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경제 양성화, 세제개혁부터 시작해야”

“지하경제 양성화, 세제개혁부터 시작해야”

신순봉 기자
2013.03.27 14:52

최광 교수, 26일 ‘포럼 오래’ 토론회서 ‘세제개혁위’ 필요성 등 주장

박 대통령 후보자 시절 언급 이후 논의 불붙어

"지금이 지하경제의 악순환 고리를 자를 시기"

"부정·부패 심화도 지하경제 비대화 되는 요인"

"종합부동산세 원상회복 내지 강화 필요 있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이행은 어떻게 가능할까. ‘포럼 오래(회장 함승희, 전 국회의원)’는 지난 26일 오후 7시 라마다서울호텔에서 토론회를 열어 이 같은 주제를 논의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최광 초빙교수(KDI국제대학원 초빙교수, 前보건복지부장관)는 “지하경제 양성화는 세제개혁에 달렸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는 박성민 정치컨설턴트의 특강으로 시작돼 최 교수(지하경제 양성화와 세제개혁)와 김민정 연구위원(현대경제연구원, 지하경제 규모와 양성화 방안)의 기조발제 순으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자신의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5년간 매년 27조원씩 총 135조원이 필요하며 재원의 60%는 세출절감을 통해 40%는 세입확대를 통해 조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세입확대의 방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지하경제 양성화다.

2012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약 29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명목 GDP 대비 약 23%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지하경제의 규모와 비중은 조사기관마다 다른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지하경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프리드리히 슈나이더(Friedrich Schneider)는 2006년 기준 한국의 지하경제 비중을 29%로 추정했으며 한국조세연구원은 2008년 기준 17~19%로 추정했다. 참고로 지하경제의 규모는 선진국일수록 낮게 나타나고 개도국의 지하경제 비중은 선진국의 2배 이상 수준이다. 2007년 OECD 평균 지하경제 비중은 13% 정도이다.

최 교수는 먼저 “지하경제를 방치하면 이미 노출된 세원의 세율 증가를 가져와 지하경제를 점차 더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이제는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자를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지하경제에 따른 탈세 수준은 세율과 세무조사를 받게 될 확률, 탈세 적발 시의 벌금 수준 등 세 가지 요인에 결정된다”며 “이들 세 정책수단을 잘 조화시킨 정책을 폄으로써 지하경제를 양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세제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증진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최 교수는 “최근의 중요한 조세정책을 보면 정책결정 과정에서 정치논리가 조세정책을 지배하고 있다”며 “현재 기획재정부가 관장하고 있는 세제발전심의회를 격상시켜 대통력 직속의 세제개혁위원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행을 위한 재원조달과 관련하여 여섯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자산소득 및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체계 개편 통해 소득세 강화해 10조원 세수 확보 △종합부동산세 원상회복 내지 강화로 약 2조원 세수 증대 △술 담배 휘발유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50% 더 징수해 10조원 세수 확보 △부가가치세 세율을 12%로 올려 10조원 증수 △조세지출(조세감면)을 10% 줄여 3조원 세수 증대 △지하경제 양성화로 약 5조원 세수 증대 등.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지하경제의 규모가 비대한 이유를 자영업자의 비율이 OECD 평균보다 높고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이 힘든 점을 꼽았다. 그리고 조세부담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조세회피 유발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점,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부정·부패가 심한 점, 비제도권 노동시장으로 편입되는 노동자가 늘고 노동시장의 규제 회피를 목적으로 한 불법적인 고용이 늘고 있는 점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위원은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위해서는 우리 실정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서비스업, 음식업, 교육 및 의료 분야의 자영업자와 고소득 전문직 성실 납세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유인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연구위원은 “지금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국세청과 금융정보분석원(FIU) 간의 정보교류를 비롯한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고 있지 않는 점”이라며 “탈세를 방지하고 규제하기 위해서는 현금거래의 현황에 대해 가급적 폭넓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발제자들의 이 같은 발표를 듣고 나서 여럿이 추가적인 질의를 하거나 보충 의견을 제시하는 등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다. 토론회를 준비한 한 참석자는 “박 대통령도 이전에 이 포럼에 참석해 함께 사회 현안에 대해 공부했다”며 “이번에 토론한 내용도 잘 정리해서 새로운 정책제안으로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 회장 또한 마무리 인사말에서 “오늘 토론에서 나온 의견들을 잘 종합해 오늘의 토론이 헛된 일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이 같은 의견을 뒷받침했다.

지하경제의 정의

지하경제란 합법적이지만 조세회피 및 탈세의 목적으로 공식적인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거래와 불법적인 거래를 뜻한다. 영어로는 underground economy, shadow economy, hidden economy, black economy 등 여러 가지 용어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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