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떠나는 아이들⑤]전문가들 "현실 모르는 탁상행정…'청소년복지 일부개정법안'비판

'가출팸'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관련된 '청소년복지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22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회부돼 심사중이다. 하지만 가출팸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법률안에 대해 고개를 내젓는 분위기다.
민현주 의원(새누리당) 등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 12명이 발의한 법안은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쉼터에 대한 운영지원과 평가 △기관간 협력체계 구축 △전문인력 양성 등을 담당하는 '청소년가출예방지원센터'를 설치 운영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관련 예산도 포함돼 있다. 31일 개정안에 따른 추가재정소요 계획을 살펴보면 신설하려는 청소년가출예방 지원센터를 위해 2014년부터 23억7400만원, 2018년 28억5200만원까지 올려 5년간 127억4000만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협의회 수준에 머물러 있는 쉼터를 여성가족부 차원에서 관리 감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선 이 법안에 대해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법안에 구체적인 내용이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직접 가출청소년을 접하는 여러 명의 쉼터 관계자들에게 관련 법안 내용을 확인해본 결과, 단 1명도 관련 법안 개정안에 대해 알고 있지 못했다.
한 쉼터 관계자는 "누구와 상의하고 만든 법안인지 모르겠다"며 "새로운 센터를 설치해서 어떤 부분을 관리 감독하고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현재 전문가들이 '가출팸'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문제로 꼽는 것은 쉼터의 절대 부족이다. 국내 쉼터 수는 서울 11개, 경기 21개 등 전국에 총 92개이다. 하지만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쉼터의 경우 수용인원이 15명에 불과할 정도로 미흡하다.

2008년 2만3000여명이었던 가출청소년 수가 지난해 2만9000여명을 수준으로 증가해 연평균 5.9%씩 가출청소년 수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 가출청소년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 있는 가출팸 전문가들은 관리 감독기구를 신설하거나 이와 관련한 예산을 늘린다고 해서 가출팸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사회 전반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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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팸 문제와 관련, 모범사례로 꼽히는 홍콩의 경우 내로라 하는 거대 기업들이 가출청소년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쉼터 제공 문제를 위해 대기업들이 사옥 임대를 무상 제공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통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천민영 좋은세상 활동가는 "해외에선 대기업이 사옥 무상임대 등을 통해 도심 한복판에 가출팸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며 "현재 쉼터는 열악한 시설과 외진 위치로 인해 청소년들이 찾지 않는 등 기업을 비롯한 사회 전반적으로 이들을 양지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