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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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1년 4월2일, 일본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고 있는 후쿠오카 돔. 무장한 북한 특수부대원 9명이 순식간에 경기장을 장악하고 약 3만명의 관중을 인질로 삼는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일본 정부는 우왕좌왕한다. 그 틈을 타 484명의 북한 특수부대가 특수침투용 수송기를 타고 추가로 후쿠오카에 도착한다. 스스로 '고려원정군'이라고 밝힌 북한 군인들은 인질을 무기 삼아 후쿠오카 전체를 점령한다. 북한은 이들을 '반란군'이라고 칭하며 선을 긋는다. 오랜 평화 속에 유약해진 일본 시민들은 북한 특수부대에 맞서 싸울 엄두도 못 낸다. 일본 정부는 후쿠오카를 봉쇄하고 규슈 전체의 교통을 차단한다. 그리곤 오사카 지방경찰의 특수부대를 동원해 진압 작전에 나서지만 대실패로 끝나고 만다. 후쿠오카 시민들은 무능한 중앙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는다. 오히려 부자들의 재산을 몰수하는 북한 특수부대에 환호한다. 무라카미 류의 소설 '반도에서 나가라'의 초반 내용이다. 동북아시아 최강이라고 평가받는 북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피터 곽(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아디다스)대표의 증인 출석이었다. 캐나다 국적의 곽 대표는 이날 통역사를 데려와 의원들의 질문을 영어로 통역받고 답도 영어로 했다. 문제는 곽 대표가 지난해 국감에서는 물론 평소 사업장에서도 한국어 소통에 문제가 없었단 점이다. 곽 대표는 부정확한 한국어로 답할 경우 위증 위험이 있어 통역을 썼다고 해명했지만 의원석에서는 "작년엔 한국말 하던 분이 올해는 못하나"란 질타가 쏟아졌다. 언어나 태도 논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곽 대표가 같은 문제로 2년째 국감장에 섰다는 사실이다. 2022년 아디다스는 전국 120곳 넘는 대리점 중 19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된 가맹점주들은 아디다스의 '갑질'이라고 호소했다.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나온 아디다스 전국점주협의회 회장은 "지난 1년간 회사 측과 상생에 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했다. 문제 해결이 전혀 안 된 채 1년의 시간만 흐른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곧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독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권력자와 집권여당의 수장 단둘이 마주한다. 만남을 앞두고 한 대표는 불편할 수 있는 요구를 던졌다. "공개 활동을 멈추라. "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겨냥했다. 윤 대통령은 침묵 중이다. 용산과 여의도는 폭풍전야다.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 같은 긴장감이 흐른다. 지금까지는 누구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독대의 결론은 어떻게 날까. 독대는 정치의 오래된 풍경이다. 사전적으로 독대란 '벼슬아치가 다른 사람 없이 혼자 임금을 대해 정치에 관한 의견을 아뢰던 일'을 말한다. 즉 독대는 곧 권력을 전제로 한 만남이다. 임금과 신하가 마주하던 그 자리에 이제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앉는다. 권력의 정점에서 벌어지는 고도의 정치 행위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속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많은 권력자는 독대를 중요한 통치 수단으로 활용했다. 세종은 사관도 물리치고 신하와 단둘이 밀담을 나누곤 했다. 근래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대를 즐겼다.
