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축구 국대'출신 김두현 논문 '표절' 의혹

[단독]'축구 국대'출신 김두현 논문 '표절' 의혹

최우영 기자
2012.05.02 19:37

(종합)원본 논문 저자 "가압트레이닝은 내가 국내에 처음 도입한 개념"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으로 지난 2008년 EPL(영국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에서 활약했던 김두현(30·경찰청)이 박사학위 논문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출처:경찰대학 무궁화체육단 홈페이지
사진출처:경찰대학 무궁화체육단 홈페이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자에 이어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 주역 김두현까지 논문표절 의혹에 휘말리면서 체육학계의 논문 검증절차가 허술하다는 편견을 지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두현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수원삼성 블루윙즈에서 현역선수로 뛰는 동안 명지대 체육대학원에서 운동생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김두현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허벅지 근육 및 무릎 부상에 따른 재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부상방지를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김두현이 2011년 2월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 <단기간의 가압 걷기 트레이닝이 대학축구선수의 체격,신체조성 및 심혈관 반응에 미치는 효과>(명지대학교, 2011)가 표절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경희대 체육대학원에서 전모씨가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단기간의 가압 걷기트레이닝이 심혈관기능 및 근기능에 미치는 영향>(경희대학교, 2008)을 상당 부분 인용하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8년 2월 당시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논문표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여섯 단어 이상 연쇄 표현이 일치할 경우나 남의 표현 및 아이디어를 출처 표시 없이 사용하는 경우 등을 표절로 보고 있다.

김두현의 논문은 전씨의 논문과 여섯 단어 이상 동일한 부분이 수차례 나타났다. 전씨는 논문의 주제인 가압트레이닝(pressurization training)에 대해 "가압트레이닝(pressurization training)은 공압식 전용벨트(가압벨트)를 사용하여 사지(팔과 다리)의 윗부분을 각자에게 맞는 적정압을 행한 상태에서 저부하·단시간의 트레이닝으로 현저한 신체능력의 향상을 가져오는 획기적인 트레이닝 방법으로 2004년 Sato 박사에 의해서 새롭게 개발된 근력 트레이닝 방법이다"고 표현한다.

김두현도 박사 학위 논문에서 "가압 트레이닝(pressurizationtraining)은 공압식 전용벨트(가압 벨트)를 사용하여 사지(팔과 다리)의 윗부분을 각자에게 맞는 적정 압을 행한 상태에서 저부하·단시간의 트레이닝으로 현저한 신체능력의 향상을 가져오는 획기적인 트레이닝 방법으로 2004년 사토(Sato)박사에 의해서 새롭게 개발된 근력 트레이닝 방법이다"로 표기했다.

전씨가 2008년 경희대 체육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논문(위)과 김두현이 2011년 명지대 체육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논문(아래)
전씨가 2008년 경희대 체육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논문(위)과 김두현이 2011년 명지대 체육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논문(아래)

전씨는 4년간의 대학원 생활을 끝마치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 경희대 체육대학원에서 객원교수로 재직중이다.

전씨는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논문에 쓴 '가압트레이닝'(pressurization training)은 제가 국내에서 처음 논문에 사용한 개념"이라면서 "이론적 배경 등에 대한 국내 참고자료가 부족해 제 논문 내용과 겹치는 게 많아 보이는데 원 저자로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개발된 가압트레이닝 장비는 5년 전 장비사용법을 배우는 데에만 3000만원이 필요할 정도로 워낙 가격이 비싸 자체적으로 장비를 준비해 연구했다"면서 "김두현씨와는 전혀 만난 적이 없으며 전화 등으로 교류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학계 관계자도 김씨의 논문에 대해 "표절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는 "전체 흐름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운동프로그램 및 통계와 고찰 부분이 상당히 유사해 누가 보더라도 표절논문으로 판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연구 대상자가 전씨의 논문처럼 일반인이 아닌 축구선수라는 점, 일부 항목이 추가된 점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학계의 논문표절 관행은 분명히 개선돼야 한다"면서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지난해 김두현의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했던 김을교 전 명지대 체육대학원 교수(65)는 "두현이와 방금 통화했다"며 "운동하면서 나름 열심히 논문을 쓴 두현이에게 너무 가혹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씨의 논문을 참고해 서론이나 이론적 배경을 갖다 쓰면서 출처를 표기하지 않는 실수를 범한 것 뿐이다"면서 "두현이는 체육을 전공한 매니저에게도 수시로 모르는 부분을 질문하는 등 다른 운동선수 출신 대학원생들보다 훨씬 성실히 논문 작성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론 부분 인용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주제에 있어서 전씨의 논문과 차별화되기 때문에 표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른 학계 관계자는 "체육학만이 아닌 모든 학문 분야에서 학설 인용 등이 인정되지만 중요한 것은 똑같은 문장을 쓰면서 재인용할 때 출처를 표기하는 점"이라면서 "김두현 논문은 전씨 논문과 다른 점이 일정부분 존재해 인용 출처를 밝히기만 했어도 표절 논란에서 훨씬 자유로웠을 것"이라면서 아쉬워했다.

한편 명지대학교 관계자는 "명지대에서는 개교 이래 지금까지 논문에 대해서 문제가 생긴 적이 한번도 없었기에 처벌기준을 찾을 수가 없다"며 당혹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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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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