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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권의 실질적인 몰락의 시작은 2016년 4·13 총선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획득해 원내 1당에 올랐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122석에 그치며 과반확보에 실패했다. 이때 확립된 여소야대 구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내며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혁명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총선이 곧 정권의 분기점이었던 셈이다. # 총선이 다시 1년 앞(2020년 4월15일)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문재인 정권의 차례다. 여당이 승리한다면 집권 후반기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여소야대가 여대야소로 재편될 경우 정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차기 권력 창출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 패배한다면 모든 것을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레임덕의 시작이다. # 문재인 정권은 집권 2주년(지난 10일)을 넘긴 이후 "우리 경제는 견실하다"는 것에 메시지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고 정태호 청와대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인 사건은 숫자다. '6.25', '4.19', '5.16', '10.26', '12.12', '5.18' 등등. 네이밍(이름짓기)을 사건이 일어난 날짜로 한 탓이다.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드물다. '승리의 날', 'XX혁명기념일' 등 사건의 성격을 규정해 이름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건 발생 날짜로 이름을 붙이면 시비가 최소화된다. 날짜 자체에 왈가왈부하긴 어렵다. 가령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이 혁명인가 쿠데타인가 논란에 그냥 '5.16'이라고 하면 될 일이다. 이념 대결이 첨예했던 한국사회의 단면이 역사적 사건의 이름짓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 치열한 학계의 논쟁과 연결되기도 한다. '6.25 전쟁'이 대표적이다. 남침설, 북침설, 남침유도설 등 오랜 기간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전면전 발발 날짜로 이름 지어 기념하는 독특한 상황이 됐다. 역시 해외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 5.18은 1995년
# "광주에서 전두환이 사람들을 죽였어"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에 갓 들어간 아이가 듣기에는 이해가 안됐다. 꼬마는 "TV 뉴스에 만날 나오는 대통령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하느냐"고 막내 삼촌에게 되묻곤 했다. 대학생이던 삼촌은 "군인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부터 잘못"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는 '128일 파업', '골리앗 투쟁' 등 대한민국 노동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대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졌다. 물론 그때는 몰랐다. 학교 담벼락 바로 옆에서 투석전이 벌어졌고 최루탄이 자욱했다. 휴교가 이어졌다. 백골단(체포 전담조)이 아이들 보는 앞에서 노동자와 대학생들을 짓이겨 피투성이로 만들어 끌고 갔다. 아파트 연탄보일러 옆에 숨었던 한 노동자를 위해 백골단에게 거짓말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담임선생님은 1980년 전남대 학생이었다. 최루탄 때문에 수업을 못할 때면 노래(민중 가요로 추정되는)를 가르쳐줬다. 광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했다. 이유를 묻는
'국회 삼남매'가 16일 탄생했다. 첫째는 스스로를 '왕 누나'로 칭한 4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1963년생) . 둘째는 '맥주 잘 사주는 형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1964년생, 3선)다. 이들을 '누님·형님'으로 만든 '막내'가 40대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1971년생, 재선)다. 오 원내대표는 취임 첫날인 이날 이 원내대표부터 찾아갔다. 대뜸 "맥주 잘 사주는 형님이 돼 달라"며 '애교(?)'를 부렸다. 그 다음 '왕 누나'를 찾아가서도 셋이 술 한 잔 하자고 제안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이후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교체로 원내대표단이 새롭게 꾸려지는 시점, 오 원내대표는 스스로 '막내' 위치를 부각시켰다. 두 원내대표 사이에서 "왔다갔다 심부름 잘 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물리적 충돌까지 겪은 국회다. 각 당 원내대표 선거로 당초 전선에서 싸웠던 선수들이 물갈이된 것 같아 보이지만 협상 국면으로 바뀌더라도 투쟁 당시의 선수 일부는 그
문재인 좌파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운다는 자유한국당의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명칭이 '대장정'이다. 대장정의 어원은 마오쩌둥이 1934년~1935년 탄압을 피해 홍군(紅軍)을 이끌고 1만2500㎞를 이동한 역사적 대행군이다. '농민 속으로' 들어간 마오쩌둥을 오늘 날까지 중국이 숭배하게 된 공산 혁명의 상징과 같다. 마오쩌둥은 대장정의 종착역인 산시성(陝西省)에 도착해 이렇게 말했다. "장정은 선언서이며 선전대이며 파종기였다." 한국당은 7일 부산을 시작으로 지역 한곳 한곳을 훑는다. 황교안 대표는 18일에는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참석한다. 대정부 투쟁의 선언과 선전을 바탕으로 전국 모든 곳에 야당의 주장을 파종하겠다는 계획이다. 명칭의 아이러니와 별개로 성과가 나오고 있다. 9일 발표된 여론조사(리얼미터 기준)에서 한국당은 지지율 34.8%를 기록했다. 탄핵 사태 이후 최고치다. 물론 대장정은 이미 보통명사다. '멀고 먼 길. 또는 그런 노정' 표준국어대사
청렴, 겸손, 그리고 유능.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25일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강조한 3개 덕목이라고 한다. 그해 5월10일 취임한 문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초심' 격으로 당부한 내용인 셈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이기에 유능하고 청렴해야 한다"며 "부처들에 전화를 할 때 등의 상황마다 겸손하게 말부터 조심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집권 3년차를 하루 앞둔 현재 청렴과 겸손은 청와대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 단발성 논란은 있었지만, 정권 차원의 비리 의혹은 전혀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기에 권력형 비리가 한 건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자부했다. 겸손한 태도도 여전하다. 문 대통령은 국가 유공자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이는 대통령, 어린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이다. 올해 강원 산불 때에는 문 대통령이 "송구스럽다"며 연신 자세를 낮추
