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정치와 정책, 국민을 연결하는 최고의 분석. the300의 시선(view)과 외부 필진의 전문성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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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우리나라에 책임총리가 가능한가? 그럼 대안은 무엇인가. 상술한 바와 같은 부조리한 권력의 조직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국무총리제를 없애고 정·부통령제를 만들어 대통령이 권한·책임을 동시에 지는 책임정치를 하는 것이고, 둘째, 현행 법체계에 맞는 책임총리를 임명하여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첫 번째 대안은 우선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한다. 우리나라 국무총리제의 골격은 이승만정권 때 6.25전란의 와중에서 벌어진 부산정치파동의 타협적인 수습결과로 나온 발췌안개헌에서 유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국무총리제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조선시대의 임금 및 재상체제와 너무 흡사하다. 조선시대 때도 민심의 이반이 심각한 상황이 오면 왕을 대신해 정승들에게 책임을 묻곤 했는데, 역사적이고 전통적인 맥락은 이래서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헌법개정은 모두가 알다시피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고, 또 가까운 시일 내
8. 국무총리라는 자리의 허구성.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위시해서 국무위원을 임명하는 일에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지대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국무총리에 대한 과도한 관심에 대해선 다소 냉소적이다.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권한을 행사하는 국무총리라면 관심의 초점이 되어야 마땅할 터이지만, 어차피 실질적으로는 그만한 정치적 의미가 없는 상징적인 총리에 대해서 무슨 그리 큰 기대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 언론은 이렇게 사안의 본질은 안 보고 그냥 과거의 타성대로 사안의 껍질 또는 그림자만 봄으로써 오히려 국민들의 시야를 흐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선임된 총리후보들의 일성이 대체로‘대통령을 정확하고 바르게 보필하는 게 책임총리 아니겠느냐’를 보면 혹시나 했던 책임총리(언론에서 얘기하는 책임총리라는 개념이 내가 주장하는 '주어진 법적권한을 실제로 행사하는' 총리와 유사하다)의 출현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역시나 였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헌법과 법률에 정
7. 대한민국은 3권분립의 민주국가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국무총리의 권한문제 이상으로 국가 기본질서 상 심각한 문제가 또 있다. 민주국가의 기본원리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삼권분립의 원칙이다. 민주국가는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서로 독립하여 견제와 균형을 이루면서 민주주의를 실현해가는 나라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과연 삼권분립이라는 민주국가의 기본원리가 작동하고 있는 나라인가. 아니다. 그것도 분명히 아니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은 국민의 대표들 중의 대표로서 대통령을 견제하며 국가권력의 균형을 이루는 헌법상의 권위와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일국의 국회의장을 사실상 다수 여당의 의원총회에서 선출한다. 그 선출이라는 것도 요식행위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사람이 선출되는 것이 통례다. 더욱 우스운 것은 다수 여당 내 유력한 후보자가 국회의장을 안 하려고 빼는 경우도 가끔 있다. 관례상 국회의장을 하고 나면 사실상
6. 대통령과 총리부터 어기는 대한민국 법치주의. 나의 책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가 출간되어 세간의 관심을 끌 때도 그랬지만, 조각이나 개각 등을 앞두고 국무총리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고 청문회로 시끄러울 때면 어김없이 나에게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한다. 그럴 때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최고의 총리가 누구며, 최고의 총리는 어때야 하냐는 것이다. 솔직히 제목이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라서 그렇지 내가 책을 쓰면서 세운 기준은 누가 총리로서 최고로 훌륭했었냐가 아니라, 누가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총리로서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려 했는가 였다. 다시 말하면 나는 우리나라의 역대 총리 중에 자기의 법적 권한을 제대로 행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총리로서의 권한을 명실상부하게 행사하려 했던 (실제로는 못했더라도) 사람을, 즉 속된 말로 ‘총리로서의 자기 밥그릇을 제대로 챙기고자 한 사람’을 그나마 최고의 총리라 생각했다.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는 헌법과 법률
