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일부만 유죄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구명로비를 벌인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천 회장은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일부만 유죄로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규진 부장판사)는 5일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된 천 회장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천 회장이 2008년 8월 박 전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중국돈 15만 위안(약2500만 원)을 받고 태광실업이 보유한 세중게임박스 투자금 6억2300만 원을 손비처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과 이상득 국회 부의장에게 수차례 전화 등으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했고 15만 위안이 회계 처리되지 않은 점 등은 공소사실과 부합하는 정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올림픽 선수단 경비로 쓰라며 돈을 줬다', '세무조사가 없었더라도 돈을 줬을 것'이라고 진술한 점, 15만 위안은 세무조사 무마 청탁 명목으로 전달하기에는 액수가 너무 적다는 점 등을 고려해 무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세중게임박스 투자금 손비처리 시점은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이전이기 때문에 박 전 회장과 정승영 전 정산CC 대표의 검찰 진술만으로는 청탁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2003년 9월부터 2006년 비상장법인 차명주식을 자녀들에게 불법 증여한 후 우회 상장하는 등 증여세 101억2400만 원을 포탈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양도소득세 1억7000여만 원을 포탈한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기각했다.
천 회장은 2006년 8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주식대량보유 보고의무를 위반하고 소유주식상황 보고의무를 위반한 혐의와 주식 시세조종을 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일부만이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천 회장의 증권거래법 위반은 부당이득을 취할 의도가 있었다기 보다 금융위기로 폭락한 주가를 높이기 위한 행위로 보이는 점, 문화·체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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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천 회장이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과 이상득 국회 부의장에게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한 정황을 검찰이 파악하고도 이 의원을 소환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실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상득 의원은 참고인 자격으로 서면 조사했고 모든 사건에서 참고인에 대한 조사사항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며 "관련 조사자료를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