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7일째] 찢기는 가슴, 절규하는 부모…희망 사라지고 있는 팽목항

#1"○○야, 일어나봐. 일어나봐. 엄마 어떻게 살아. 우리 새끼 어떡해…"
차디찬 바다에서 올라온 아이를 보고 어머니는 울부짖었다. 찢기는 목소리는 절규에 가까웠다. 공기는 무거웠고 지켜보는 이들의 눈시울은 붉어져 갔다. 어느 한 명도 고개를 들지 못 했다. 떨군 얼굴에는 눈물이 흘렀다.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지 7일째, 희생자가 인양되고 있는 전남 진도군 팽목항. 쌀쌀한 바닷바람에 파도는 낮았다. 실종자 가족의 슬픔은 한(恨)이 되어 항구를 휘감았다.
오전 10시13분쯤 선착장에서 인양된 희생자는 기다리던 가족을 마주했다. 일주일이 지난 만남이었다. 얇은 천막벽 사이로 울음소리가 새 나왔다.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울음은 터져 나왔다. 사무치는 흐느낌에 기다리던 다른 가족도, 취재진도, 경찰도 눈시울을 붉혔다.
#2죽은 자식을 마주한다는 것은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시신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이미 들어 알고 있었지만 통곡은 반복됐다. "우리 새끼 불쌍해서 어떡해…"
차디찬 시신으로 돌아온 이씨(36)의 어머니는 얼굴을 떨구고 두 손으로 가렸다. 어머니는 비극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아들이 있는 천막으로 향했다. 이미 기력을 잃은 목소리가 작게 찢겨 나왔다. 크지 않은 속 끓는 울음이 공기를 무겁게 했다.
#3이씨의 어머니보다 먼저 딸의 죽음을 확인한 다른 엄마는 가족 대피소로 돌아왔다. 다른 가족의 부축을 받고 의자에 앉은 그녀는 딸의 죽음을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언니, 우리 ○○ 데려와줘. ○○ 없이는 못 살아…"
희생자의 할머니는 엄마에게 "정신차려"라고 말을 내뱉었지만 이내 함께 울고 말았다. 결국 실신한 엄마는 오전 10시37분쯤 업힌 채 실려갔다. 가족 대피소에 어느 누구도 말을 뱉지 못했다.
모든 이들의 아픔은 침묵이 됐다. 자식을, 친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답답함과 미안함, 죄책감이 교차하기를 반복했다. 침몰 일주일째, 팽목항은 희망이 사라진 모습이었다. 다가올 아픔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오전 10시46분쯤 가족들은 선착장에 도착한 희생자를 기다리며 다시 동요했다. 차디찬 바람은 피할 수 없는 아픔에 생채기를 냈다. 슬픔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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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아직 돌아오지 않은 딸을 기다린 이모양의 아버지는 "여기 있지 말자"고 아내에게 말했다. 다가올 아픔에 아내 걱정이 컸다. "나 여기 있겠다고. 안 힘들어." 엄마는 버텼다.
오전 10시58분쯤 자녀를 기다리던 또 다른 아버지는 전화를 받았다. 항구에 나와 기다렸던 자식이 이미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아내에게 전화한 남편은 눈물을 참으며 신발로 돌밭을 훑었다. 아버지는 서둘러 자동차로 이동했다. 지인은 "운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