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폐지에 "시대가 바뀌었다" vs "가정파탄 늘것" 논란

간통죄 폐지에 "시대가 바뀌었다" vs "가정파탄 늘것" 논란

신희은 기자, 김민중 기자
2015.02.26 15:16

헌법재판관 9명 중 7명 '위헌' 결정...젊은층 "법적제재는 시대 뒤떨어져"

26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명 가운데 7의 찬성으로 형법 241조 간통죄 처벌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에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사진제공=뉴스1 박정호 기자.
26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명 가운데 7의 찬성으로 형법 241조 간통죄 처벌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에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사진제공=뉴스1 박정호 기자.

헌법재판소가 간통죄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환영과 반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상당수가 개인의 사생활과 성적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간통죄 폐지를 찬성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반면 가정파탄을 야기한 배우자에 대한 형사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잖았다.

서울 논현동에 사는 김모씨(26·미혼)는 "기본적으로 사람마다 가치관, 연애관이 다른데 이를 법으로 강제 통제하면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부작용만 일으킬 뿐"이라며 간통제 폐지를 환영했다.

서울 염창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2·기혼)도 "이혼과 위자료, 재산분할 등 민사적인 분쟁이 발생하는데 간통으로 형사처벌까지 하는 건 과한 것 같다"며 헌재 판결을 지지했다. 김씨는 "차라리 이혼 책임이 있는 일방에게 위자료를 강하게 부과하고 자녀가 있으면 양육에 지장이 없도록 양육비 부담을 현실화 하는게 낫다"며 "간통죄가 그동안 흥신소들만 먹여 살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경기 일산에 사는 직장인 한모씨(35·여·기혼)는 "간통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지만 법적으로 제재를 하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다"며 "당사자들끼리 민사소통을 통해 해결해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에 사는 40대 공무원 박모씨(기혼)는 "남녀 간의 사랑 문제와 성적 자유를 국가가 통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며 "유부남, 유부녀의 신분으로 바람을 핀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수는 있지만 형사처벌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북 지역에 거주하는 50대 신모씨(기혼)는 "헌재의 간통죄 위헌 판결로 가정파탄 사례가 더 늘고 사랑으로 포장한 불륜이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안 그래도 '애인이 없으면 바보'라고 할 정도로 혼탁한 사회에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존치됐어야 하는 제도"라고 반박했다.

전북 지역에 사는 60대 박모씨(여·기혼)도 "간통으로 형사처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사라지면 재력 있는 사람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불륜을 저지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시대가 변했다지만 너무나 섣부른 결정"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구에 거주하는 이모씨(29·미혼)는 "간통제 폐지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외국 대부분이 폐지했다고는 하지만 그건 그 나라의 문화가 그런 것이고 유교 기반의 우리나라에서 간통이 가족 공동체를 파괴하는 주범인데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의정부지방법원과 수원지방법원이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와 상간한 자도 같다'고 규정하고 있는 형법 241조 1항에 대해 낸 위헌법률심판 사건 등에 대해 위헌 결정했다. 9명의 재판관 중 7명이 위헌 의견을 냈다.

간통죄 처벌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한 헌재의 판단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가장 최근 결정인 2008년에는 위헌과 헌법 불합치 의견(5명)이 합헌 의견(4명)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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