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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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을 통해 대한민국엔 두번째 '조국의 강'이 생겼다. 2019년 첫번째 '조국의 강'과는 다르다. 당시 '조국의 강'은 진보진영을 관통해 흘렀다. 그러나 이번엔 2030세대와 4050세대 사이를 나누는 계곡이 됐다. 조국혁신당을 이끄는 조국 대표(이하 조국)에 온정적 지지를 보내는 일부 4050세대와 그에게 환멸을 표하는 2030세대. 두 집단 간에 조국은 타협 불가능한 주제가 됐다. '공정'에 민감한 2030 입장에선 불공정과 위선의 상징이 창당 후 불과 한 달여 만에 제2야당(12석)의 수장이 된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럼에도 조국이 총선 구도를 송두리째 바꿔 '정권심판론' 바람을 일으키고 범야권의 선거 승리를 이끌었단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총선의 최대 미스터리, '조국 현상'은 왜 벌어졌을까.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4050세대를 중심으로 일부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조국에게 '감정이입'을 했다.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진보적 도덕체계의 중심은 감정이입"이라고 했다.
"나 이번에 투표 안 했어. 선거권자된 뒤 처음이야. " 4. 10 총선 날 저녁, 30대인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한 말이다. 그는 대학에서 정치학과 행정학을 공부했다. 평소 현역 의원들의 선수(選數)를 훤히 꿰고 있을 만큼 정치에 관심이 많다. 그런 그가 왜 투표를 포기했을까. "아무리 살펴봐도 표를 줄 수가 없겠더라. " 친구는 지지하는 정당 후보의 경력과 공약은 마음에 들지 않고 그렇다고 상대 정당에 표를 주기는 더 싫었다고 했다. 그래도 투표는 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최근 낳은 아들 얘기를 꺼냈다. 그는 출산 후 걱정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 정도 벌이로 계속 아이를 키워나갈 수 있을지, 대출은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그는 "아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를 책임질 대표를 뽑는데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아 고민 끝에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정치에 등을 돌린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이번 총선에서 사전투표를 한 이들 가운데 20대는 12. 9%, 30대는 11. 3%에 불과했다. 50대는 22.
#역대 지도자 중 누구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역설적으로 '불통'이란 비판 속에 헌정사상 최악의 총선 참패를 당했다. 선거 직전까지 스물네 번이나 국민과 민생토론회를 열고 많게는 하루에도 두 번씩 '생중계' 회의를 진행하는 윤 대통령이기에 더욱 아이러니한 비극이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넘쳐나는데 국민은 불통이라 느끼는 이 불일치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처음엔 달랐다. 윤 대통령은 소통을 내세우며 역대 어떤 누구도 감히 하지 못한 청와대 이전을 실천에 옮겼다. 용산 청사에선 매일같이 도어스테핑을 했다. 그러나 한 기자의 소란 사태로 모든 게 달라졌다. 그렇게 소통이 막혔다. 거부권을 연이어 행사하면서도 대통령이 직접 나와 질문을 받으면서 설명한 적도 없다. 김건희 여사의 파우치백 수수 논란에도 즉각적이고 속 시원한 대통령의 설명은커녕 수개월이 지난 후에야 나온 해명이 "박절하지 못했다"였다. 의료개혁 대국민담화는 정점을 찍었다. 무려 50분을 생중계했지만 유화적 메시지인지 강경 원칙론인지 언론도 국민도 헷갈렸다.
"투표소 가서 그냥 백지 내고 나올 겁니다. " 최근 만난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가 보좌해온 의원은 당 내 공천파동을 겪고 경선에서 탈락했다. 그는 어차피 우리 텃밭이니 후보를 '꽂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마음에 안 들지만 투표를 안 할 순 없고, 찍을 사람은 없으니 무효표라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진짜 무효표를 찍고 나왔을 것 같진 않다. 그저 국회, 심지어 한 정당 안에서조차 배척의 정치가 펼쳐진 것에 어떤 식으로든 항의 표시를 하고 싶다는 마음일 것이다. 투표는 해야겠는데, 찍을 사람은 없고. 이런 고민은 비단 정치 고관여층만의 것은 아닌 듯 하다. 최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총선 캐스팅보터-2030 표심' 기획 기사를 위해 만난 2030세대 유권자 16명 중 투표를 안 하겠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이들은 뽑고 싶은 사람도 없고, 투표를 통해 삶에 어떤 것이 나아질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한 25세 여성 유권자는 "거대 양당정치만 아니면, 내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있다면 그 곳에 표를 주고 싶다"고 했다.
