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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을 지키지 않은 선례가 불신을 키웠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4일 서명한 국회정상화 합의문은 결국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지 못해 두시간도 되지 않아 폐기됐다. 한 자유한국당 초선의원은 원점으로 돌아간 국회 대치상황을 이렇게 정리했다. 여야의 불신의 골이 깊어진 것은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단식을 풀기위해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편 방향에 합의한 시점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문구를 합의문 첫 항목에 담는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적극 검토하기로 한 약속을 뒤로한 채 ‘비례대표제 폐지,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당론으로 내세웠다. 여야 4당은 한국당이 합의를 파기했다고 주장한다. 여야 4당이 한국당을 배제한 채 선거제 개편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명분이기도 하다. 한국당의 주장은 다르다. 한국당은 연동형비
"(일반)사람이 많네요?" '윗분'을 모시고 행사장에 온 정·관계, 재계 관계자들한테 많이 들은 말이다. 고위직을 수행하는 사람들, 홍보담당자 등 업무차 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여느 개막식 행사와 달랐다는 의미다. 19일 개막해 21일까지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수소엑스포'. 사실 깜짝 놀랐다. 전시 부스마다 소개된 문구를 꼼꼼하게 읽고 메모하는 대학생, 손녀 손을 잡고 나와 진지하게 설명을 듣는 어르신, 문자 그대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볼거리가 화려하진 않았다. 수소라는 주제 자체가 아직 우리 사회에 낯설지 않나 걱정도 따랐다. 일본은 15회나 치렀지만 우리나라는 사실상 첫 수소엑스포다. 하지만 기우였다. 시민들의 수소 경제를 향한 기대는 기대 이상이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열정도 상당하다. "수소 같은 여자"(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산소 같은 남자"(박원순 서울시장), "맑은 물 같은 남자"(송철호 울산
문재인 대통령의 '스웨덴 의회 연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노딜'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다. 확실한 비핵화 로드맵을 갖고 다시 협상장에 나오는 것만이 경제번영과 체제보장의 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의회에서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며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북한이 (비핵화를) 진정으로 노력하면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라며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도 "평화 프로세스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자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에 있어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제적인 경제제재가 해제되려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림과 보수의 고향 경북 안동.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차남인 앤드류 왕자(요크 공작)가 지난달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다.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가 20년 전인 1999년 다녀간 코스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다. 엘리자베스 2세는 안동에서 73번째 생일상을 받고 하회별신굿도 관람했다. 이 이벤트는 한국의 전통미를 세계에 알리고 한-영 관계도 한 차원 끌어올린 계기로 크게 주목받았다. 그 장소는 전통 한옥 '담연재', 배우 류시원씨 부친인 고(故) 류선우 옹의 자택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2005년 안동엔 다른 손님도 다녀갔다. 고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전 미국대통령(아버지 부시)이다. 그는 부인 바버라 여사와 함께 와 풍산고등학교에서 강연도 했다. 이 부부가 서애 류성룡의 뜻을 잇는 병산서원에 앉아 고즈넉한 한국의 풍광을 즐기는 모습은 돈독한 한미 관계를 보여준 걸로 평가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안동 하회마을의 진가도 재확인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2009년엔 조지 부
무장 독립운동가이자 광복 후에 월북, 북한정권 초반에 몸담은 약산 김원봉(1898~1958). 문재인 대통령 6일 현충일 추념사를 계기로 다시금 역사전쟁의 불씨가 된 인물이다. 경제와 민생, 각종 재해재난 수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시급한데 소모적인 논란까지 더해졌다. 청와대는 김원봉 논란이 문 대통령 연설의 진의도 아니고 갈등 요소만 콕 집어낸 결과라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이 진짜 하고싶던 말은 뭐였을까. 시작은 4일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 자리다. 문 대통령은 "독립, 호국, 민주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애국의 세 기둥"이라고 했다. 독립과 호국, 민주 중 하나라도 기여했다면 애국자라는 설명이다. 개인의 선호가 아니라 정부의 공식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독립’과 ‘호국’과 ‘민주’를 선양사업의 핵심으로 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틀 뒤 6일 현충일 연설이 완성됐다. 오히려 문 대통령이 주목한 건 고(故) 채
한미연합군사령부(연합사)를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로 옮기는 방안이 확정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당초 합의했던 국방부 영내가 아닌 평택기지로 이전키로 한 것은 미국 측 요구가 관철된 것이며, 이로 인해 한미간 통합작전에 차질이 생길수 있다는 것이다. 정경두 국방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지난 3일 국방부에서 회담을 갖고 '연합사 평택이전 방안'을 승인했다. 양국 군은 그동안 관련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하면서 연합사의 국방부 영내 이전을 추진했는데 이를 번복한 것이다. "작전 효율성과 연합방위태세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합의 한 것"이라는 게 우리 국방부의 공식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줄곧 평택 이전을 강조한 점을 고려하면 미국 측 요구가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 통합작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의 주된 근거는 '물리적 이격성'이다. 연합사가 국방부 영내에 있어야 한미 수뇌부
