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몰라 밥 굶는 이 없도록...서민변호사 뜁니다"

"법 몰라 밥 굶는 이 없도록...서민변호사 뜁니다"

대담=박영암 사회부장, 정리=김훈남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2012.09.21 06:00

[인터뷰] 황선태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와 검찰청사 앞 법조타운. 이곳은 민·형사를 망라한 법적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수많은 '의뢰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무실에서 변호사를 만나 소송 전략을 의논하는 이, 찻집에 앉아 여기저기 바삐 전화를 걸며 적합한 변호사를 찾는 사람 등은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곳에서도 유독 의뢰인이 붐비는 사무실이 있다. 마감을 1시간 남겨둔 상담 대기번호는 이미 60번을 넘긴 지 오래다. 30평 남짓한 사무실 속 상담창구 4곳은 의뢰인이 끊이질 않는다. 10여석의 대기 장소도 상담을 대기하는 이들로 차있다. 예약을 하고 오는 사람까지 더하면 하루 평균 80명 넘는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갓 검찰과 법원을 나온 전관 변호사의 사무실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대형 로펌도 아니다. 거액의 법률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서민의 법률지원을 위해 설립된 대한법률구조공단의 풍경이다.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그동안 일정소득 이하 국민에 대한 무료 법률상담 및 소송대리, 성폭력 등 형사사건 피해자 지원 등 서민들에 대한 법적 지원을 해왔다.

↑황선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64·연수원5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황선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64·연수원5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황선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64·연수원 5기)은 "아직도 법률 지원이 부족한 지역에선 자신들의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를 파악 못하는 법률 서비스 소외자가 있다"며 "이들에 대한 법률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법률구조공단이 종합법률지원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 이사장을 만나 법률구조공단의 현재와 향후 25년을 들어봤다.

- 이달 초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이사장으로서 법률구조공단의 구체적인 활동 소개와 평가를 부탁드린다.

▶ 몇 달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한 가장이 공단을 찾은 일이 있었다. 임금이 밀려 집에서 아버지·남편노릇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는데 공단의 도움으로 체불문제를 해결하고 집에서 어깨를 폈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애잔하더라.

이처럼 공단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몰라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에게 무료법률상담, 소송대리와 형사변호 등의 법률지원과 준법계몽활동 등 해왔다. 1987년 창립 당시 연간 법률상담 20만건, 소송대리 2만여건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연간 법률상담 120만건에 소송대리 13만건으로 6배 이상 성장했다. 현재 변호사 80여명이 공단에서 근무 중이고 이 중 성폭력 피해자 등 지원을 위해 여성변호사 20여명이 활동 중이다. 또 공익법무관 151명이 상담 및 소송을 지원한다.

- 최근 여성과 아동 및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폭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 바란다.

▶ 우선 민사적으론 손해배상을 위한 법률상담 및 소송대리를 전액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또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피해상황을 여러번 진술하거나 가해자가 피해자와 접촉하는 등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법률지원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성범죄 피해자들이 공단을 이용하기 쉽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특별 상담실을 확대설치하고 성폭력 사건에 대해선 상담직원이 아닌 여성 변호사에게 직접 상담하게 하는 등 배려하고 있다.

- 서민들이 많이 겪는 사건 중 하나가 금융과 관련한 피해다. 서민들이 겪는 금융 사고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를 막기 위한 방책이 있다면.

▶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은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저신용자, 영세 자영업자, 무직자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생활자금 또는 가게 운영자금을 조달하려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다 피해를 본다. 불법사금융업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대부업 관리·감독 강화, 서민금융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

또 법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 같다. 일례로 법무부에서 현장에 안내를 나갔는데 우선 거리를 뒀다고 하더라.

-서민 등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확대는 공단의 과제 중 하나다. 구체적인 공단 현황을 소개해 달라

▶ 공단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민들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서울, 대구, 부산, 광주에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를 설치, 금융소외자의 사회복귀를 돕고 전국 시·군 법원에 지소 54개를 설치, 도서벽지의 접근성을 높였다.

개인회생·파산 사건의 경우 지난해 7598건, 금액기준 11조원에 달하는 사건을 접수받아 법률지원을 했다. 도서벽지 지소의 경우 변호사가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3개지소를 변호사 한명이 돌아가며 상담한다.

- 서민들이 법원 문턱을 높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거액의 법률 비용이다.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 공단은 서민에 대한 무료법률 상담 및 소송대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농·어업인,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체불임금피해근로자, 장애인 등 법률보호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무료로 소송을 지원해드리는 무료법률구조 사업도 시행 중이다.

따라서 법률구조 관련 예산과 인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단의 예산은 정부지원 45%와 자체 수입 55%로 구성돼 있다. 변호사 인력 확대 등 예산확대가 필요한데 아쉬운 부분이다. 공익법무관이 151명 있지만 군복무이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이나 전문성이 떨어진다.

↑황선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64·연수원5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황선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64·연수원5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법률시장에 나왔지만 이들의 취업난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을 공단으로 끌어들여 법률 복지 서비스 자원을 확충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는데 공단의 현재 로스쿨 출신 변호사 고용 현황과 향후 고용계획을 설명해 달라.

▶ 법률구조 실적제고 및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변호사 인력확충이 필수적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오는 10월부터 단독으로 변호할 수 있어 내년부터는 사법연수원 출신과 함께 채용할 예정이다. 또 출신과 상관없이 기존 경력 등에 따라 적합한 대우를 할 예정이다.

로펌의 경우 한 분야에 특징적인 변호사를 채용하지만 공단은 넓은 분야에 걸쳐 지식을 갖고 있는 변호사가 필요하다. 또 국가관 등 근무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창립 25주년을 맞은 공단의 향후 계획은?

▶ 지난 25년간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법률적 소외지대가 여전히 존재판다. 공단은 시·군법원 지역 지소 설치 및 이동상담서비스를 강화해 소외지역과 취약계층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머물고 있는 720만 재외동포의 법률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들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일본의 사법지원센터와 직원 1명씩 교류하고 있는데 재외동포 상대 법률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나온다. 이르면 2013년 일본 지사를 설치하면 상속, 가사문제 등 재외동포의 국내 법적 문제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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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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