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국감]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의 고 김진태씨 유족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주식양도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은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야당 의원들이 주장했다.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4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서울고법 및 서울고법 산하 11개 지법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은 주식양도 '무효'를 인정하지 않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최원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2005년 국정원의 과거사 진실규명위와 2007년 진실화해위는 부일장학회의 헌납은 공권력에 의해 강요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며 "법원의 판결은 두 위원회의 의견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재산 헌납은 구속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며 그 과정에서 중앙정보부 등 국가기관이 개입돼 있었다는 사실을 재판부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판결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지원 원내 대표 역시 "당시 중앙정보부가 권총을 차고 가서 '우리 군이 목숨 걸고 혁명했으니 국민 재산은 우리 것이다', '살고 싶으면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라'고 협박해 강탈한 것"이라며 "박정희 독재 정권에서 18년을 살았는데 어떻게 시효를 지킬 수 있었겠느냐"고 되물었다.
박 원내대표는 "민청학련 사건이나 인혁당 사건도 10~20년이 지났지만 특수성을 인정해 무죄판결을 했다"며 "강압과 소멸시효를 바라보는 법원의 시각에 따라 재산을 빼앗기는 백성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의원도 "재산을 찬탈한 주체인 박정희 정권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었겠느냐"며 "국가의 공권력이 남용된 사건에 대해 일반적인 제척기간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춘석 의원은 판결 과정에서 전관예우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실명을 밝히진 않겠지만 당시 정수장학회 대리인 중에는 사건 직전까지 대법관을 지낸 분과 고법부장판사 출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있다"며 "법복을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을 맡아 전관예우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강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국민들이 과연 수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법부의 고질적인 문제인 전관예우가 작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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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씨의 유족들은 "박정희 정권 시절 강압에 의해 장학회를 빼앗겼다"며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주식양도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2월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정부의 강압에 의해 주식을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김씨가 의사결정의 여지를 완전히 박탈당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고 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