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변호사협회장 추천후보 선거에 출마한 신영무(67·사시 9회) 변호사가 공정선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신 변호사는 상대후보인 하창우(57·사시 25회) 변호사를 비방해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변협회장 선출 과정에서 상대방 비방으로 선관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은 신 변호사가 처음이다.
그는 전단지에서 하 변호사를 원색적으로 비방했다. '실패한 로스쿨제도 도입 책임자가 또 변협회장에 나선다고요?', '서울지회 회장 재임 중 100여 건 이상의 사건을 수임했다고요?', '상임이사회 월4회 출석, 수당이 500만원이라고요?'라고 인신공격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는 상대후보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한 선거규칙 19조9호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는 게 선관위의 판단이다.
신 변호사의 행동에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과거 선거에서 후보자들간 격한 대립이 있었지만 신 변호사처럼 전단지를 통해 상대방을 헐뜯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법조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국민들도 1만여명의 변호사를 대표하겠다며 출마한 후보자가 흑색비방으로 경고를 받는 모습에 착잡한 심정이다. 자율적인 선거 규칙조차 가벼이 여기는 법조인에게 사회적 약자의 권익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한변협 회장은 법원·검찰과 함께 이른바 '법조 3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변호사계의 최고 수장이다. 변호사 징계를 결정하고 대법관과 헌재재판관 인선에도 관여하는 자리다. 이같이 중요한 자리를 뽑는 선거에서 네거티브 공세로 경고를 받아 신 변호사의 명성과 리더십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신 변호사 측은 여전히 '하창우 후보는 정정당당하게 제기된 의혹에 답하라'며 경고 처분에 반발하고 있다.
서울변회는 31일 변협회장 선거에 추천할 후보를 결정한다. 70년대식 '인신공격'찌라시를 돌리는 수장으로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몰려올 선진 대형 법무법인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