#1. "MZ세대(1980년-2004년 출생)의 일본에 대한 인식은 기성세대와 다르다. 생각이 완전히 변했다. 거의 다 우호적이다. 기존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정책을 펼치면 안 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며칠 전 식사 자리에서 한 말이다. 낯선 말은 아니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한일 관계 회복에 집중했다. 물론 우리의 외교·경제적 이익에 일본이 필수적이기 때문이지만, 늘 거기에 붙었던 명분 중 하나는 '미래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르다' '이제 정부도 일본과의 과거사에 연연하는 모습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2. 통일 관련 기획 기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MZ세대 6명에게 "통일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모두 "필요 없다"고 답했다. 질문을 바꿔봤다. "북한 정권이 무너질 때 북한 영토를 중국이 가져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6명 중 5명이 "그건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 MZ세대의 입체적인 세계관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논리의 일관성보단 실리가 먼저다. 한 전문가는 질문에 따라 달라지는 답변에 대해 "MZ세대는 당장 눈앞에 놓인 이익과 손해에 따라 그때그때 결정하는 세대"라며 "MZ세대는 그런 면에서 어떤 세대보다 똑똑하고 입체적"라고 분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각종 특별검사법안과 검사 탄핵소추 등 뜨거운 현안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스타일도 한몫한다. 야권이 검사 탄핵에 드라이브를 걸고 정 위원장이 힘을 보태면서 법사위는 국감 시작일을 불과 닷새 앞두고 '검사 탄핵 청문회'를 열어야 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국감 준비는 사치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야당의 법안 강행처리는 일상이다. 의사일정부터 야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다. 여야 간사간 협의를 통해 운영되는 상임위의 전통은 실종됐다. 민주당 간사실이 통보하면 끝이다. 형식적인 여야 간사방 간 교류조차 끊겼단 얘기가 나온다.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조사 청문회 일정도 야당 간사 측에서 9월23일 전체회의에서 안건을 올려 10월2일 개최키로 '통보'했다. 국민의힘은 일정 자체에 동의하지 않지만 일정을 저지할 방법은 없다. 청문회 증인·참고인도 민주당 주장대로 채택
"군은 사기를 먹고 사는 집단입니다." 김용현 신임 국방부 장관이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사기가 떨어진 군대는 첨단 전력을 무장해도 싸워 이길 수 없다는 취지다. 김 장관이 군인의 급여·수당 인상과 초급 간부들의 의식주 여건 개선 등을 강조하는 이유다. 올해 1호봉 하사의 기본급에 수당을 더하면 약 230만원이다.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을 제외하면 실수령액은 200만원 안팎이다. 당직 수당은 평일 2만원, 휴일 4만원으로 일하는 시간에 견줘보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 국가가 초급·중견간부의 열악한 처우부터 개선한 뒤 국가를 지켜달라고 해야 한다는 게 김 장관의 호소다. 나폴레옹도 "전쟁에서 사기와 정신력이 4분의 3을 차지하며 수적 요소는 단지 4분의 1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장병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시스템 개선 만큼 개별 군인들의 기강해이도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요즘 군대는 싸워서 이길 준비를 하는 게 아니라 부대 내 사고 방지에 초점을 두는 '행정
#1. 노동자도, 의사도 아닌 황제가 파업을 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그것도 무려 30년 동안이나. 땅이 넓고 물건도 많은 지대물박(地大物博)의 대륙, 수 천 년 역사의 중국에서도 이 정도로 오래 파업을 한 황제는 단 한 명 뿐이다. 바로 명나라의 만력제, 묘호는 신종이다. 만력제는 47년의 재위기간(1563~1620년) 중 27년 이상을 놀고 먹었다. 어전회의에는 아예 나오지도 않았다. 매일 전국에서 수천 건의 상소가 올라왔지만 만력제는 그 위에 엎어져 잤다고 한다. 이른바 '만력태정'이다. 신하들은 나무 하나 없는 자금성의 땡볕 아래 엎드려 황제에게 돌아오라고 읍소했다. 열사병에 쓰러지는 이가 속출하자 환관들이 물이라도 갖다주려 했으나 황제가 막았다. 나름대론 비장하고 결연한 의지의 농땡이였던 셈이다. 만력제가 파업을 선언하면서 든 핑계는 건강이었다. 완전 거짓말은 아니었던 게 만력제는 고도비만에 등과 다리가 굽어 혼자선 걷지도 못했다. 명나라 최악의 암군으로 불리는 만력제지만, 그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24세 청년 정치인의 학교폭력 징계 이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인 이예찬 영등포구의회 의원이 2018년 고3 시절 동급생의 아버지를 모욕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같은 반 학우 A씨의 아버지의 직업이 현역 검사라는 점을 들어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후보로 선거에 나가는 것처럼 허위 공보물을 만들고 "부패검사"와 같은 비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사건을 조사한 휘문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이 의원에게 학급 교체와 △출석정지 10일 △서면사과 △사회봉사 40시간 △특별교육 15시간 이수 등 중징계를 의결했다. 6년 전 사건이지만 A씨 측은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 측은 "학폭 사실을 인정해 강제전학 바로 아래 단계 징계를 받았음에도 학생회장 출신인 이 의원은 학교 추천으로 대학에 진학했고 구의원 공천에도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예찬 의원에게 연락하자 A4용지 5장짜리 소명자료를 보내왔다. "당시 현장에 있던 지인의 증언 구체적 기록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다"고 운을 뗀 소명자료는 "물리적·지속적·집단적 폭력 및 욕설사용이 없었음을 명확하게 밝힌다"고 쓰여 있었다.
