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해친 대공원 호랑이 '사살 논란'

사람 해친 대공원 호랑이 '사살 논란'

박상빈 기자
2013.11.25 15:08
(과천=뉴스1) 안은나 기자 24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 임시 사육장에서 시베리아 호랑이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날 오전 시베리아 호랑이가 관리자 통로까지 나와 사육사의 목 부위를 무는 사고가 발생해 사고를 당한 사육사 심모씨(52)는 한림대 평촌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관계자와 관람객 등 추가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공원 측은 사육사가 먹이를 준뒤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아 이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2013.11.24/뉴스1
(과천=뉴스1) 안은나 기자 24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 임시 사육장에서 시베리아 호랑이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날 오전 시베리아 호랑이가 관리자 통로까지 나와 사육사의 목 부위를 무는 사고가 발생해 사고를 당한 사육사 심모씨(52)는 한림대 평촌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관계자와 관람객 등 추가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공원 측은 사육사가 먹이를 준뒤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아 이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2013.11.24/뉴스1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사 목덜미를 물어 중태에 빠뜨린 호랑이에 대한 '사살'논란이 일고 있다. 멧돼지나 맹견, 곰 등 맹수가 사람을 해치면 현장에서 사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공원 호랑이'는 인명피해를 입히고도 극약처방을 하지 않아 형평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처리방법을 달리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대공원 호랑이가 추가로 사육사를 공격하지 않았고, 러시아로부터 기증받은 '외교 호랑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즉시 사살조치가 내려지지 못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4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시베리아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 수컷 3년생 '로스토프'가 실내 방사장 문을 열고 나와 사육사 심모씨(52)의 목 부위를 무는 사고가 발생했다.

심씨는 출동한 응급대원에 의해 긴급구조 돼 한림대 평촌 병원으로 이송됐다. 심씨는 오후 7시10분쯤 아주대병원으로 다시 옮겨지며 치료 받고 있지만 25일 현재 중태로 알려졌다. 서울대공원은 '사고 호랑이'에 대해 국내·외 사례를 검토한 뒤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선 17일 제주의 한 관광지에서는 사육사 임모씨(79)가 반달곰 사육장을 청소하던 중 반달곰 2마리에게 공격 당해 현장에서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경찰 등은 마취제 사용 등이 여의치 않자 권총과 K2 소총을 이용해 반달곰을 사살한 후 사육사를 수습했다.

호랑이 등 동물원 맹수가 사고를 일으켰을 때 사살 등 처리는 명확히 규정된 게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멧돼지 등 경우는 유해야생동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현장 판단에 따라 사살된다"며 "이와 달리 동물원에서 일어난 사고는 동물원이 마련한 자체 매뉴얼에 따라 사고 대응이 진행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현장 판단과 자체 매뉴얼에 따라 사살 생존 여부를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제주 관광지의 반달곰은 마취제를 사용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해 총기류를 이용해 대응했다. 하지만 이날 대공원 호랑이는 사육사 공격 후 스스로 우리로 들어 간데다, 추가 위협이 없었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도심에 출몰한 멧돼지 등 야생동물에 대한 사살은 엄격히 진행된다. 인명 피해를 일으키지 않아도 넓은 장소에서 어떻게 반응할 지 모르기 때문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으로 수차례 사살된 바 있다.

정부 차원에서 사고 대응 매뉴얼은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호랑이 등은 멸종위기종에 대한 보호사업이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지만 인명 피해에 대한 정부의 대응 매뉴얼은 없다"고 전했다.

야생동물 단체도 동물원의 판단에 대응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관계자는 "애초 동물에 대한 사살 규정은 상황에 따른 편"이라며 "특히 서울대공원의 사고는 사육되던 동물이 먹이를 주는 사육사를 공격한 사고임으로 멧돼지 등 야생동물 사살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형욱 서울대공원 홍보팀장은 사살논쟁과 관련해 "애초 사육사를 공격한 동물에 대한 사후 사살 규정 등은 없다"며 "해당 동물에 의해 인명피해가 있었지만 우리로 스스로 들어간 호랑이를 생명 존중 차원에 굳이 죽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푸틴이 준 호랑이'와 관련해서는 "호랑이 로스토프를 위한 특별대우는 동물원 내 없다"고 강조했다. 로스토프는 2011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당시 총리)가 한-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기증한 호랑이다.

일부에서는 사고 이후에도 호랑이를 관람케 한 점을 비난하고 있다. 오모씨(41)는 "사람을 문 호랑이가 상당히 불안한 심리상태로 보이지만 사고 이후에도 우리 안에서 관람을 시킨 점은 동물원측의 대응이 안이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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