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이선미씨와 '보안전문가' 김상천씨, 로스쿨 출신 검사 임용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1회 변호사 시험 합격자 가운데 42명이 검사로 임용됐다. 이선미 검사(27·여)와 김상천 검사(35)도 로스쿨 출신이다. 법무부는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에 맞춰 다양한 분야의 전문 경력자를 선출했고 이들은 42명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메스' 대신 '법의 칼'이 된 이선미 검사=이 검사는 경기과학고를 2년만에 수석으로 졸업,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다. 아버지는 졸업 후 "의원을 운영해 보라"고 했다. 이씨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 것이다.
의원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지역의료봉사활동이 병원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또 이것으로 국회의원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작은 성공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 검사는 재학 중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역임한 고 이종욱 박사의 강연을 듣게 됐다. 소아마비 유병율을 세계 인구 1만명당 1명 이하로 떨어뜨린 이 박사의 선구자적인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분 강연을 듣고 의사로 만족할게 아니라 의사 경력으로 사회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생각 중에 자연스레 로스쿨에 지원하게 됐죠. 나만의 특성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화여대 로스쿨에 다니면서도 이 검사는 병원 진료를 이어갔다. 일과 공부 둘다 놓치기 싫었기 때문.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중 2010년 여름 2주간 검찰실무실습에 참여했다.
그는 "검찰에 실무실습을 나가며 `이곳이 과연 나랑 맞을까' 걱정이 많았다"며 "그런데 막상 검찰에 와서 사건 기록을 검토하며 재미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검사로 근무하고 있는 의대선배의 조언은 큰 힘이 됐다.
"선배가 의사 출신 검사가 할 일이 많다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보건범죄, 마약수사 이런 것 뿐 아니라 과학수사분야에서도 의학 전공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때부터 검찰 지원을 고려하게 됐죠."
이 검사는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 보다 범죄를 예방하는 사회구조를 만드는게 중요하다"며 "2주간의 실습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느꼈고 앞으로 검사로서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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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범죄 전문 검사가 되겠다"=김상천 검사(35)는 연세대 기계공학과 석사출신으로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연구원으로 5년4개월간 재직했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정부 출연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속 해킹 방지 프로그램 개발 전문 국책 연구소다. 그는 근무 당시 해킹을 방지 프로그램 특허를 받기도 했다.
김 검사는 직장이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어릴때부터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 꿈이였기 때문이다. 연구소 일은 그에게 직장이자 취미였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의 '멘토'였던 직장 선배가 유학을 떠나는 모습을 보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반성하게 됐다.
"회사 입사 후 평생 컴퓨터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선배가 떠나는 걸 보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그는 연구소에서 국가중요기반시설에 대한 취약점을 점검하는 일을 했다. 관련 사건들이 결국 법으로 판가름 나고 시시비비 역시 법원에서 갈리는 모습을 보고 '내가 가진 기술과 법률지식을 합치면 괜찮겠다'고 느꼈다. 당시는 로스쿨 논의가 한창 오가던 때였고 김씨는 로스쿨에 지원했다.
학교생활 속에서 그는 보안지식과 법 지식의 융합점을 찾았다. 그러던 중 검찰심화실무수습을 통해 검찰에 투신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보안기술 분야가 검찰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사이버범죄 양상을 보면 외국과 연관된 경우가 많아요. 이런 사건에 대해 외국과 공조해서 수사하는, 그런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또 거기에서 우리나라가 선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 보고 싶습니다."
이 검사와 김 검사 등 신임 검사들은 앞으로 법무연수원 등에서 1년간 실무교육을 받은 뒤 내년 상반기 실무에 배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