"그거 다른 상임위원회 소관 아닌가요?" 티몬·위메프 사태로 소상공인의 피해가 드러나기 시작했을 무렵 의원들에게 국회 차원의 대응 계획을 묻자 상당수가 이같이 되묻곤 전화를 끊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듯 했다. 이후 보도가 쏟아지자 일부 의원은 태도를 바꿔 특정 상임위만의 일이 아니라며 본인이 속한 상임위 차원의 대응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이 주최한 간담·토론회에 부지런히 출석하는 이들도 있었다. 딥페이크 성범죄를 놓고도 정치권은 뒤늦게 팔을 걷어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주문한 지난달 27일이 기점이었다. 여당 소속 위원장이 이끄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딥페이크 관련 긴급 현안 질의를 예고했고 복수의 야당 의원들은 각각 딥페이크 관련 성폭력범죄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사실 딥페이크 성범죄는 오래 전에 시작됐고, 우리 주변에서 진화를 거듭해오고 있었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음란 사진에 연예인 얼굴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연금개혁 방안을 발표한다. 윤 대통령이 발표할 정부안에는 세대 간 형평성을 높이고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안이 공개되면 또 다시 백가쟁명식 논쟁에 불이 붙을 것이다. '더 내고 더 받기' 또는 '더 내고 그대로 받기' 등 국민연금 모수개혁만으로도 의견이 분분한데, 세대별로 보험료율을 차등하거나 출산·군 복무 등에 대해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주는 방안까지 한꺼번에 합의하는 게 쉬울 리 없다.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은 장년층에게 연금보험료를 더 많이 부과하는 제도다. 예컨대 현재 9%인 보험료율을 장년층은 매년 1%포인트씩 올리고, 청년층은 절반인 0.5%포인트씩 올려 목표치에 도달하겠다는 것이다. 50대부터 단계적 인상이 아닌 인상 목표치를 즉시 적용하는 방식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과 군 복무 등 사회에 기여하는 행위에 보상을 주는 차원에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출산
#"미국 대통령의 대다수는 '승산 없는 대통령(No win presidency)' 문제에 시달렸다. " 저명한 행정학 권위자인 폴 C. 라이트 뉴욕대 교수는 미국의 초대 조지 워싱턴부터 닉슨 카터에 이르기까지 39명의 대통령을 분석한 저서 '대통령학'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라이트 교수에 따르면 대통령이 성공하려면 영향력과 효율성을 모두 갖춰야 하지만 이를 임기 내내 유지할 수 없다. 임기 초반 영향력이 높을 때는 전문성이나 정보력 등이 부족해 정책 집행의 효율성이 낮다.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효율성은 증대되지만 영향력은 약해진다. 대통령이 실패하는 이유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의 영향력과 효율성이 교차하는 시점(골든크로스)은 대략 재선 1년차로 본다. 5년 단임제인 한국의 경우 집권 3년차를 교차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자신이 구상하고 이루고자 하는 국정과제를 과감하게 도전하고 실행할 최적의 시점인 셈이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승산 있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작금 윤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은 심히 곤궁하다.
#. 2021년 5월 초 미국은 한국 외교관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한국에 인공위성 등 정찰자산을 보완할 역량이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를 앞둔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이 집요하게 확인하려 든 게 우리 우주정찰 역량이었다. 외교부 내 대표적 '북미통'으로 꼽히는 1급(실장급) 고위인사가 지난달 말 기자와 점심 자리에서 밝힌 뒷이야기다. 한국에 적용되던 미사일 지침(사거리 800㎞ 제한)을 해제하더라도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할 눈이 없으면 북핵 위협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그해 5월21일 해제됐다. 우리 외교관들이 2년 넘게 물밑에서 소통해 온 결과였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총 5차례에 걸쳐 개정되고 종료됐는데 주목할 점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직후 들어선 신임 행정부가 우리 정부와 전향적 협상에 나섰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한 지 10개월 뒤인 2017년 11월 '3차 개정'(최대사거리 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