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머니]'모든 이를 위한 엔터테인먼트'펴낸 표종록·이영욱 변호사
영화 '괴물2'를 내가 만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까. 답을 먼저 얘기하면 '저작권 침해'에 가깝다.
'괴물'이라는 제목 자체는 저작물로 보호받기 어렵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이 아닌 다른 사람이 '괴물2'라는 영화를 만들어 개봉하면 사람들은 '괴물' 후속작으로 생각하고 영화를 보러올 것이다. 기존 유명세에 '무임승차'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내용이 다르다면 엄격히 말해 저작권 침해는 아니지만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위반이 될 수 있다.
'모든 이를 위한 엔터테인먼트'를 표방하며 2명의 전문변호사가 뭉쳤다. JYP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을 맡고 있는 표종록 변호사와 '만화 그리는 변호사'의 이영욱 변호사다.

법무법인 강호 시절 엔터테인먼트 관련 분쟁을 맡아 호흡을 함께한 두 변호사는 3년 전 '모든 이를 위한 엔터테인먼트'라는 책을 구상했다. 보다 많은 이가 분쟁 없이 엔터테인먼트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표 변호사는 과거 전지현 결혼설 파문부터 타블로의 학력논란까지 굵직한 연예관련 사건을 맡아 '엔터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최대주주로 있는 상장회사 키이스트의 대표이사를 지냈고, 올 3월에는 JYP Ent.의 부사장을 맡았다.
이 변호사는 법무법인 강호 변호사로 일하며 만화를 이용, 활발한 저술활동도 하고 있다. '고돌이의 고시생일기' '만화로 배우는 형사소송법 판례 120' 등을 출간했고, 대한변협신문에 '변호사25시' 등의 만화도 연재한다.
두 변호사는 그간 소송을 토대로 '저작권'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강조한다.
"이 업계에는 '사업이 안되면 분쟁은 남의 일, 사업이 잘되면 분쟁은 필수'라는 속설이 있죠. 작품이 성공하면 저작권을 놓고 크고 작은 분쟁이 계속된 게 사실입니다."(표종록)
한국 드라마 사상 최대 제작비를 들여 만든 배용준 주연의 '태왕사신기'의 경우 '바람의 나라'라는 만화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소송에 휘말렸다. 만화가 김모씨는 드라마 제작의 사전 홍보 과정에서 소송을 제기했는데 결국 기각됐다.
쟁점은 공통의 범위가 '아이디어'였는지, '표현'이었는지였다. 법원은 '바람의 나라' 만화와 '태왕사신기'의 유사성은 저작권법에서 보호하지 않는 '아이디어'에 불과했고 만화의 '표현'까지는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두 변호사는 저작권법의 취지는 저작자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문화를 향유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독자들의 PICK!
"일반인 모두 콘텐츠의 창작자이자 수요자인 '프로슈머'인 세상입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 저작권법은 자신의 콘텐츠와 재산을 지킬 수 있는 권리이자, 지켜야할 의무입니다."(이영욱)
요즘엔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더이상 칭찬이 아니다.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옛말도 있지만 지금 책도둑은 그냥 도둑일 뿐이다.
"부의 원천이 땅과 같은 '유체재산'에서 저작권과 같은 '무체재산'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저작권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면 엔터테인먼트는 더 큰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등을 돌린 투자자들의 마음을 정직과 합리성으로 돌이키면 말입니다."(표종록·이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