5. 정치의 후진성은 정치인의 자질문제다? 우리는 입이 있는 사람은 정치인을 욕한다. 맞다. 정치인은 욕먹을 만하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이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욕을 해도 내일도 마찬가지일 것을 모두가 안다. 욕을 하면 그 당시는 속이 좀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달라질 건 하나도 없다. 아니다. 더 나빠진다. 왜냐? 정치인이 욕을 먹는 그 본질적인 원인이 있을 텐데, 욕만 하다 보면 그 본질을 망각하기 때문이다. 달을 봐야 하는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격이다. 우리가 정치인을 욕을 하는 이유의 핵심은 이 자들은 도대체 뽑아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권력의 눈치만 본다는 것일 것이다. 왜 그럴까? 그들은 다 모자란 사람들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다 모자란 사람들을 뽑은 셈이다. 아니면 원래는 멀쩡한 사람들인데, 국회만 들어가면 모자라게 되는 건가? 그렇다. 차라리 이게 맞다. 여야 모두 선거 때만 되면 개혁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반 이상씩 물갈이를 한다. 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1일(현지시간) 에이브러햄 링컨의 묘소를 찾아 대권에 대한 대망을 보다 구체화했습니다. 남북전쟁을 겪으며 분열 위기에 처한 미국을 하나로 통합한 링컨을 롤모델로 내세운 것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링컨 대통령 시절에 미국은 가장 심하게 분열돼 있었다. 링컨 대통령은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미국인의 결속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하며 자신이 최근 밀고있는 '포용적 리더십'을 은연 중 투사했습니다. 반 총장은 '백만 촛불'이 켜진 조국의 현실이 미국 남북전쟁 당시처럼 극심한 분열 상황이라고 생각하며 통합 대통령을 꿈꾸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극심하게 분열된 것은 국민들이 아니라 정치권, 특히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지 말입니다. 오히려 링컨이 당시 보수정당의 사분오열 속에서도 보수당 정권을 창출했다는 점은 충분히 롤모델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은 공화당이 미국의 보수정당의 대표격이지만 링컨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당시에는 아직 대통령을 한 명도 배출해보지 못한 신
4. 당 태종이 만든 정치 교과서 적을 포용하라 MB가 대통령 후보가 된 직후의 일이다. 대선을 치르려면 선대위를 구성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었다. 선대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일단 비서실장을 임명하고, 비서실장이 책임지고 선대위를 꾸려야 했다. 정병국은 내게 최경환이나 김성조를 비서실장으로 추천했다. 경선에서 패한 친박근혜계를 포용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원내대표는 김무성이 하고 비서실장을 최경환이나 김성조가 한다면 친이·친박 간 당내 화합이 이루어지고 좋을 것 같다는 얘기였다. 나도 그 의견에 동의했다. 경선이든 뭐든 권력게임이 끝나면 적군을 끌어들이는 게 정치 세계에서의 교과서이다. 그 교과서를 처음으로 정리한 이가 당 태종 이세민이다. 당 태종은 자기를 죽이려고 했던 형 이건성의 측근이었던 위징을 데려와서 책사로 삼는다. 그러면서 ‘정관의 치’로 불리는 태평성대를 연다. 이것이 당태종이 중국의 역대 황제 중 최고의 정치가로 불리는 이유이다. 김영삼도 3당 합당을 해
3.권력은 나눌수록 커진다. 최고 권력자는 권력을 나누어주는 일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소위 ‘87년 체제’ 이후만 볼 때에도 김영삼, 노무현 정도만 어느 정도 예외였고 나머지 대통령들 특히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은 권력이 나누어지는 것을 무척 경계했던 것 같다. 내가 권력의 속성을 몰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권력은 나누면 커지고 움켜쥐면 작아진다고 믿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 치열하게 싸운 라이벌인 힐러리 클린턴을 장관 중의 장관인 국무장관으로 임명하고 미국의 외치를 그에게 일임했다. 막강한 힐러리 클린턴 장관에게 대통령의 권력을 나누어주었다고, 오바마 대통령의 권력이 작아졌는가. 국무장관의 힘이 크면, 대통령의 힘도 덩달아 커지는 것이다. 권력은 나누면 커진다는 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람이 미국의 에이브라함 링컨 대통령이다. 우리나라에서 『권력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Teams of Rival』이라는 책은 오히려 권력을 경쟁자들에게 나누어
