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심각해지는데… 인재없어 학교 세우는 기업들

청년실업 심각해지는데… 인재없어 학교 세우는 기업들

구경민 기자
2013.10.25 06:21

[대한민국 취업전쟁](5-2) 조선업, 국내선 3D 업종으로 기피…외국인 근로자 늘어

대우조선해양의 거제 조선소에서 외국인 직원이 설계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거제 조선소에서 외국인 직원이 설계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필리핀 출신 슐라밋씨(34)는 경남 거제도의 한 대형조선사 협력업체에서 일한 지 올해로 3년째다. 그는 강철을 절단하는 일을 한다. 매일 열과 싸워야 하지만 한국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고 싶어한다. 월급이 필리핀보다 10배 많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온 마하델게씨(47)는 5년 넘게 조선업체에서 설계업무를 맡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관련 설계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높은 몸값을 받고 한국에 오게 됐다. 복지도 기대 이상이고 한국어까지 덤으로 교육을 받아 일할 맛이 절로 난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129,100원 ▼900 -0.69%)의 사내 협력업체에는 1200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사내 협력업체에도 각각 1000명, 800명의 외국인이 일한다. 조선업종은 대부분 철근 등 무거운 물건을 나르거나 용접보조 일을 하는데 한 달에 200만원 이상 받을 수 있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국 조선업은 세계 1위로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한다. 정작 한국 젊은이들이 '빅3' 조선사를 제외하고 수만 개의 협력업체는 꺼려 그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가 메운다. 취업전쟁이 치열하지만 눈높이를 조금 낮춘다면 일자리를 확보할 여지는 적잖은 셈이다.

고급인력에서도 외국인 비중이 커지고 있다. 마하델게씨처럼 전문직으로 일하는 외국인은 '빅3' 조선사에 각각 100명 안팎이다. 국내에서 전문인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고육직책으로 사내에 교육기관을 설립해 직접 인재육성에 나서기도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업계에서 처음으로 중공업사관학교를 운영한다.

이 학교는 고졸채용을 주도하는 요람으로 불린다. 입학과 함께 채용이 보장되는 중공업사관학교 합격자 중에는 외국어고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등 명문고 졸업생이 10%를 웃돈다. 지난해 10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이 학교를 졸업하면 전문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학업성적과 근무태도가 우수한 인원에 한해 학사학위 취득까지 지원한다.

현대중공업(404,500원 ▼9,000 -2.18%)도 지난해 사내대학인 '현대중공업공과대학'을 설립했다. 99년부터 중·고졸 직원들에게 배움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운영하던 1년 과정의 '현중기술대학'을 2년제 전문학사 과정으로 개편한 것으로, 교육부에서 설립허가를 받았다.

현대중공업공과대학은 조선해양학과와 기계전기학과 2개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전공관련 전문지식은 물론 인문·교양·외국어 등 기초 소양교육까지 받는다. 이를 통해 현장실무와 이론을 두루 갖춘 산업현장의 핵심리더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올해로 개원 41년을 맞은 '현대중공업기술교육원'은 국내 중공업분야 최고의 기능인 양성기관이다. 다양한 기자재와 현장밀착형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약 16만명의 기술인력을 배출했다.

삼성중공업(28,550원 ▲50 +0.18%)도 2004년부터 사내에 전문학사 과정인 '삼성중공업공과대학'을 운영해왔다. 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현장밀착형 인재양성을 위해 '드림아카데미'라는 교육과정을 설립했고, 2006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정식으로 사내대학 인가도 받았다. 2007년부터는 '삼성중공업공과대학'으로 운영중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등학교나 대학이 보다 전문화된 직업교육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면 회사에서 사내대학까지 만들어 인재를 직접 양성하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3D' 업종이더라도 젊은이들이 기피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만들어 나간다면 일자리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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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구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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