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 사고'…법적 배상 책임은?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 사고'…법적 배상 책임은?

황재하 기자
2014.10.19 06:10

법조계 전문가 "주관·주최 측 과실 비율 50% 넘지 않을 것"

지난 17일 저녁 경기 성남 분당구 판교동 유스페이스 앞 환풍기 붕괴 추락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 사진=뉴스1
지난 17일 저녁 경기 성남 분당구 판교동 유스페이스 앞 환풍기 붕괴 추락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 사진=뉴스1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발생한 사고 피해자들이 법적인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안전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나면 주관·주최 측에 배상 책임이 있지만, 사고 상황과 판례를 종합해볼 때 법적으로 피해자들의 책임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경기 성남에서 지난 17일 열린 '제1회 판교 테크노밸리 축제'에서 지하철 환풍구 덮개가 무대를 자세히 보기 위해 올라선 관객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추락,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2011년 환풍구가 깨지며 추락한 초등학생 박모군 부모가 아파트 관리회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박군은 경기 화성에 있는 아파트 단지 놀이터 근처 주차장 환풍구 지붕에서 놀다가 사고를 당했고, 뇌신경이 손상되는 등 영구적 장애를 입었다.

재판부는 "아이들이 가까이 접근할 수 있어 사고 위험이 예상되는데도 접근을 금지하기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다"며 아파트 관리회사 등의 과실을 인정, 총 1억3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박군도 사고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박군과 부모 측의 과실비율을 40%, 아파트 관리회사 등의 책임은 60%로 인정했다. 사고 원인이 박군에게도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태크노밸리 환풍구 추락 사고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박군보다 과실비율이 높게 인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되면 피해자들의 책임이 높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관·주최 측 과실비율은 5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이었던 박군과 달리 20대 이상인 피해자들은 환풍구의 위험성을 판단할 능력이 높고, 환풍구에 20여명이 한꺼번에 올라가는 등 사고 위험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행사 진행자가 "위험하니 환풍구에서 내려가라"고 주의를 줬던 점도 피해자들의 과실비율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초등학생 1명이 올라가서 환풍구가 무너진 박군의 사고와 비교하면 이번 사건은 피해자들의 과실이 훨씬 크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관·주최 측의 관리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전요원을 투입해 환풍구에 올라갈 수 없도록 통제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인정되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어떤 행사든 다중을 모집한 이에게는 책임이 따른다"며 "그 책임은 결국 그 행사로 인해 이익을 얻는 이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행사로 인해 홍보 효과 등을 누릴 계획이었던 경기과학기술진흥원과 경기도 등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최 대변인은 또 "공연이 열린 장소의 관리 주체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만약 추후 환풍구에 하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판교 테크노밸리의 관리 주체는 다시 시공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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