헌법 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대법원은 개인의 사생활 활동이 타인으로부터 침해되거나 사생활이 함부로 공개되지 아니할 소극적인 권리는 물론, 오늘날 고도로 정보화된 현대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권리까지도 보장하려는 데에 이 규정의 취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2011년 국민의 사생활의 비밀을 보호하고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려는 취지로 개인정보 보호법이 제정되었다. 또 신문윤리 실천 강령에는 공공의 이익에 관련되지 않는 한 개인의 사생활을 보도 또는 논평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능한 한 사생활과 개인의 비밀이 보호되어야 성숙하고 문명화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3월 국회에 제출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은 22조에 모든 사람은 자신에 관한 정보를 보호받고 그 처리에 관하여 통제할 권리를 가진다는 규정을 두었다. 헌법에 이런 규정까지 두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김수민 청년최고위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 섰다. 이들은 “정병국 혁신위 안이 현 시기 바른미래당의 내분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했다. 이틀 전인 27일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6명도 기자회견을 열어 “지도부 사퇴 공방을 중지하고 ‘전권 혁신위원회’로 문제를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혁신위원장엔 정병국 의원을 추천했다. 바른미래당 내분 사태는 4.3 지방선거가 끝난 후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퇴진하라는 당내 요구를 거부했다. 반대파의 손 대표 퇴진 요구는 2선 후퇴와 ‘혁신위’ 구성으로 바뀌었다. 안철수·유승민계는 “변화 없는 바른미래당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혁신위를 구성해 답보상태에 놓인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바른미래당이 창당한 게 지
# 박근혜 정권의 실질적인 몰락의 시작은 2016년 4·13 총선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획득해 원내 1당에 올랐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122석에 그치며 과반확보에 실패했다. 이때 확립된 여소야대 구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내며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혁명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총선이 곧 정권의 분기점이었던 셈이다. # 총선이 다시 1년 앞(2020년 4월15일)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문재인 정권의 차례다. 여당이 승리한다면 집권 후반기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여소야대가 여대야소로 재편될 경우 정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차기 권력 창출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 패배한다면 모든 것을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레임덕의 시작이다. # 문재인 정권은 집권 2주년(지난 10일)을 넘긴 이후 "우리 경제는 견실하다"는 것에 메시지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고 정태호 청와대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인 사건은 숫자다. '6.25', '4.19', '5.16', '10.26', '12.12', '5.18' 등등. 네이밍(이름짓기)을 사건이 일어난 날짜로 한 탓이다.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드물다. '승리의 날', 'XX혁명기념일' 등 사건의 성격을 규정해 이름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건 발생 날짜로 이름을 붙이면 시비가 최소화된다. 날짜 자체에 왈가왈부하긴 어렵다. 가령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이 혁명인가 쿠데타인가 논란에 그냥 '5.16'이라고 하면 될 일이다. 이념 대결이 첨예했던 한국사회의 단면이 역사적 사건의 이름짓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 치열한 학계의 논쟁과 연결되기도 한다. '6.25 전쟁'이 대표적이다. 남침설, 북침설, 남침유도설 등 오랜 기간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전면전 발발 날짜로 이름 지어 기념하는 독특한 상황이 됐다. 역시 해외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 5.18은 1995년
# "광주에서 전두환이 사람들을 죽였어"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에 갓 들어간 아이가 듣기에는 이해가 안됐다. 꼬마는 "TV 뉴스에 만날 나오는 대통령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하느냐"고 막내 삼촌에게 되묻곤 했다. 대학생이던 삼촌은 "군인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부터 잘못"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는 '128일 파업', '골리앗 투쟁' 등 대한민국 노동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대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졌다. 물론 그때는 몰랐다. 학교 담벼락 바로 옆에서 투석전이 벌어졌고 최루탄이 자욱했다. 휴교가 이어졌다. 백골단(체포 전담조)이 아이들 보는 앞에서 노동자와 대학생들을 짓이겨 피투성이로 만들어 끌고 갔다. 아파트 연탄보일러 옆에 숨었던 한 노동자를 위해 백골단에게 거짓말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담임선생님은 1980년 전남대 학생이었다. 최루탄 때문에 수업을 못할 때면 노래(민중 가요로 추정되는)를 가르쳐줬다. 광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했다. 이유를 묻는
'국회 삼남매'가 16일 탄생했다. 첫째는 스스로를 '왕 누나'로 칭한 4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1963년생) . 둘째는 '맥주 잘 사주는 형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1964년생, 3선)다. 이들을 '누님·형님'으로 만든 '막내'가 40대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1971년생, 재선)다. 오 원내대표는 취임 첫날인 이날 이 원내대표부터 찾아갔다. 대뜸 "맥주 잘 사주는 형님이 돼 달라"며 '애교(?)'를 부렸다. 그 다음 '왕 누나'를 찾아가서도 셋이 술 한 잔 하자고 제안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이후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교체로 원내대표단이 새롭게 꾸려지는 시점, 오 원내대표는 스스로 '막내' 위치를 부각시켰다. 두 원내대표 사이에서 "왔다갔다 심부름 잘 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물리적 충돌까지 겪은 국회다. 각 당 원내대표 선거로 당초 전선에서 싸웠던 선수들이 물갈이된 것 같아 보이지만 협상 국면으로 바뀌더라도 투쟁 당시의 선수 일부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