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방세 체납징수' 민간위탁 쟁점들

[기고]'지방세 체납징수' 민간위탁 쟁점들

최원석 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2010.12.30 11:12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상태와 체납 지방세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최근 지방세 체납징수업무를 민간에 위탁하자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으며 현재 입법안도 발의돼 있다.

민간위탁의 근거로는 효율적인 업무처리 가능, 공무원인사제도의 한계 등이 제시된다. 이런 의견에도 타당성이 있으나 새로운 제도 도입에는 다음과 같은 측면들을 미리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행정의 공공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민간위탁을 바라봐야 한다. 공공부문은 민간과 달리 행정의 공공성과 책임성이 강조된다. 그러나 민간추심회사에 체납징수업무를 위탁하는 경우 실적 중심의 과도한 체납징수가 나타날 수 있고 정당한 법정절차나 과정이 경시돼 납세자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

이처럼 민간추심업체가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공성과 책임성이 담보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며 제도설계시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민간위탁에 따른 비용과 편익을 비교했을 때 편익이 더 커야 한다. 민간위탁에 따라 단순 지표상으로는 체납액 대비 징수액(징수율)이 높아질 수 있으나 민간위탁에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징수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일의적으로 말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체납징수업무의 민간위탁에는 필수불가결하게 민간추심회사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한데 이런 관리감독비용도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던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민간위탁시장이 경쟁적이지 않고 특정업체에 의해 시장가격이나 공급량이 결정되는 독과점시장이라면 적정수준으로 수수료가 결정되지 않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의 질이나 양이 공급되지 못하며 특정 위탁업체에 휘둘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런 시장구조라면 과도하게 수수료가 산정돼 전체적인 비용도 커질 수 있다.

셋째, 민간위탁제도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 외국의 사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주정부가 1차로 징수업무를 수행하고 주정부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만 민간에 위탁하고 있다.

일본은 실제로 민간업체 직원의 콜센터 파견 수준으로 소극적으로 민간위탁을 실시하고 있다. 양국 모두 위탁업무 또한 사실행위에 국한하고 있다. 효과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미국의 경우 주정부가 체납징수를 시도했던 사건을 민간에 위탁하기 때문에 민간추심회사의 제한된 사실행위만으로 악의적인 체납세금을 효과적으로 징수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된다.

넷째, 일반납세자인 국민들의 수용도나 다른 행정기관의 업무협조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조세징수업무는 대표적인 권리침해적 행정행위다. 이같은 행정행위를 민간추심업체가 수행하는 데 대해 일반납세자가 얼마나 협조적으로 순응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다.

민간추심기관이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행정기관의 업무협조가 필수적일 것인데 이러한 업무협조가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상의 여러 측면은 결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먼저 지방자치단체들이 민간의 채권추심 전문요원을 공무원으로 채용하거나 민간 우수채권 추심사례를 벤치마킹해 체납징수에 활용하고 소규모 자치단체가 체납징수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전국을 몇 개 권역으로 나누어 권역별로 전문적인 체납징수전담반을 공동 운영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민간위탁 이전에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할 수 있는 다른 대안들에 대한 검토 및 시행이 먼저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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