하니 담배꽁초 등을 절대 병 안에 버리지 말라'는 학생회의 간절한 당부가 계속됐다. "대학생은 환경 의식이 투철하구나" 새내기들은 감탄했지만 실은 화염병 제작을 위해서였다. #2009년 평택은 전쟁터였다. 옥쇄파업을 벌이던 쌍용차 노조원들과 사측 직원들, 경찰 특공대 간에는 화염병과 볼트 새총, 쇠파이프가 난무했고 부상자가 쏟아졌다. 현장에서 급한 기사를 마무리하고 공장 정문 앞 식당에서 늦은 점심으로 자장면을 먹고 있었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정부가 반도체 세액공제율을 15%로 인상한다고 발표한 데에 "아쉽지만 환영한다"며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향한 윤석열 정부의 힘찬 발걸음이 다시 시작됐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오늘 추경호 경제부총리께서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율을 1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며 "투자 증가분에 한해 올해 한시적으로 10% 추가 공제도 시행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작년 연말 국회 본회의에서 제가 기재부의 8% 법안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께서 반도체 세액공제율 상향을 지시한 뒤 신속하게 내려진 결정"이라며 "최종 결정 전 대통령실에 25% 특위안을 계속 설득했지만 전부 반영하지는 못했다. 아쉽지만 환영한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15%는 시작입니다.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은 글로벌 스탠다드 25%를 말한다. 코리아 엑소더스를 방지하고 미래 첨단산업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세율"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국회에서 확대시키자. 국회 첨단전
지난해 국회를 되돌아보면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여야가 정쟁에 골몰하면서 입법부 본연의 업무를 내팽개쳤기 때문이다. 협치는 말뿐이었고 상대 진영을 힐난하는 편협한 행태로만 일관했다. 정치권에 대한 혐오감과 불신 확산을 자초했다. 국회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회의마저 불러일으켰다. 민생과 직결된 쟁점 법안들은 결국 해를 넘겼다. 여야는 2023년 예산안 합의에서 일몰 조항을 포함한 법안들을 연내에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나 안전운임제를 규정한 화물차운수사업법과 30인 미만 사업장의 추가연장근로를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은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일몰 도래로 관련 업계와 기업 현장의 혼란이 예상됐음에도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여야 갈등으로 예산안 처리가 법정 기한을 한참 넘겼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 강행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농해수위에서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