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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노무현을 대통령이라고 생각 안 했습니다" 얼마 전 사석에서 이제 곧 여당이 될 국민의힘 소속 중진 인사가 털어놨다. 2004년 기억을 떠올리면서다. 당시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했다. 각각 영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통 보수 정당에 비주류 출신의 노 전 대통령은 비록 국민의 선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지도자로서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오만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이어진 제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참패한다. 신생 열린우리당이 152석의 압승을 거둔다. 새천년민주당은 9석으로 소멸의 길로 갔다. 민심의 역풍이다. 영남 지역구였던 위 인사는 "무서웠다"고 했다. #춘래불사춘이다. 정권이 바뀌고 봄날의 허니문도 있을 법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2022년 4월 패자의 승복과 승자의 관용은 안 보인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악다구니와 한동훈 법무장관으로 맞받아치는 대결만 부각된다.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는 선봉에 소위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정치권이 요동친다. 민주당은 검수완박 입법을 4월 임시국회에서 강행 처리할 방침이고, 국민의힘은 총력 저지에 나설 태세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국민의힘은 물론 검찰이 검수완박 입법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등 이번 사안이 가진 민감성을 감안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수완박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것이다. 청와대 입장이 뭐가 있겠냐"며 "국회에서 논의되는 문제에 청와대가 특별한 입장을 갖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해 초엔 검수완박에 '속도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임기 말엔 침묵으로 돌아선 셈이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해 2월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의 수사권 박탈과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발언으로 속도조절론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립이 첨예하다. 이 대표가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비판했다가 '약자 혐오'란 역풍에 직면하자 선량한 시민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은 온당하냐고 재반박하는 식의 논쟁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주장은 명료하다. 장애인의 이동권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불편을 겪지 않을 권리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윤석열 당선인의 저상버스 확대 공약을 만들었다며 문제는 전장연의 잘못된 시위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나아가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에게 소수자가 절대 선(善)은 아니라며 소수자의 문제를 말하지 못하게 틀어막고 성역화하는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여기서 질문 하나. 장애인의 이동권은 중요한가? 그렇다. 시민들의 출근길 이동권은 중요한가? 그렇다. 그렇다면 이 둘이 부딪혔을 때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각자 처한 입장과 생각에 따라 다를 것이다. 정답은 없다. 사회에는 답을 내리기 어려운 이해관계 충돌이 많
"국민과 당원을 믿고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마음가짐을 갖겠다고 했다. 민주당 인터넷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온다. 많은 의원들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올리고 당원들을 위로한다. 하지만 겉으로만 그렇지 실상은 다르다. 대선이 끝난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민주당 내부에선 여전히 이번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승부를 가른 24만7077표, 역대 최소 표 차이를 아쉬워하면서다. 특히 정권교체 여론이 50%가 넘었던 상황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게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며 서로 다독인다. 일부 극성스러운 지지자들은 "졌지만 우리가 이긴 것"이라며 진영논리로 재해석한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집단적 '정신승리'일 뿐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막는 위험한 발상이다. 아직도 위기의식이 부족하기
누구나 계획은 있다, 입에 주먹을 맞기 전까지는(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현역 복서 시절 자기 주먹을 과시하며 남긴 말인데, 계획의 허망함이나 실력의 중요성을 가리키는 경구처럼 회자된다. 대북 전략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효과를 냈다면 온 국민이 보지 않아도 됐을 장면이 펼쳐질 조짐이 보인다. 군 당국에서 북측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 징후를 두고 하는 말이 "언제 쏴도 이상하지 않다"다. 심지어 북측의 핵실험 징후도 포착됐다. 한반도 정세의 악화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몰표'를 던진 '이대남'이 살얼음판을 딛는 듯한 긴장 속에 병영 생활을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미사일 발사 징후가 높아지면 미사일 관련 대응 부대에 '비상'이 걸린다. 군 관계자는 "즉시 대응해야 하는 부대의 경우 대기 태세를 강화시킨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문
#코로나 시대가 2년을 넘겼다. 몸에 일부처럼 돼버린 마스크와 거리두기, 이웃의 확진은 일상이 됐다.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두려움은 여전하다.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가 오늘날 인류에게 선명히 각인한 건 다름 아닌 '죽음'이다.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없는 것처럼 여긴, 때로 애써 잊으려고 했던 죽음이라는 존재를 하루하루 끊임없이 상기시켰다. 얼마 전 영면한 이어령 교수가 1월 출간한 '메멘토 모리'에서 지적했듯 코로나19를 통해 죽음의 실체와 대면하게 됐다. 죽음은 바이러스를 타고 개개인의 마음속에 들어왔다. 직접 경험하지 않더라도 죽음이 자기 일로 비치기 시작했다. 프랑스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는 '모든 인간은 죽는다'에서 "불멸은 저주"라고 썼지만 죽음은 인간에게 근원적 공포, 최대 난제다. 생명의 길이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해도 죽음 자체를 직면하는 일은 어렵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능성은 떨어지고 확실성은 커진다" 우리나라 대표 종교학자 정진홍 선생님의 명쾌한
