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밤 8시, 판사 미귀가' 전화에 경찰 30여명 대대적 수색

[단독] '밤 8시, 판사 미귀가' 전화에 경찰 30여명 대대적 수색

뉴스1 제공
2012.05.08 16:14

광주 동부경찰서, 수색에 수십명 동원 과잉대응·공권력 남용 지적

(광주=뉴스1) 김호 기자= 현직 판사가 집에 귀가하지 않았다는 신고전화 한 통에 경찰이 이례적으로 즉각 대대적인 수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판사가 자살 의심 정황이나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낮은 상황인데도 수십명의 경찰을 수색에 동원해 '판사'라는 신분을 고려한 과잉대응과 공권력 남용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7일 오후 7시50분께 이모(33·여)씨로부터 "광주지방법원 판사인 남편 박모(37)씨가 퇴근시간이 넘었는데도 귀가하지 않고 있다"는 신고가 지산파출소에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해당 사안을 '미귀가자 신고'로 분류했다. '미귀가자 신고'는 단어 그대로 대상자가 귀가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각적인 수색이나 수사가 필요한 '자살 의심자 발생 신고'나 '실종 신고'와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광주 동부경찰서는 신고가 접수된 지 10여분만에 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실종팀, 강력팀, 파출소 근무자 등 30여명 이상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박 판사를 찾기 위해 새벽까지 수색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수색에는 관할경찰서인 광주 동부경찰서 뿐만 아니라 광주 남부경찰서 강력팀 형사들도 투입된 것으로 드러나 "미귀가자가 판사였기 때문에 경찰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고 해석하는 목소리가 높다.

해당 판사가 범죄에 취약한 여성이나 어린이가 아닌 30대 남성인데다 신고 시간 또한 정상 퇴근시간에서 고작 2시간도 지나지 않은 초저녁 시간대여서 경찰의 이번 수색을 '이례저인 수색'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광주지역 다른 경찰서의 강력팀 형사는 "신체 건강한 남성이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도 낮은 상황에서 단순히 귀가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수색에 나서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자살이나 범죄 노출 등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수색을 벌였던 것 뿐"이라며 "미귀자 신분이 판사라는 사실이 수색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 판사는 신고 다음날인 8일 낮 12시30분께 가족과 연락이 닿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하지만 박 판사가 전날 밤 귀가하지 않은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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