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에도…"과일박쥐 사냥 계속"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에도…"과일박쥐 사냥 계속"

이슈팀 박다해 기자
2014.08.09 10:44

현지 의료진, "식습관 못바꾼다"는 주민에 어려움 겪어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에볼라 바이러스는 과일박쥐, 원숭이 등 야생동물을 날것 그대로 먹는 서아프리카 주민들의 식습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의료진들은 이러한 식습관을 '전통'이라며 바꾸지 않으려는 주민들 때문에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애를 먹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기니에서 감염방지 캠페인을 벌이고, 남부 기니의 마을 시장에서도 야생동물이 사라졌지만 주민들이 여전히 과일박쥐, 설치류, 영양 등을 섭취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과일박쥐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중간 숙주로 이를 직접 섭취할 경우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 과일과 꽃의 꿀, 꽃가루 등을 주 먹이로 해 '과일박쥐'란 이름이 붙은 이 야생박쥐는 서아프리카 주민들의 주요 단백질 섭취원이다.

현지 주민들은 정부당국과 구호단체가 이같은 사냥을 막는 것이 전통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이미 사냥이 일상화돼 있어 가축을 사육하기 어렵기 때문에 야생동물 섭취를 금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한 주민은 "죽어야 한다면 죽겠지만 전통을 버리는 것은 다른 일"이라며 식습관을 바꾸는 것에 적대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가디언은 현지 주민들의 부족한 지식과 시골 지역의 미신, 국경을 오가는 주민들과 열악한 공공의료시설 등이 에볼라 바이러스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을 매개로 하는 전염병은 과거에도 인류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 바 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나 '조류인플루엔자'(AI)가 그 예다.

2003년 중국을 강타한 사스 역시 중국 남부 광둥성 한 동굴의 박쥐에서 비롯됐다. 박쥐에 있던 사스바이러스가 인근 사향고양이로 옮겼고 이 고양이를 요리하던 요리사가 사스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후 그를 치료하던 의료진에 의해 빠르게 확산됐다. 당시 미국, 캐나다를 비롯해 유럽과 한국, 일본 등 전세계 32개국에서 8만3000여명이 감염됐다. 세계보건기구는 2003년 7월 대만을 마지막으로 사스 완전 종료 선언을 했다.

'조류독감'이라고도 불리는 조류인플루엔자는 닭, 오리 등 야생조류 등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전염병이다. 주로 조류와 직접 접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며 조류의 배설물이 주요 매개채가 된다. 사람 사이의 감염 가능성은 낮지만 인체에 감염되면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중국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의 일종인 H7N9 바이러스로 올 봄 450명이 감염됐고 165명이 숨졌다.

이밖에도 지난 4월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메르스'(MERS)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도 했다. 중동에서 발생해 '메르스'(MERS)라는 이름이 붙은 이 바이러스 역시 박쥐에서 비롯됐다. 이후 낙타 등이 매개 동물이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병된 뒤 2년 동안 중동에서만 290여 명의 사망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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