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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언어는 담백하고 솔직하다. 속뜻을 숨겨놓은 화려한 수사는 배제한다. 기자회견, 정상회담, 수보회의...기자들은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묻는다. 그때마다 참모들은 "있는 그대로" 다섯 글자로 답한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 가지 사안에 거듭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다. "지난 1년간 남북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7일 신년사)며 "남북관계가 북미관계 대화의 교착 상태와 맞물리면서 어려움을 겪고있다"(14일 신년 기자회견)고 말했다. 24일 오전 SBS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선 "특히 하노이 정상회담이 빈 손으로 끝난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다른 의도가 아니라 진짜 아쉽고 안타깝다는 뜻이라고, 문 대통령을 아는 인사들은 말한다. 솔직함이 '가독성'과 꼭 일치하진 않는다. 국민들에게 진의가 닿으려면 좀 더 풀어서 설명해야 할 일도 있다. 북한에 5+1의 남북 협력을 제안한 게 그렇다. 지난해 북한은
2019년 12월 27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요 골자로 한 선거법개정안이 논란과 혼란 속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으로 구성된 4+1 협의체의 논의를 거쳐 통과된 이 법에 대해 국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전부터 날치지 입법이라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를 대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이루어진다면 대응방도로서 ‘비례 전용’ 정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1월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한국당이 추진 중인 ‘비례한국당’의 명칭 사용을 정당법에 근거해 불허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당명 변경과 같은 대안을 강구하면서 위성정당 설립을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앞으로 실제 정당 창당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촉발시킨 위성정당 창당 논란은 망가진 한국 정당정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위성정당과 민주주의 역행 위성정당은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통합 논의를 위해 14일 한 테이블에 앉았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1차 회의를 진행했다. 한국당 소속 김상훈·이양수 의원과 새보수당 소속 정운천·지상욱 의원, 전진 4.0(전진당) 창당준비위원회측 송근존 통합추진위원장, 정경모 국민의 소리 창당준비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시민단체 대표 13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은 "앞으로 혁신과 통합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논의해 정치적 통합이라는 큰 합의를 촉진하는 것으로 혁통위 성격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혁통위는 설 연휴 전까지 매일 회의를 연다. 통합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공천'이다. 보수통합은 보수 정당간 결이 다른 보수적 가치를 한 데 모으는 작업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와해된 한국 보수를 재건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국면에선 단일 후보로 보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게 가장 큰 현실적인 목적이다.
“잘 취재해보라” 지난달 4일 청와대 관계자가 ‘김기현 첩보’를 청와대에 제보한 인물이 혹시 송철호 울산시장과 이해관계에 있는 이가 아니었냐는 질문에 대해 내놓은 답이다. ‘단순 제보’라는 입장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하지만 그날밤 ‘김기현 첩보’ 제보자는 송 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확인됐다. 특히 송병기 부시장은 김기현 전 시장과 사이가 틀어진 후 ‘송철호 라인’을 탄,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인물이었다.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에피소드는 여권 내에서 회자된다. 청와대 시스템에 적색등이 켜졌다는 신호 중 하나로 말이다. 두 가지 모습이 드러났다. 첫째 ‘이해상충’ 문제도 자각못할 정도로 청와대 인사들이 안일한 생각을 가졌다는 것. 둘째 핵심 정보인 ‘제보자’에 대한 메시지를 어떻게 다듬을지 논의 조차 안 했다는 것. 게다가 안일함과 소통 부재에 기반한 메시지가 끊임없이 나온다. 청와대 내부에 긴장과 의지가 충만한 상태면 결코 나올 수 없는 현상이다
"북한이 미국에 대한 경제·안보적 기대치를 접으면서 중국과 러시아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안보 전문가들이 요즘 자주 하는 말이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북미 간 대치국면이 계속되면서 북·중·러 3국의 밀착이 우려된다는 얘기다.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는 과거 냉전 시대의 낡은 도식이며 여기에서 벗어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풀릴 듯 풀리지 않는 북핵 문제가 '도돌이표'를 찍으면서 과거의 냉전 프레임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확인된다. 어느 쪽 얘기가 맞든 새해 시작부터 한반도 안보지형은 지뢰밭이다. 북한이 조용한(?) 연말을 보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인 1월 8일 또는 그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무렵인 2월 중순 등을 기점으로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한일 간 난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접점을 못 찾고 있는 한미 방위비 협상이 1
2019년 12월31일. 기해년 (己亥年)이 떠나간다. 60년 뒤에나 다시 만날 수 있다. 한해의 마지막 혹은 처음은 의도하든 안 하든 의미가 부여되기 마련이다. 정치 지도자들이 '신년사'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의 마지막 날 주요 원내 정당 대표들의 공식일정은 특별한 게 없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는 별다른 일정이 없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선거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통과를 자축하며 오전에 국회 농성장 해단식을 하고 방송출연을 하는 일정을 소화하지만 오후에는 공식 일정이 없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밤 전주시 제야 축제에 참여하는 등 지역일정을 챙기는 정도다. 창당 준비에 바쁜 새로운보수당은 이날 오후 충남도당 창당대회를 열며 2019년 마지막까지 분주하다. 하지만 창당대회 이외에 유승민, 오신환, 하태경 의원 등 주요 인사들의 공식 일정은 없다. 전날인 30일까지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하며