2. 권력은 물려받는 게 아니라 쟁취해 얻는 것 이승만 때 이기붕을 비롯해서 박정희 때 김종필(JP) 등 역대 정권마다 그 정권에서 최고 권력자의 눈치를 보며 후계자를 꿈꾸었던 사람들 중에 후계자가 된 사람은 다소 예외적인 케이스였던 노태우를 빼고는 아무도 없다. 물론 그 사람들은 당대 정권에서 여러 가지로 부귀영화를 누리긴 했다. 하지만 그들이 권력을 잡는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왜냐면 권력은 쟁취하는 것이지 물려받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권력을 물려주고 물려받는 것을 고깝게 생각할 뿐 아니라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대한민국 정치사가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현재 권력에 눈치를 보며 아부하고 충성하는 사람이 대권을 꿈꾼다면 그는 ‘세상에 공짜 없다’는 진리를 거스를 수 있다는 망상에 빠져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비주류 소수파가 주류 다수파를 이기는 이유로, 앞에서 언급한 ‘국민들은 권력을 물려주고 물려받는 것을 용납지 않
# 1956년 당시 앤서니 이든 영국 총리는 쓸개관(담관) 궤양을 앓았다. 복부전염이 겹치며 체온이 41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통증이 워낙 심해 마약성 각성제인 '암페타민'을 달고 살았다. 총리 재임 중 그는 줄곧 암페타민에 취해 있었고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항상 변덕이 심했고 신경질적이었다. 그 와중에 수에즈운하 사태에 따른 스트레스가 그의 병세를 악화시켰다. 이집트의 군부 출신 지도자 압델 나세르가 그해 7월 수에즈운하를 전격 국유화했다. 수에즈운하의 지분을 일부 소유 중이던 영국으로선 방관할 수 없는 문제였다. 외교적 해결이 무산되자 집권 보수당에선 군사적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이든 총리는 이집트 침공 작전을 승인했다. 같은 해 10월 영국군은 이스라엘·프랑스군과 함께 이집트를 공격했다. 그러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이 등을 돌리면서 영국군은 망신만 당한 채 이집트에서 퇴각해야 했다. 대영제국의 위신은 추락했다. 정치적 궁지에 몰린
1. 권력은 사회의 비주류가 잡는다. 우리가 잘 아는 초한지를 보면 강자였던 항우가 약자였던 유방에게 결국 패하고 만다. 당시의 기준으로 볼 때 항우는 다수파였고 주류인데 반해 유방은 소수파였고 비주류였다. 그런데 유방이 이겼다. 약자인 유방이 이겼기 때문에 초한지가 재미있다. 의외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그런데 과연 그것이 의외의 결과였을까? 중국 아니 세계의 역사를 보면 이런 경우는 드물지 않다. 오히려 흔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근현대사에 초한지의 판박이 같은 상황이 또 벌어졌다. 현대판 초한지라고나 할까. 장개석과 모택동의 싸움이다. 늘 도망만 다니던 약자인 모택동이 결국 막강했던 장개석을 이기고 천하를 제패한다. 이것 역시 의외의 결과였다. 그런데 의외가 되풀이 되면 의외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예상이, 상식이 틀렸던 거지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게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의 상식은 강자가 약자를 이긴다. 그러니 강자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권력의 싸움에서는 오히
지난달초 '최순실 게이트'에 대응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당론이 아직 박근혜 대통령의 '조건부 퇴진'에 가까웠을 때의 일이다. 당내에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자 민주당은 매일같이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책을 모색했다. 하루는 의총을 앞두고 지도부 회의가 오래 지속되며 의총 시간이 미뤄졌다. 이미 의총장에 모여있던 의원들은 지도부를 기다리며 짧게 자유발언을 진행했다. 초선 김현권 의원도 단상에 올라 발언을 했다. 그는 자신이 의정활동에서 관심을 가져온 유전자변형작물(GMO) 관련 이슈에 대해 발언을 이어갔다. 그 때 의총장 좌석에 앉아있던 이해찬 의원이 입을 열었다. "지금 시국이 어느 때인데 그런 발언을 하나"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당내 최다인 7선 의원이자 국무총리까지 역임한 원로의 질책에 가까운 발언이었던 셈이다. 의총장이 싸늘하게 식을법 했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김한정, 표창원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해찬 의원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비판한 것이다. 두 초선 의원은 이해찬 의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