#"찌개 끓일 때 대파 넣는 타이밍까지 신경 쓰더라" 김치찌개로 익히 알려진 윤석열 대통령의 요리 자부심은 측근과 참모들에게도 수시로 강한 인상을 줬다. 재료 하나하나의 손질법에서부터 조리 순서까지 챙기는 스타일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 시절에는 지하 단골식당에서 지인들에게 손수 즉석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통령으로서 전통시장을 다닐 때면 수행하는 직원들이 애를 먹었다. 사전에 정해진 동선에 따라 이동하기보다 현장에서 눈에 띄는 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상당하다. 제철인 먹거리, 지역별 특산품은 줄줄 꿴다. 참모들 간에 "대통령이 너무 잘 알아서 힘들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검사 시절 전국 곳곳으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50대 초반까지 혼자 살았던 경험이 밑거름이다. 운전면허가 없는 탓에 대중교통 사정도 잘 안다. 지난 2월 울산 민생토론회에서는 KTX역에서 도심까지 택시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며 요금까지 거의 정확히 기억해 참석자들이 놀라기도 했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음식을 많이 해 먹고 정치인보다 일반인의 삶에 익숙한 지도자가 대파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응원이 뜨거웠다. 2월6일 2000명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한 직후 국민 지지율은 80%(한국갤럽 2월13~15일 조사)에 육박했다. 더불어민주당조차 "의대 정원 확대는 평가할 대목"(2월7일 홍익표 원내대표)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나 50여일이 지난 현재 전장의 지형은 확연히 달라졌다. 여당 내에서도 정부와 결이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의원이 시행을 1년 미루자고 했고 나경원 전 의원은 30일 "국민은 이미 정부의 의지를 충분히 확인했고 정부의 유연한 태도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정부가) 민심에 순응할 차례"라고 했다. 정부가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얘기다. 총선에 나선 다른 여당 후보들도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첫 주말을 기점으로 비슷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논란을 '사퇴'로 매듭지었으니 이제는 의대 증원 문제만 남았다는 식이다. 4. 10 총선을 앞두고 마지막 악재를 털어내라는 듯 요구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2020년 5월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 80여명이 모였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주최하고 국회가 후원한 '대한민국4.0'(새로운 국회를 위하여) 포럼' 행사를 위해서다. 21대 국회가 정식으로 출범하기 전이지만 진영 갈등에 매몰돼 사상 최악으로 평가받은 제20대 국회를 돌아보고 새롭게 시작해야 할 21대 국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행사다. 행사를 주최한 머니투데이 더300은 당선자들에게 '타락한 진영의식'을 넘어 대화와 토론, 협상과 타협 등이 가능한 '정치의 복원'을 주문했다. △일하는 국회 △민생 △소신 △소통 △존중을 키워드로 한 '대한민국 국회의원 헌장'도 발표했다. 당선자들은 "목표와 성과 없이 싸우는 국회와 결별하고, 진영을 넘어서겠다"면서 이 헌장을 21대 국회 의정활동을 하면서 반드시 지키겠다고 앞다퉈 다짐했다. #제21대 국회가 개원하고 4년이 지났다.일하는 국회, 민생의 다짐
"국민의 요구를 받은 의대 정원 확대는 평가할 대목이라 생각한다." "정치쇼를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다. 저도 똑같이 생각한다."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놓고 정치권에서 나왔던 반응이다. 화자와 시점을 모른다면 으레 위의 문장은 여당, 밑에 문장은 야당에서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둘 다 제1야당이자 국회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서, 그것도 당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공개석상에서 한 말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의 '2000명 증원' 발표가 나온 다음 날인 이달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평가할 대목"이라며 이례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대해 호평했다. 압도적으로 많은 국민이 의대 정원 확대를 원하는 현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자리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있었다. 하지만 이달 1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이재명 대표는 '항간의 시나리오'를 거론하면서 "어떻게 한꺼번에 2000명을 늘
