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스트레스 돋구는 말 '베스트 5'
세상이 달라졌다지만 며느리들에게 명절은 여전히 쉽지 않은 미션이다. 맞벌이 며느리들 사이에선 연휴가 아니라 무임금 특근일이라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직장일과 집안 살림을 챙기느라 머리가 복잡한 며느리들은 모처럼의 연휴 기간 이런 말에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1. "○○(시누이) 온다는데 보고 가렴."
김모씨(33·여)는 올 추석 시댁에서 차례를 지내고 친정집에 가려다 시어머니의 얘기에 한숨이 나왔다. 지난해 가을 결혼한 시누이가 두세 시간 뒤에 온다니 보고 가라는 것.
지난 설 연휴에도 시누이를 기다리느라 친정에 못 갔던 김씨는 '또 이러시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시어머니는 서운해서 잡는다고 하지만 김씨는 그런 시어머니가 더 서운했다.
설 연휴에는 일찌감치 친정으로 건너온 시누이 시중을 들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남편이 미안했던지 이번에는 편을 들어줘서 간신히 제 시간에 시댁을 나올 수 있었다.
김씨는 "나도 누군가의 딸이고 친정 부모님도 시부모님과 같은 마음일텐데 그건 왜 몰라주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 "우리 아들은 안 그랬는데 얘는 누구를 닮아 이러는지 모르겠구나."
결혼 5년 만에 첫 아이를 낳은 채모씨는 출산 뒤부터 명절 때 시댁 가는 게 불편해졌다. 이제 두 돌 된 아들이 떼를 쓸 때마다 시어머니는 "누굴 닮아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아이가 잘하는 것은 "아이 아빠를 닮아 그런 것"이고 잘못하는 것은 "누굴 닮아 그러는지 모르겠다"다.
무심코 나온 말일 수도 있지만 한두 번 듣는 말이 아니라 김씨에게는 상처가 됐다. 아이 아빠는 안 그랬다는 말이 자신은 물론, 친정 식구들을 타박하는 말로 들리는 게 사실이다. 남편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불편한 마음이 전해지길 바랐지만 올 추석에도 똑같은 얘기를 들었다.
3. "너는 참 복도 많다. 이런 남편이 또 어디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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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4년차 맞벌이 며느리 한모씨(36)는 올해도 시어머니의 '아들 자랑'을 들었다. 결혼 초 남편의 어린 시절 얘기를 화제로 올리던 시어머니는 몇 년 전부터 "이런 남편이 또 어디 있겠냐", "이런 남편과 사는 며느리가 참 복이 많은 것 같다"처럼 남편을 두둔하는 얘기를 자주 하신다.
한씨는 남편과 사이가 좋아 크게 불만은 없지만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시댁이 멀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한씨는 "꼭 염두에 둔 말씀은 아니겠지만 남편과 다툴 때마다 시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난다"며 "명절마다 시어머니께 이런 얘기를 듣는 게 솔직히 좋진 않다"고 말했다.
4. "우리는 대충 먹자."
지난 6월 결혼한 장모씨(31)는 추석 연휴 친지들 식사를 준비하다 남몰래 서운한 눈물을 흘렸다. 시댁에서 식사를 차리다 새로 지은 밥이 부족하자 시어머니가 식은 밥 몇 덩어리를 가져와 "우리는 이걸로 먹자"고 했던 것.
장씨는 먼저 차린 밥에서 조금씩 나누면 시어머니와 자신의 밥 두 그릇은 나오겠다고 생각했지만 "번거롭게 일을 두 번 하려고 하냐"는 시어머니의 얘기에 주걱을 내려놨다. 결국 불편한 마음에 찬밥을 먹다 급체하는 바람에 밤새 고생을 했다.
장씨는 "며느리를 찬밥 취급하려고 한 것은 아니겠지만 결혼 전과 다른 느낌의 명절에 친정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5. "이거 우리집 가져가자."
결혼 2년차 새댁 유모씨(33)는 추석 귀향길에 오르기 전 남편과 말다툼을 했다. 평소 선물이라고는 할 줄 모르는 무심한 사람인 줄 알았건만 회사에서 나온 영양제, 화장품 등을 시댁 선물로 챙기는 모습에 마음이 상했다.
결국 남편에게 양보했지만 연휴 내내 마음 한편이 답답했다. 유씨는 "말이라도 장모님 드릴까 하면 알아서 시댁을 챙길텐데 뭐만 생기면 '우리집 우리집' 한다"며 "그래도 귀경길에 '여보가 제일 고생했다'면 아양을 부리는 걸 보면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