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옥진 병신춤, 무형문화재 아니었다니"

"공옥진 병신춤, 무형문화재 아니었다니"

최보란 인턴기자
2009.11.02 12:21

'1인창무극' 무형문화재 지정 청원 봇물

국내 유일의 ‘1인 창무극’의 창안자 공옥진(76) 여사의 사연이 전파를 탄 뒤, 시청자들의 응원과 관심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1일 KBS 1TV 'KBS 스페셜'은 예인 공옥진의 삶을 담은 '누가 나의 슬픔을 놀아주랴'를 방송했다. 버선발로 무대를 누비던 그가 현재는 뇌졸중 등 병마와 11년째 싸우고 있다는 소식이다.

방송은 4평 남짓한 방에서 홀로 병과의 사투를 벌이는 공 여사의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기초 수급생활자로 간신히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바와 달리 ‘1인 창무극’은 무형문화재로도 인정 받지 못한 상황이다. 서민들의 애환과 웃음을 몸으로 그려냈던 공옥진. 그가 다시 무대에 설 날 조차 기약할 수 없게 돼 많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방송 후 ‘KBS 스페셜’ 시청자 게시판에는 응원 글이 빗발쳤다. 시청자들은 “방송을 통해 무대 위에서 선생님이 주셨던 희노애락을 똑같이 느낄 수 있었다” “방송을 보면서 나도 같이 울고 웃었다” “꼭 다시 무대에 서시는 모습을 뵐 수 있길 기도한다며 격려했다. 몇몇 시청자들은 “후원계좌를 만들어 공옥진 선생님을 돕고 싶다”는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인터넷에는 공 여사를 위한 서명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 “공옥진 여사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하라”는 내용의 청원 서명만 9개다. 네티즌들은 “공옥진 여사의 춤을 다음 세대에서도 볼 수 있도록 전승해야 한다” “공옥진 여사의 예술혼이 인정받아 오래오래 계승되길 바란다”며 그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촉구하고 있다.

영광군청은 지난 1998년에 이어 올해 5월 다시 한 번 공옥진 여사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앞선 신청에서는 ‘1인 창무극’이 전통에 기반하지 않는 창작물이라는 이유로 부결됐었다.

하지만 국악계 인사들은 “어디까지나 전통에 기반한 작품이다” “전통을 계승, 변형해 대중화 시킨 것”이라며 “1인 창무극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 여사가 조선 시대 악공 공길의 후손일 가능성이 제기돼 희망을 안기고 있다. 공길은 연산군대의 왕실 광대로, 영화 '왕의 남자'에서 이준기가 맡아 열연하기도 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공 씨는 가문의 전통을 계승한 예인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악공은 세습해야 된다’는 고려사 기록을 근거로 한다.

현재 공씨 성을 가진 국악인 집안으로 전남 화순 일대에 거주했던 공 여사의 가문이 유일하다. 그의 조부 공창식 명창은 국내 최초의 국립극장 협률사 멤버였고, 부친 공대일 역시 남도 인간문화재 1호로 지정된 판소리 명창이다. 친정 종손녀 공민지는 인기 아이돌그룹 ‘2NE1’ 멤버로 활동 중이다.

한편 1인 창무극 최초 공개 당시 공연기획자였던 강준혁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장은 방송에서 “전통문화의 계승에 있어서 너무 고전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우리 전통문화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과감한 발전 형태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음 아고라에 올라 온 청원글
↑다음 아고라에 올라 온 청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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