"문희상은 사퇴하라~" 16일 오전 10시쯤.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으로 몰려들었다. 한국당이 주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공직선거법 개정안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한국당 지지자들의 국회 집회 소식에 경찰은 국회로 진입하는 모든 문을 폐쇄하고 출입증이 확인된 사람만 통과시켰다. 한국당 의원들은 반발했다. 이에 경찰은 오전 10시59분부터 정문을 개방했다. 지지자들은 일제히 본청 앞으로 몰려들었다. 오전 11시쯤, 지지자들은 국회 본청 앞 계단에 자리를 잡았다. 태극기, 성조기를 든 지지자들은 '국민들은 분노한다! 2대 악법 날치기 반대!’라고 쓰인 현수막을 든 채 "날치기 공수처법" "날치기 선거법" 등의 구호를 외치며 본청 각 출입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격앙된 지지자들은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 "어디 매체냐"고 물으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지지자들 앞에 보이자 지
━#청와대 참모들이 자꾸 눈물을 보인다. ━1년여 전인 2018년 12월19일.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춘추관 마이크를 잡는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던 김태우씨의 폭로에 따른 해명이다. 청와대가 민간인 정보를 수집했다는 주장, 파장이 컸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 처음 겪는 청와대 내부고발이었다. 박 비서관은 비위 의혹이 있는 사람의 일방적 주장으로 일축했다. 해명도 논리정연했다. 하지만 동료에 대한 배신감, 잘못한 게 없다는 결백함은 검사 시절 '면도날'로 불릴 만큼 냉철하던 박 비서관을 울컥하게 했다. 그는 "저는 문재인정부 첫 반부패 비서관으로 명예를 걸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 왔다"고 한 뒤 말을 멈췄다. 기자가 고개를 들어보니 박 비서관은 울음을 삼키고 있었다. 그는 심호흡을 하고서야 말을 마쳤다. 권혁기 당시 춘추관장은 박 비서관에게 "물 한 잔 하시고, 문답을 할까요"라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1년후인 지난 4일,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비슷한 사안으로 춘추관
【편집자주】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1 "정부는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습니다. - 11월 7일 통일부 브리핑" #2 "북한의 해안포 사격훈련은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군사적 고조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합니다. - 11월 25일 국방부 브리핑" 지난달 북한과 관련한 2건의 주요 이슈에 대해 통일부와 국방부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통일부가 발표한 북한주민 북송 사실은 국회에 출석한 청와대 관계자의 휴대폰 메시지가 우리 언론에 포착된 이후에 이뤄졌고 국방부 발표는 북측 관영매체 보도 이후에 나왔다. 언론에 관련 사진이 포착되지 않고, 북한 매체가 해당 사실을 보도하
# "김세연 의원님은 경영에 관여 안 합니다. 부산 내려올 때 가끔 보고 받는 정도지요" 10년 전 부산 동일고무벨트 본사 공장을 찾았다. 창업주의 장손 김세연 의원이 옛 한나라당에서 최연소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할 때다. 대표이사로 일하다가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제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나가 당선됐다. 당시 국내외 자동차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완성차 업체가 아닌 부품사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싶어 전국 곳곳의 공장을 다녔다. 정치부 기자가 아닌 산업 담당 기자의 눈에 매출 2000억원대(당시 기준) 동일고무벨트는 어려움 속에 활로를 모색하는 전형적인 중견기업이었다. 만난 직원들은 우직했다. 서울 대기업 홍보실 직원들의 살가운 면은 없었지만 회사에 자부심만큼은 확고했다. 동일고무벨트는 1945년 고 김도근 전 회장이 해방 직후 창업해 국내 최초로 차량용 고무벨트를 국산화시킨 종합 고무 용품 기업이다. 이곳저곳 눈 돌리지 않고 한길을 걸었다. 정계 진출 전
현직 대통령 모친상.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가족장으로 치렀다. 최고 권력을 가진 국가 지도자의 부모상이지만 형식이 특별한 건 없었다. 4강(미·일·중·러) 대사의 조문을 받는 등 '대통령' 문재인의 역할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어머니를 보내드리는 '아들' 문재인의 자리였다. 상주(喪主) 문재인은 가족 친지 이외의 조문을 정중히 사양했지만 야당 대표와 종교계 지도자 등의 조문은 받았다. 장례 마지막 날에는 여권 인사들도 참여했다. 대통령과 자연인의 역할이 혼재되지만 혼란도 논란도 없다. 적어도 2019년 대한민국에서는 얘깃거리조차 안 된다. 360년 전에는 달랐다. 익히 알려진 예송논쟁(禮訟論爭)이다. 1659년 효종이 죽자 어머니 자의대비(장렬왕후)가 상복을 1년 입을지 3년 입을지를 놓고 서인과 남인이 싸웠다. 차남인 효종을 자연인(일반 사대부)으로 볼지 임금으로 볼지에 따라 갈리는 문제다. 7년을 싸웠다. '그때 우리 조상들은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을 부르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최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공천룰이다. 인적 쇄신의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당 의원 누구도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쇄신에 앞장서겠다며 나서는 의원은 없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 빼고 쇄신’이다. ‘조국 사태’를 겪으며 여당에선 스타 초선 의원들 중심으로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당 흐름은 반대다. 기존의 불출마 선언마저 슬그머니 주워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윤상직(부산 기장)·정종섭(대구 동갑) 의원 등 공식·비공식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던 의원들이 “중진들이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선다면 동참하겠다는 의미였다”며 한 발 물러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바 친박계(친박근혜계)로 분류되던 이들은 탄핵 당시 ‘탈당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쇄신의 칼을 간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은 정반대의 입장이다. 당내 상황이 이렇다보니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인적쇄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정치혁신특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