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꺼진 북창동 그래도 '불야성'

[기자수첩] 불꺼진 북창동 그래도 '불야성'

송충현 기자
2011.03.10 07:00

"북창동 '삐끼'(호객꾼)들은 원래 그렇게 끈질기나요?"

서울 강남에서 3년째 직장생활을 하는 오만식(31, 가명)씨는 최근 친구를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북창동 근처를 찾았다.

오씨는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삐끼가 오더니 친구랑 자리를 뜰 때까지 옆에서 떠들더라고요. 괜찮다고 했는데도 '다른 데 보다 싸게 해준다'느니 그러는 통에 영 불편했어요"라며 하소연했다.

실제로 북창동 유흥업소가 몰려있는 중구 세종대로와 남대문로 사이는 밤만 되면 호객꾼과 손님이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룬다. 자신을 모 유흥업소의 팀장이라 밝힌 김모씨(24)는 "택시에서 남자 승객이 내리면 우선은 끈질기게 달라붙고 본다"고 말했다.

관할 구청인 중구청과 남대문경찰서 측은 "호객행위 근절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호객꾼은 데려오는 손님수에 비례해서 돈을 받기 때문에 단속이 아무리 심해도 호객행위를 하기 마련"이라며 "최근엔 주민 민원이 있는 경우에만 호객행위 단속에 나선다"고 말했다.

호객행위가 적발되면 해당 업소는 1차 15일, 2차 1개월의 영업정치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단속 자체가 느슨한 탓에 호객행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구와 남대문경찰서는 지난해 2월 북창동 지역을 '다시 찾고 싶은 거리'로 만들기 위해 호객행위, 불법 광고물 등을 단속한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반짝 단속'에 그쳤다.

단속 1년이 지났지만 서울시청 인근 대로변에 위치한 모 유흥업소엔 '북창동식 서비스'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있는 상태다. 해당 도로는 중·고등학생들이 버스로 등하교를 하며 오가는 길이지만 아무런 제재 조치도 없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정부가 지난달 27일 에너지 위기 경보를 '주의'로 격상함에 따라 오전 2시 이후 단란주점·유흥업소 옥외 야간조명 소등 여부를 단속하고 있다. 북창동 관할 구청 역시 매일 오전 3시까지 직원 120명을 동원해 소등 지도·단속을 펼치고 있다.

늦은 시각까지 에너지 절약을 위해 힘쓰는 직원들의 노고는 분명 칭찬할 일이지만,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과도한 호객행위와 불법 유흥업소 광고물 역시 함께 단속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명은 꺼졌지만 북창동의 밤은 여전히 불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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