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영어강사' 밤에는 '대마초공급책'

낮에는 '영어강사' 밤에는 '대마초공급책'

양정민 기자
2012.07.03 13:51

대마초 불법 유통한 미국인 강사·재미교포 경찰 구속

미국인 영어강사 J씨(31)는 지난해 12월부터 '투 잡'을 시작했다. 평소에는 경기도 용인시 한 어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또 다른 '직업'은 대마초 공급책이었다.

J씨는 해외에서 밀반입된 대마초를 외국인 영어강사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이들에게 공급했다. 올 6월까지 7개월간 J씨가 국내에 유통시킨 대마초 양은 약 90g. 시가로는 900만원 상당이다.

J씨의 친구인 재미교포 백모씨(26·여)가 대마초를 1g 단위로 포장해 10만~15만원에 파는 '중간 판매책'을 맡았다. 대가로 백씨는 J씨가 구해온 대마초의 20%를 자기 몫으로 챙겼다.

J씨와 백씨를 통해 대마초를 구해 피운 이들은 대다수가 외국인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기도 의정부시 사립대 강사로 재직했던 미국인 S씨(28·여)를 비롯해 대다수가 전현직 강사들. 이들은 J씨의 집이나 서울 용산구 '해방촌' 등지에서 서너명씩 모여 금속 파이프 등을 이용해 대마초를 피웠다.

S씨 등 외국인 강사들은 미국 등에서 대마초를 입에 댄 경력이 있었고, 한국에서도 이를 구해 피웠다고 경찰은 확인했다. 일부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밴드연습실을 운영하는 김모씨(48)에게 대마수지(해쉬쉬)를 공급받아 피우기도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강사로 취업하기 위해서는 대마 및 약물검사를 받고 건강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제도도 이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반 병원에서 시행하는 소변·혈액검사로는 1~2주 이내의 대마 흡연 여부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외국인 강사들도 이런 허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취업을 앞둔 약 2주동안만 대마에 손을 대지 않는 수법을 통해 아무런 문제 없이 수도권의 학원·유치원·초등학교에 취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해외에서 밀반입된 대마초와 대마수지를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J씨를 구속하고 백씨와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S씨 등 8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기간,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피워온 강사 지망생을 가려낼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J씨에게 대마초를 유통한 윗선의 공급책을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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