#1. KBS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여기서 '민족의 영웅' 강감찬 역으로 열연 중인 배우 최수종의 가족은 한때 파라과이에 살았다. 지금도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의 한국 교민들은 최수종을 자신들의 동네 사람이라며 친숙하게 여긴다. 남미 대륙 한복판에 위치한 파라과이는 영화 '미션'(1986년 개봉)의 배경으로 유명하다.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숲속의 과라니족들 앞에서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연주하는 순간은 영화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남긴 이 곡은 훗날 가사가 붙으며 '넬라 판타지아'라는 명곡으로 재탄생한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끼인 파라과이는 슬픈 역사를 갖고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한때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3국을 상대로 동시에 전쟁을 벌이다 인구의 약 절반, 아이들까지 포함해 남성의 90%가 숨진 적도 있다. 프란시스코 솔라노 로페스라는 국가 지도자의 만용과 오판이 불러온 비극이다. 1864
#2016년 3월24일 오후2시30분, 특유의 카리스마로 정치권에서 '무대(무성 대장)란 애칭으로 불리던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김 대표는 "서울 은평을·송파을, 대구 동구갑·동구을·달성군 등 5곳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의 (보류) 결정에 대해 (최고위원회) 의결을 하지 않겠다"며 "이를 위해 후보등록이 끝나는 내일까지 최고위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고위 의결없이는 지역구 공천을 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발칵 뒤집혔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본인의 지역구 사무실이 있는 부산 영도구로 내려갔다. 지금도 '무대'하면 회자되는 이른바 '옥새파동'이다. 결국 새누리당은 김 대표의 뜻대로 유승민 전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 을과 이재오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서울 은평구 을, 그리고 유일호 전 의원의 지역구인 송파구 을에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무대의 판정승. 하지만 이는 20대 총선에서 엄청난 후폭풍을 불렀다. 새누리당은 122석에 그치
#새해 정치무대의 주인공은 단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공직자에서 집권 여당 수장으로 직행한 그는 정치 경험이 없다는 우려를 빠르게 지우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며 각 권역별 맞춤 덕담으로 지역 민심을 사로잡았다. 낯섦도 있다. 한 위원장이 전면에 내세운 '동료시민'은 의미가 적잖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시민과 국민이 뚜렷한 개념 정의 없이 혼재된 한국 정치의 독특한 현실에서 역사적인 규정이다. 국가권력의 객체로 인식돼온 국민이 아닌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잉태된 자유로운 권리와 연대의 책임을 지닌 능동적 주체로서 시민을 소환했다. 그것도 '국민'의힘에서 말이다. 문제는 먹히느냐다. 입술의 명료함이 가슴의 공유를 보장하지 않는다. 1987년 대선 때 노태우 전 대통령의 '보통사람' 캐치프레이즈는 모호한 표현이었지만 서민 중산층의 마음을 움직였다. 동료시민의 가치가 보통사람들의 이해와 지지로 연결되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정치적 재능 면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따라갈 수 없다. 정치선언 단 8개월 만에 대통령에 당선된 윤 대통령이다.
"몇 선 이상 나가라는 건 상황에 따라 다르지 일률적으로 말할 문제가 아니다. 출마해서 이길 수 있는 분들, 명분 있는 분들은 (총선에) 나가셔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부산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원회의에서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한 뒤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공천 시스템은 룰로 정해져 있고 룰에 맞출 것이다.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공정한 공천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 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물갈이론'에 떨고 있다. 매 총선마다 물갈이는 있었다. 이번에 유독 의원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한 위원장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가 이른바 '여의도 문법'에 익숙지 않고 오히려 이에 저항하고 있는 점도 의원들을 불안케 한다. 한 위원장은 당내 인맥이 거의 없다. 공천 실무를 챙길 사무총장에 중진을 기용해온 전례를 깨고 초선 장동혁 의원을 파격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