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경우 보험금의 20%만 지급하도록 약관을 규정했더라도 보험금을 전액 지불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7부(재판장 박경호 부장판사)는 ㈜그린손해보험이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H씨의 유족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H씨는 지난 2003년 월 10만원씩 내는 ㈜그린손해보험의 '무배당 다보장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H씨가 가입한 보험은 일반상해로 사망하면 2000만원을 지급하고 교통사고 사망 시 400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다만 음주·무면허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내 숨지면 보험금의 20%만 지급한다는 '단서 조항'이 있었다.
보험가입 이후 H씨는 지난해 10월22일 강원도 홍천에서 만취 상태(혈중 알코올농도 0.382%)로 화물차를 몰다 신호등 기둥을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켜 현장에서 숨졌다.
이에 H씨 유족들은 해당 보험사에 사망보험금을 신청했으나 보험사는 단서 조항에 따라 전체 보험금 6000만원의 20%인 1200만원만 지급했다.
유족들은 해당 조항이 부당하다며 나머지 보험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고 보험사는 추가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상법 규정(732조)은 '사망보험은 사고가 계약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해 생긴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고 사망이나 상해에 관한 보험은 고의가 아닌 사고라면 보험금을 줘야 한다"며 "보험사는 유족들에게 사망보험금 미지급분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이 고의적 범죄이긴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망이나 상해에 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손해보상이 보험계약상 신의성이나 윤리성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