# 1961년 경북 영주의 한 어머니는 평생 길러온 머리카락을 잘랐다. 군대 휴가 나온 아들에게 쌀밥에 고깃국을 먹이기 위해서다. 날품팔이로 힘겨운 생활에 내다 팔 거라곤 머리카락이 전부였다. 너나 할 것 없이 가난하던 시절 가슴 먹먹한 이 사연은 많은 이들을 울렸다. 신문에 소개됐고 1965년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당대의 거장 강대진 감독이 연출한 '삭발의 모정'이다. 2일 발달장애인 학부모 등이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발달장애인의 낮 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라는 주장이다. 국가가 책임져주지 않으면 자식과 한날 한시에 죽을 수밖에 없다는 부모들의 절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209명이 삭발해 머리카락을 청와대 앞에 쌓아놓기도 했다. 삭발은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희생과 헌신의 극단적 표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 삭발은 단절이다. 가장 소중한 것조차 내어 던지는 절연이다. 종교적 의미를 담은 삭발이 그렇다. 불교에서 출가할 때
# '동물국회'가 부활했다. 선거제 개편·사법제도 개편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다.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려는 여야 4당과 이를 막으려는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사당 회의장 앞에서 서로를 몸으로 밀고 밀리며 싸웠다. 이른바 '빠루'라 불리는 노루발못뽑이와 망치도 등장했다. 정치의 부재로 2012년 국회법 개정 이후 국회선진화법 체제가 자리잡은 이후 7년만에 몸싸움이 부활한 것이다. #몸 싸움은 '정치'가 활동할 공간을 더 좁혔다. 이 자리를 사법부가 채웠다. 패스트트랙 지정과정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의원은 헌법재판소에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의 적법성을 가려달라고 요청했다. 전투가 끝난 뒤에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에 서로를 고발했다. 지금까지 고발된 국회의원만 79명. '사법부의 정치화'를 막기위한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회가 모든 판단을 사법부에 넘기는 '정치의 사법화'를 만든 셈이다. #'정치의 사법화'는 여의도 곳곳에서 관찰된다. 최근 하태
"위잉~ 그르르르르륵" 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문재인 좌파독재정부의 의회민주주의 파괴 규탄 삭발식’. 전동식 이발 기계를 켜자 길었던 머리가 사정없이 잘려 나갔다. ‘2대 8’ 가르마를 따라 단정하게 빗어넘겼던 머리는 어느새 맨살을 드러냈다. 삭발식에 참여한 자유한국당 김태흠·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위원장의 표정은 비장했다. 응원 나온 일부 당원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의 삭발식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선거법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조정안 등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선거제도 만큼은 지금까지 여야 합의에 의해 처리해오던 관행을 무시한 ‘다수의 횡포’라고도 말한다. 반면 여야4당은 국회법에 따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정부에서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구를 해 주십시오." '제1야당' 한국당 해산을 요구한 온라인 청원이 유례없이 많은 동참을 이끌며 열기를 뿜어낸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국민청원'이 그 무대다. 국민의 어떤 의견이라도 듣겠다며 24시간 열어둔 디지털 게시판이다.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해당 청원이 동의자 140만명을 돌파한 3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매일 0시 기준 집계 결과 첫날(22일) 485명이던 것이 28일 0시 14만5994명, 29일 0시 24만9395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여야 패스트트랙 대치가 격화한 27일(토요일) 누적 10만명을 넘더니 28일(일요일) 하루에만 10만명이 증가했다. 29일 무려 50만여명이 동참했고 30일 하루동안 63만6000여명이 추가됐다. 국민청원 사상최대 기록이다. 이게 상품이나 서비스였다면 '대박' 흥행이다. 맞불 청원, 패러디
하늘을 찌를 듯한 톈산산맥을 배경으로 펼쳐진 끝이 보이지 않는 초원. 그 대지 위에 철마가 달리고 있었다. 이곳의 이름은 호르고스(Khorgos). 철의 실크로드가 카자흐스탄을 거쳐 중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곳이다. "호르고스는 바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내륙항만(dry port)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5일 이곳에서 만난 카하르만 야진(Kaharman Jazin) 호르고스 국경협력센터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도 중국에서, 유럽에서 온 기차에 실린 화물들을 옮기는 작업이 바쁘게 이뤄지고 있었다. 중국을 지나온 표준궤(폭 1435mm) 철도가 중앙아시아·러시아·동유럽의 광궤(폭 1520mm)로 바뀌는 지점이 바로 호르고스다. 유라시아 실크로드를 다니는 화물이 반드시 환적을 해야 하는 곳. 각종 검사를 거쳐 표준궤↔광궤로 환적하고 출발하는 데 약 3시간55분이 걸린다. 이곳을 기점으로 물류는 유라시아 전 지역으로 뻗어나간다. 유럽에서 오는 화물기차는 호르고스를 거쳐 톈산산맥을
2015년 5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교육감협의체가 교육부장관에게 의견을 제출한 경우 그 의견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심사했다. 개정안 조문에 '필요한 경우'라는 표현이 재량을 인정하므로 이에 조응할 수 있도록 ‘통보하여야 한다’를 ‘통보할 수 있다’로 수정했다. 그러나 개정안의 취지는 '지방자치법' 제165조처럼 통보 의무화였다. 법사위원회는 그 취지를 오해해 잘못 수정한 것이었다. 그래서 당시 필자는 그 문제를 설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게 보고하고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기 전 법사위원회 및 의사국과 협의를 거쳐 의장의 의안 자구정리권을 통해 ‘필요한 경우’를 삭제했다. 대신 통보 의무를 원래대로 환원시켰다. 이처럼 법사위원회의 자구심사에 가끔 실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2012년 12월 31일 법사위원회는 교비회계 예산 편성 및 결산을 하면서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