"여가부 폐지 등에 대한 2030 여성들의 '우려'가 2030 남성의 '분노'를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대 대선 하루 전날 한 정치 평론가는 이같이 평했다. 부동층인 젊은 여성들의 표심을 예측하면서다. 선거 막판 이재명 후보가 적극적으로 여심에 구애한 터였다. 이 평론가는 젊은 남성들이 문재인 정부의 친여성 정책에 분노를 느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반면 윤 후보의 반여성 정책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감정은 '우려'에 머문다고 봤다. 그는 덧붙였다. "윤석열에 대한 비호감이 이재명보다 월등히 높지도 않지 않느냐." 틀렸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2030 여성들의 감정은 우려를 넘어 공포에 가까웠음이 드러났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여성의 58.0%가 이 후보, 33.8%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30대 여성의 49.7%가 이 후보, 43.8%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의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 대비 20대 여성의 두 후보 지지도 격차는 2배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2022년 3월 9일.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끌고 갈 선장이 한달 후 결정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여·야 후보들은 분초를 나눠 전국 각지를 돌며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서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대선이 한달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이들에게서 국가의 미래를 위한 생산적인 비전 경쟁은 보이지 않는다. 상대 후보를 물어 뜯는 모습만 눈에 띈다. 특히 여야 할 것 없이 대통령이라는 제왕적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한 진영 정치에 몰두할 뿐이다. 각당 후보 캠프에서 매일 쏟아지는 선거용 메시지에서 '증오 마케팅'만 읽히는 이유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진영 간 말싸움은 더욱 격해지고 정책 경쟁과 토론은 보이지 않는다. 실제 각 당 후보들이 국민들에게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나는 무조건 옳고, 너는 무조건 틀리다"는 등의 지지층 결속 구호만 기억에 남는다. 결국 상대방의 의
#4인 가족인 기자에게 청약점수 만점은 69점이다. 탈법으로 부양가족 수를 늘리지 않는 한 최고점인 84점은 남의 얘기다. 실수요자조차 순간 헷갈릴 수 있는 '만점'을 아느냐가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등장했다. 이보다 더 생소한 'RE100'도 아느냐의 대상이 됐다.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낫겠지만 대통령의 자격과 쉽사리 연결되지는 않는다. 소소한 공약만 넘쳐나고 국가적 비전제시가 안 보인다는 비판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선거 코앞까지 무의미한 논쟁이 이어진다. 설 명절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양자 토론은 자료를 보며 하느냐 안 보며 하느냐로 싸우다가 무산됐다. 안 봐도 자신 있는 사람은 안 보고 하고, 보면서 정확히 하고 싶은 사람은 보면서 했으면 될 일이다. 판단은 국민이 하면 됐다. #디테일 자체가 성공을 담보하지도 않는다. 현 정부가 청약점수 만점을 몰라서 집값을 폭등시킨 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여권 인사들은 디테일하게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곳에 상가 건물을 사서 재미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4개월여를 남기고 '국민통합' 메시지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3일 마지막 신년사를 통해 "우리 역사는 시련과 좌절을 딛고 일어선 위대한 성공의 역사였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크게는 단합하고 협력하면서 이룬 역사였다"며 다시 통합하자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어느 정부든 앞선 정부의 성과가 다음 정부로 이어지면서 더 크게 도약할 때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로 계속 전진하게 된다"며 차기 정부에서도 '국민통합'이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사실 취임 이후 임기 내내 '국민통합'을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1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며 "감히 약속 드린다. 이 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문 대통령은 기회가 될 때면 '국민통합'을 꺼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사실상 마지막 장성인사가 이뤄지면서 '별들의 위상'에 새삼 눈길이 간다. 최고급 의전인 예포에서 '8인의 대장'은 명실상부 군 수장다운 대접을 받는다. 대통령령인 군 예식령의 부속문서인 예우표를 보면 예비역 대장이 맡고 있는 국방장관과 합동참모의장, 육·해·공군참모총장 등 현역 대장 보직 7명에 대한 예포발사수는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등과 동일(19발)하다. 하지만 '도착시'만 예포발사수가 들어간 이들 입법·사법·행정부 요인들과 국방장관·대장은 다르다. '출발시'에도 같은 발사수가 명시됐다. 예우표대로면 국방장관·대장은 총합 기준 국회의장의 2배인 38발의 예포 의전을 누릴 권리가 보장된 셈이다. 도합 42발(출발·도착시 각각 21발)인 대통령·외국 국가원수급 바로 아래다. 그런데 미 육군 규정은 보다 간소하다. 출발시와 도착시 모두 예포 발사수가 명시된 경우는 미 대통령이나 외국 국가원수(이상 출발·도착시 각각 21발) 정도다. 미 부통령, 하원의
'위기에 강한 나라, 든든한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 여민1관 건물 3층 영상회의실엔 이 같은 백드롭(배경막)이 걸려있다. 이곳은 문 대통령이 매주 월요일 오후2시에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를 주재하는 곳이다. 문 대통령이 앉는 자리 바로 뒤에 이 같은 문구가 크게 적혀있어 사진과 영상으로 회의가 공개될 때마다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엔 이 문구가 자주 안보인다. 지난 9월27일 이후 수보회의가 열리지 않아서다.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과 각종 행사 일정으로 자리를 비우거나 긴급 내·외부 회의 등을 이유로 2개월 넘게 수보회의가 없었는데, 이 정부들어 처음있는 일이다. 수보회의는 대통령과 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등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모두 참석해 매주 중요한 안건들을 논의하는 주요 회의체다.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곧바로 공개된다. 회의가 끝나면 비공개 내용이 관계 부처에 전파된다. 그간 공개적으로 열리는 수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