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명예훼손" 고소… 승무원 "성추행이라 한 적 없다"

이륙 직전 전력 이상 징후를 보인 항공기 안에서 탑승객이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승객과 승무원 간에 성추행 시비가 벌어졌으나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해당 승객은 항공사 승무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다.
◇고씨 "가족 앞에서 성추행범으로 몰았다"
사건은 지난달 27일 새벽 0시50분 출발한 방콕발 부산행 제주항공 7C2252편에서 일어났다. 승객 탑승이 완료된 뒤 이륙직전 항공기의 엔진소리가 멎고 기내가 깜깜해졌다.
사건 당사자인 고씨(49, 남)는 지난 1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두 차례 충분히 들릴 만한 목소리로 승무원을 호출했으나 아무도 오지 않아 큰 목소리로 승무원을 불러 항공기 상태에 대해 물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고씨는 "그런데 한 승무원과 이야기 하는 도중 A승무원이 다가와 나와 대화중인 승무원을 다른 곳으로 보냈다"며 "이에 A승무원에게 '왜 대화중인 승무원을 보내느냐, 당신은 가라'고 말하며 손을 내저었고 이후 이 승무원은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그런데 엔진소리가 멎고 나서 30~40분 뒤 항공기가 정상 전력을 회복해 이륙했고 이후 30분~1시간이 지났을 즈음 A승무원이 고씨를 불렀다.
고씨에 따르면 A승무원은 고씨에게 큰 소리로 항의한데 대해 고성방가로 경고장을 발부하겠다고 했다. 이에 고씨는 수차례 호출에도 승무원이 오지 않은 것을 지적하고 승객들에게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사과 방송을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A승무원이 "경고장을 거부하면 성추행범으로 고소하겠다"며 "아까 저에게 가라고 손짓할 때 (고씨의) 손이 내 허리에 스쳤다. 성추행이다"라고 위협했다는 것이 고씨의 주장이다. 고씨가 승무원의 허리에 손이 닿은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A승무원은 '부산 도착 후 성추행범으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재차 말했다는 것.
고씨는 "그러나 항공기에서 내리면서 A승무원에게 공항 경찰이나 관련 부서로 가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을 요구하자 A승무원은 이내 입장을 바꿔 성추행이라고 말한 적이 없고 다른 승객들이 내려야 하는데 업무에 방해가 된다며 이동해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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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주변 승객들도 승무원의 성추행 발언을 들었다며 시간은 상관없으니 얼마든지 이야기하라고 말해 계속해서 사과를 요구했지만 그 승무원은 성추행이라고 한 적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만약 그 승무원이 잘못을 인정하고 정중히 사과했더라면 주의를 주고 넘길 일이었는데 끝까지 발뺌하는데 기가 막혔다"고 토로했다.
◇제주항공 "성추행이란 말 먼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주항공 측은 입장은 고씨의 주장과 다르다.
2일 제주항공 측 관계자는 고씨가 승무원을 호출했을 당시 상황에 대해 "당시 승객들의 혼란으로 기내가 소란스러운 와중에 고씨가 큰 소리로 승무원을 불렀다"며 "고씨가 목소리를 높여 항의하던 중 A승무원을 먼저 강하게 밀쳤고 이에 A승무원이 몇 발자국 뒤로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이륙 후 해당 승무원이 고씨를 호출한 상황에 대해 이 관계자는 "A승무원은 지연 이륙한데 대해 먼저 사과하면서 고성방가와 신체적 접촉이 있었던 데 대해 경고장을 발부하겠다고 안내했다"며 "이에 그 승객이 '내가 밀쳤던 것이 성추행이라도 된다는 거냐'고 반발했다"고 말했다. A승무원이 먼저 '성추행'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는 것이 제주항공 측 설명이다.
한편 고씨는 "항공기 이상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으나 대답도 하지 않고 오히려 가족들 앞에서 성추행범으로 몰려 심한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며 "명예훼손으로 A승무원을 부산 서부경찰서에 고소한 상태이며 고소장은 지난달 30일 접수돼 처리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