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국회의원 인터뷰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된 지 6년이 흘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3일 ‘고용률 70%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사회적경제를 꼽았다. 일자리 늘리는 방안으로 사회적경제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환경노동위 활동을 하고 있는 한정애 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을 만나 사회적경제 현황 및 과제에 대해 물었다.
Q 사회적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에도 불구하고 일부를 제외한 사회적기업의 경영성과는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획기적인 개선책이 없겠는가?
사회적기업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경쟁력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이런 기업들은 협업구조나 노동자 협동조합 형태로 잘 풀어나갈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하나는 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회적기업들이다. 이런 사회적기업은 보호막을 필요로 한다. 이 분야는 조달구매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생태계 안에서 이쪽 업체들끼리 경쟁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그래야만 공적인 서비스를 충실히 하면서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한다. 현실은 대기업 독식구조다. 돈이 되고 수요가 있으면 어디든 대기업이 들어간다. 새로 이름 하나 만들어서 들어온다. 그러니 이런 식으로라도 가지치기를 해줘야 한다고 본다.
Q ‘2012 사회적기업 종사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임금은 낮고 다수가 1년 미만의 계약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조건이 너무 열악한 것 아닌가?
정부가 주도를 해서 사회적기업이든 인증기업이든 녹색기업이든 만들었으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정부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요건을 만족시켜줘야 한다. 생활임금 수준에 맞춰주면 좋은데 그것이 어렵다면 최저생계비 이상은 받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것은 애초에 사회적기업이 시작될 때 정부가 어떤 기준을 갖고 보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만약 정부가 “취약계층이니까 최저임금도 안 되는 것을 받아들이고 감수해라” 그런 것은 정말 맞지 않는다.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사회적기업에 가보면 노동조건이 상당히 열악하다. “원래 취약계층이고 일자리 구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이니까 일자리 하나 준다” 이런 게 아니라 이 일자리를 통해서 부양가족에 대한 수준 향상도 이뤄져야 한다. 그런 것까지 같이 감안을 해야 사회적기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Q 요즘 들어 사회적기업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다. 행정기관들도 많이 권유한다. 사회적기업으로 안 되니까 협동조합으로 가는 거라면 문제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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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다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동의하면 전환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이런 경우에도 여전히 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동조합에겐 우선권을 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돌보미’ 같은 특수한 영역은 정부 바우처 사업과 연계해서 서비스하는 사람도 손해 보지 않고 서비스 받는 사람도 자기에게 맞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것이다.
Q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을 보면 2017년까지 새로 만들겠다는 238만 개 일자리의 17.6%인 48만8040명까지 사회적경제의 고용규모를 늘리겠다고 한다.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목표를 정하는 게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문제는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에 대한 주안점을 두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것이다. 나는 지금 시점에서는 지원의 방식을 세분화하고 좀 더 촘촘하게 정책을 짜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은 지난 6년여 동안 있어 왔던 것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따라서 지금 사회적기업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제도라고 하는 것은 본래 의도와 다르게 가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럴 때는 보완할 것인지, 다시 세팅할 것인지, 아니면 개선할 것인지를 검토한 뒤 목표와 방식을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사회적기업은 정부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지원이 끊어진 이후에도 사회적기업이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회적경제가 대안경제로 성장할 방안이 있겠는가?
사회적경제가 대안경제가 될 것인가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나는 사회보장제도를 검토하고 차라리 보장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 맞추는 게 오히려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현재 사회적기업 지원방식이 임금보전 방식 아닌가. 왜 차라리 구직급여제도를 도입하거나 실업급여를 더 높여 줄 생각은 하지 않나?
직업훈련을 받으려고 해도 당장 먹고 사는 것이 걱정인 사람도 많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도 많다. 어차피 굉장히 많은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지 않은가. 조금 다른 방식이지만 이렇게 하면 노동자들 전체의 근로의욕과 능력을 향상시키고 결국엔 국가적으로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본다.
대안경제가 되려면 앞서 언급했듯이 우선 조달시장의 상당 부분을 내줘야 한다. 그게 아니면 방법이 없다.
Q 기존의 노동시장에서 나온 사람들이 ‘창업’ 밖에 달리 길이 없다는 것은 위에서 말한 사회보장제도가 미비한 탓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되면 ‘울며 겨자 먹기’ 식 창업 아닌가?
그 이유는 대기업-중소기업-다수의 하도급업체 식의 다단계 착취구조를 사람들이 안다는 것이다. 이건 마치 기울기가 심한 운동장에서 시합을 하라는 것과 같다. 누군가는 이미 50m 앞에 있고 누군가는 이미 100m 앞에 있는데 누가 이 경기를 정당하다고 믿겠는가. 그러니까 사람들은 “나는 그쪽에서는 뛰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아예 뒤로 돌아가서 걸어가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어쨌든 중소기업은 여전히 인력난을 겪고 있다. 미스매치가 크다는 것인데 이는 기존의 시스템이 이 사람들을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정부는 "이런 게 새로운 일자리이고 창조경제다" 이럴 게 아니라 왜 사람들이 여기로 몰리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정말로 의지가 있어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려는 사람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문제는 왜 열풍에 휩싸이는지, 기존 구조의 무엇이 문제인지 그걸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