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인허과 과정 금품수수 비리 의혹이 일고 있는 '양재동 복합유통센터(파이시티)'와 관련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재임 당시 사실상 이 사업의 특혜 가능성을 시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전 시장은 2008년 10월 13일 열린 서울시 국정감사에 출석해 무리한 시설용도 변경과 업무시설 허용에 따른 특혜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김성곤 의원의 지적에 "사실 이 결정을 함에 있어 사업을 시행하는 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라 신경을 썼다"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이어 "특혜 시비를 의식해 시간을 미루고 피하는 행정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회수한다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봤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오 시장은 "이 같은 고려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반영된 것이 아닌가 그렇게 미루어 짐작한다" 며자신은인허가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듯한 발언을 했다.
오 시장의 말을 요약하면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 과정에 특혜시비가 있었지만 마냥미룰수는 없어 서울시가개발이익을 최대한 회수하는 조건으로 파이시티 사업의건축심의를 통과시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혜 시비를 인지하고 있었던 오세훈시장이시시비비를 가리지 않은 채 문제를 덮고 넘어간 이유는 의문으로 남는다.
김성곤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파이시티에 대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김 의원은 2006년 5월 11일 파인시티 세부시설 변경결정을 통해 당초 화물터미널 부지에 백화점 등 판매시설이 들어갈 수 있는 길을 터줬다는 당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특혜성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법상 명백하게 업무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데도 4만700여 평의 업무시설을 부대시설인 사무소로 인정해 시행사는 무려 5000억대의 개발이익을 가만히 앉아서 챙기게 됐다"며 의혹의 수위를 높였다.
사실상 유통업무시설 부대시설이 될 수 없는 업무시설을 서울시가 허용해당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받던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김 의원은 특혜 의혹 근거로 당시 회의록을 입수해 증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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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0일 제13회 서울시 도계위 회의록에는 실무 당담자들(서울시 도시계획과 관계자)이 '유통업무시설에 설치할 수 있는 부대시설에 업무시설은 포함되지 아니한다'는 설치기준을 심의위원들에게 제시한 걸로 나와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심의는 이를 어기고 업무시설을 허가했다"며 "똑같은 시행사에 두 번씩이나 엄청난 시혜를 주는 배경이 무엇인지 상당한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고 강조하며 회의 녹취록과 심의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도계위에 상정해서 심의한 결과 유통업무설비에 설치할 수 있는 부대시설의 종류 중 하나인 사무소와 같은 기능을 하는 업무시설을 부대시설로 허용하는 조건으로 의결 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해명을 시도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그 사무소가 규칙에 나와 있는 '업무 보조용 사무실'이 아니지 않으냐"고 지적하자 오 전 시장은 말을 돌려 "사실상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라 상당히 신경을 썼다"며 꼬리를 내렸다.
이날 시간이 모자라 발언하지 못했던 김 의원의 질문지를 보면 유통업무설비의 부대시설인 사무소는 유통업무설비를 지원하는 기능을 지닌 소규모 사무실을 의미한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사업시행사가 분양이나 임대를 통해 개발이익을 챙기는 시설은 명백히 유통업무시설로 볼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이어 "화물유통단지가 백화점 등 판매시설과 오피스텔로 변하는 것 자체가 물류기능의 저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0조는 경미한 사항은 도계위 심의를 거치지 않고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단순한 화물터미널을 백화점과 할인점 등 판매시설이 포함된 대규모 복합시설로 변경하는 사업을 '경미한 사항'으로 해석하는 것은 자의적인 일"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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