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몰카' 처벌 기준 마련 주목
버스 안에서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여고생의 허벅다리를 휴대전화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한 교육공무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마용주 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이모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밤 술을 마시고 귀가하기 위해 탄 마을버스 안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원피스를 입고 옆자리에 앉아있던 여고생의 허벅다리를 촬영했다가, 여고생이 항의하자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자신의 얼굴을 찍는 과정에서 버스가 심하게 흔들리는 바람에 피해자의 다리가 촬영된 것일뿐, 의도적으로 촬영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얼굴을 찍으려고 하는 자세를 취하다가 핸드폰 카메라를 피해자쪽으로 돌리고 이어 핸드폰 폴더를 세로에서 가로로 돌리면서 피해자의 다리 쪽을 향해 촬영한 사실 등에서 의도적으로 촬영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성폭력 범죄 처벌법 상의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은 이같은 기준이 없어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치마 속 다리를 촬영하다가 적발되더라도 대부분 약식기소나 무죄로 마무리 돼 왔다.
이씨 역시 피해자는 누구라도 볼수 있도록 스스로 노출한 것이므로 범죄행위가 아니라고 재판과정에서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촬영은 영상의 존속과 전파 가능성 등으로 인해 단순히 쳐다보는 것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며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의 의사에 의해 노출된 신체부분이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건전한 사회구성원들을 기준으로 해 피해자가 촬영으로 인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및 정도, 촬영의 방법과 횟수, 촬영의 각도와 특정 부위 부각 여부 등에 나타난 촬영자의 의도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