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헬기 기장 증인신문서 밝혀진 구멍난 교신체계

세월호 침몰 직후 현장에 출동한 목포항공대 헬기가 해경 상황실에 수차례 사고 관련 정보를 물었으나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한 사실이 법정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사고 상황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출동한 뒤 뒤늦게 사고 정보를 물었지만 응답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구멍난 교신체계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19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준석 선장(69) 등 선원 15명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헬기 511호의 기장 양모씨(47)는 출동 당시 단순히 여객선이 침몰했다는 정보 외에 승객 수나 위치 등 세월호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사고 당일 오전 9시5분쯤 헬기에 올라탄 뒤 현장으로 가는 도중 수차례 세월호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으나 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양씨는 "'TRS(주파수 공용통신)로 '현재 새로운 정보가 있습니까'라고 물었지만 응답이 없었다"며 "(교신을)계속 시도하면서 세 번 정도 물었지만 답이 없어서 그냥 갔다"고 털어놨다.
선박 상황에 대한 정보없이 출동한 이유에 대해서는 "통상 가지고 가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가장 신속하게 현장으로 이동해서 인명구조 활동을 하는 게 목적"이라며 "승객 수 등 다 알고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만약 늦게 갔을 때 차후에 발생하는 문제가 더 크다"고 답했다.
또 출동 과정에서 123함정과 상황실 사이의 교신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구조를 위해 라디오 볼륨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모순적인 답변을 내놔 검찰과 설전을 벌였다.
양씨는 "구조상황에 들어가게 되면 온 정신을 집중해 구조해야 하기 때문에 기장은 라디오 소리를 줄일 수 밖에 없다"며 "항공기가 인명구조 활동에 들어가면 모든 라디오 교신을 오프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TRS를 통해 상황실에서 지령을 받아야 하는데 승객들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시를 안받겠다는 것이냐"라고 물었고 양씨는 "라디오 소리때문에 어느 한 쪽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볼륨을 줄이지 않고는 임무를 수행하기가 곤란하다"고 받아쳤다.
헬기 512호의 기장을 맡았던 김모씨(44) 역시 "511호가 도착한 뒤 123함정이 헬기가 항공에서 구조해야한다고 교신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123함정과 따로 교신한 것이 없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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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해경 상황실과도 교신하지 않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구조활동을 할 때 저는 볼륨을 줄여놨고 부기장이 무전을 잡았다"며 "현장에 도착한 이후에는 전혀 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