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심상찮은 하투(夏鬪)

[기자수첩]심상찮은 하투(夏鬪)

여한구 기자
2006.06.20 10:53

올해도 노동계의 '하투'(夏鬪)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현재 국내 최대 사업장인현대차(513,000원 ▼19,000 -3.57%)를 비롯해쌍용차(4,180원 ▲110 +2.7%),기아차(153,400원 ▼5,000 -3.16%),금호타이어(6,080원 ▲140 +2.36%)등 대기업 노조들이 줄줄이 파업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와 쌍용차 노조는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두 완성차 회사 노조는 공히 22~23일에 걸쳐 파업 찬반투표를 벌인뒤 파업 돌입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노사간 이견차가 커 중노위 조정안이 수용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고, 통상 파업 찬반투표가 통과되는 점을 감안하면 파업은 수위가 문제이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협상 과정을 따라가는 기아차도 이 대열에 곧 동참할 태세다.

금호타이어는 이미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돼 협상 진척이 없을 경우 이달 말 또는 7월초에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국타워크레인노조도 노사 협상에 진전이 없어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 이대로라면 7월초부터 산업계에 파업 회오리가 불어닥칠게 불을 보듯 뻔하다.

파업권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 중 하나라지만 올해 하투는 걱정스럽다. '국가경제 피해'는 논외로 치고라도 문제는 파업의 시기와 명분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그룹총수가 구속돼 경영 자체가 매우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다. 이런 '비상' 상황에서 노조의 주장이 옳다고 해도 파업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싸늘할 수 밖에 없다.

쌍용차는 노조위원장이 구내식당 납품업체로부터 2억원을 받은 사실이 적발돼 검찰에 구속되자 파업 찬반투표 시기를 앞당겼다. 다른 노조간부 연루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비난여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

어느 노조는 기본급을 20% 이상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무리'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노조는 '도덕성'과 '명분'을 먹고 산다고 한다. 그 안에는 합당한 때와 국민적 공감대도 포함돼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눈과 귀를 막았다가 실패한 철도노조 사례도 이미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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