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보는세상]

올해부터 바뀌는 수많은 제도 중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단연 금연관련 정책이다.
담뱃값은 2000원 올랐고 모든 음식점 내 흡연은 전면 금지됐다. 3월부터 강남대로 금연거리는 더욱 확대되는데다 4월부터는 이용자가 많은 지하철역 주변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른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새해 첫날 A편의점의 담배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58.3%, B편의점 판매량은 54% 감소해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했다.
워낙 연초에는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 담배 판매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올해는 담뱃값 인상과 그에 따른 지난 연말 사재기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판매량 감소폭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강도높은 금연정책에 흡연자들의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과도한 가격 인상에 대한 불만도 불만이지만 흡연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어가면서도 마땅한 흡연공간이 없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다 보면 여학생들이 흘끔거리며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 마치 죄인이 된 것 같다는 흡연자들의 경험담(?)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담배부담금으로 불리는 건강증진부담금은 기존 1갑당 354원에서 841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올해 건강증진기금을 지난해 보다 약 40% 증가한 3조2762억원으로 책정했고 이중 기금운용 경비 등을 제외한 기금사업비로 2조7189억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건강증진기금은 1995년 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담뱃세를 재원으로 1997년부터 조성됐다. 흡연자를 위한 건강증진 사업 추진을 위한 정책자금 확보가 목적인 만큼 재정원칙으로 따진다면 담배부담금은 부담금 납부의무자인 흡연자의 집단적 이익을 위해 우선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 세금이 흡연자들을 위해 적절히 쓰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흡연자들의 불만이다. 실제 복지부가 발표한 올해 건강증진기금 사업 구성에 따르면 건강증진 사업에 투입하는 돈은 기금 사업비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른바 흡연자들의 조세 저항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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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회에서는 담뱃값 인상을 저울질 하면서 흡연자 권리 보장 법안들도 함께 검토됐었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을 금연사업과 담배 후유증 치료에 주로 쓰도록 하는 법안,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는 반드시 흡연 장소를 마련하도록 하는 법안, 금연구역에 반드시 흡연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이 담긴 법안 등이 제출 혹은 준비 중이었으나 모두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흡연자들을 위한 공간이 없어지면서 길거리 흡연, 이른바 '길빵'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칸막이 조차 없는 흡연구역만 즐비하다면 비흡연자들의 불편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울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 아닌, 눈치보지 않고 떳떳하게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제대로 된 흡연시설을 갖춰달라는 흡연자들의 요구가 비흡연자에게도 전혀 무리한 요구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