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미 문화동맹 상징으로 LA 한국정원 만들자

[기고] 한미 문화동맹 상징으로 LA 한국정원 만들자

뉴스1 제공
2011.12.05 11:20
최병효 한국외교협회 정책위원
최병효 한국외교협회 정책위원

인간에게 정원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성경에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가 살던 곳이 ‘에덴의 정원’으로 묘사된 것 처럼, 정원은 유사 이래 인류의 정신적 안식처로서의 역할을 해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도시의 아파트에서 편안함을 즐기는 많은 한국 사람들도 형편만 된다면 조그만 정원이 딸린 시골 별장을 가지는 것이 꿈이다.

우리가 천국을 묘사할 때도 아름다운 꽃과 새가 노니는 정원이 그 배경이 된다.

정원은 이처럼 인간의 영혼 속에 영원한 이상향으로 남아 있다.

사십년 가까운 외교관 생활 중 십 수 년을 유럽과 미국에서 보내는 중에 특히 인상에 남았던 것이 서양 사람들의 정원에 대한 깊은 사랑과 애착이었다.

서양에서는 동양 정원하면 일본 정원과 동일시 될 정도로 일본 정원이 200여 년 전부터 널리 퍼져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이에 따라 일본은 아름답고 문화수준이 높은 나라로 일찍부터 대중의 인식에 깊이 각인되어 왔다.

이 지구상에는 200여 개 나라가 있지만 자신들의 독특한 정원 양식을 발전시켜 온 나라는 열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한다.

서양식으로는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이란, 인도, 그리고 동양식으로는 중국, 한국, 일본 정도라고 한다.

2006년 초 LA에 부임해서 보니 미국 내 최고의 일본 정원이 ‘헌팅턴 가든’ 내에 이미 100여 년 전에 건립되어 연중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어 있었고, 또 많은 허리우드 영화의 배경도 되고 있었다.

필자가 LA를 떠나 귀국하기 직전인 2008년 초에는 해외 최대의 중국 정원이 그 일본 정원과 같은 ‘헌팅턴 가든’ 내에 건립되어 개원식을 가졌다.

당시에도 미국 내에 한류를 확산시키려는 움직임이 범정부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었다.

그러나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란 글자 그대로 유행 따라 흘러가 버리고 나면 끝이 아닌가 우려되기도 하였다.

그러던 차에 한국 문화의 미국 내 확산에 관심 있는 한인들이 15만 평 규모의 아름다운 LA카운티(우리의 도에 해당) 정부 수목원 내에 한국 정원을 미국 내 최초로 건립하고자 추진 중임을 알고 같이 노력하게 되었다.

우리 정원 건립의 지명으로서도 딱 들어맞게 목가적 이상향이라는 뜻을 가진 ‘아카디아’시에 있는 ‘LA카운티 수목원’은 LA시 중심부에서 30여분 거리에 있으며, 사립 ‘헌팅턴 가든’에서도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다.

그 안에 외국 정원은 없으며 세계 각국의 아름다운 나무와 꽃들이 연중 가득한 곳이다. 또 많은 영화의 촬영이 이루어지는 곳인데 한국 정원이 세워지면 매년 수십만의 미국인들이 와서 보게 되고 헐리우드 영화 속에도 자연스럽게 한국 정원이 나오게 될 테니 한국 문화를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또 인근 ‘헌팅턴 가든’내의 일본, 중국 정원과 비교되어 동양 세 나라의 중요한 문화유산을 한꺼번에 보고, 그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1000만 달러 정도로 예상되는 한국 정원 건립을 위해 한인 등의 모금으로 짧은 기간에 40만 달러를 모아 기초 설계에 사용하도록 LA수목원(아래 사진)에 줌으로써 수목원의 장기발전 계획안에 한국 정원을 포함시킬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수목원측은 윤선도의 ‘오우가’를 기본 개념으로 한 김봉렬 교수(한국예술종합대학)팀의 기초설계를 채택하였다.

그러나 이후, 모금에 별 진전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뜻있는 한인들이 사단법인 ‘미주한국문화유산재단’을 만들어 미국 내 최초가 될 이 본격적인 한국 정원 건립을 위해 계속 노력중이다.

특히 한미간에는 군사동맹에 이어 경제동맹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직전에 있고, 미국 정부기관인 ‘LA카운티 수목원’이 부지를 제공키로 하였으니 한국 측에서도 이에 화답하여 이곳에 한국 정원을 건립함으로써 뒤늦게나마 한미 문화동맹의 상징을 만드는 일이 매우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되고 사랑 받아 왔으며, 남녀노소와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한국고전문화의 중요한 부분인 한국전통 정원을 해외에 보급하는 것은 한류의 정착을 위한 뿌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나라인 미국, 거기서도 해외 최다의 한인들이 거주하는 도시인 LA에서 시작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국내외의 뜻있는 분들과 힘을 합쳐 이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

◇최병효

-현 한국외교협회 정책위원 겸 우석대 초빙교수

-주 LA 총영사, 주 노르웨이 대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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