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기사 '과속' 드러났는데 '밧줄' 값까지 청구…유족 "냉장고에 시신 '방치' 부패했는데, 돈 내라니" 분통

중국이 지난 7월 한국인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국 공무원 버스 추락 사고'에 대해 현장 수습비용 1억원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한 공무원의 유족들은 "현지 중국인 버스 기사의 과실로 일어난 사고를 수습하면서 한국에 돈을 내라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3일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연수원에 따르면 중국 길림성 지안시는 지난 10일 우리 지방행정연수원에 버스 사고 당시 현장 수습에 들어간 비용으로 한화 1억여원을 청구했다.
지안시 측은 △현장 출동한 장비에 사용된 유류비 △중국 공안 등 현장 출동인원에 쓰인 식대 △버스를 견인하는데 쓰인 밧줄 등 장비 사용료 등 세부 항목을 열거하며 이 같은 금액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지방행정연수원은 중국 측의 비용 청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주낙영 지방행정연수원장은 이같은 청구를 받고 중국 영사에 강력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수원 관계자는 "해당 사고는 중국 현지 여행사에서 고용한 현지 운전사의 과속으로 발생했다"며 "해당 여행사에 문제를 제기할 일인데도 중국은 피해자인 우리나라에 1억원을 청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로 인해 사망한 공무원의 유족들도 중국 측의 '적반하장' 격 처사에 분노 섞인 눈물을 쏟았다.
사망한 광주시청 소속 공무원의 아내 이모씨(53)는 "중국 측이 냉동고도 아닌 일반 상점에서 쓰이는 냉장고에 시신을 안치해 남편 시신이 부풀어 오르고 냄새가 나는 등 부패되기까지 했다"며 "뒷좌석을 뜯어낸 일반 승합차를 시신 운구에 써놓고 1억원을 청구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흐느꼈다.
이씨는 "중국 자국민이 자국에서 타국민을 상대로 낸 사고"라며 "중국 측의 잘못이 없다면 모를까 정서상 도의라는 게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예고되지 않은 이별에 우리 국민들의 가정들이 처참히 부서졌는데, 우리 정부에 1억원을 청구하다니 기가막힐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연수원 관계자는 "문화가 달라 수용할 건 수용한다 하더라도 (중국 측의 청구에) 이해 못할 부분이 적지 않다"며 "현재 청구비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국가간의 일이라 언급하기 예민한 사항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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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7월1일 오후 4시30분쯤(한국시간) 지안시에서 '고구려·발해·항일독립운동 유적지 역사탐방' 공무원 현장학습 도중 한국인 26명과 중국인 2명을 태운 버스 1대가 교량 밑으로 추락해 공무원 9명과 가이드 1명 등 한국인 10명, 중국인 운전자 1명이 목숨을 잃고 1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최두영 전 지방행정연수원장이 사고 수습을 위해 현지로 급파됐으나 책임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사고 이후 중국 공안은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를 조사한 결과 운전사 왕모씨(39)의 과속과 커브길 운전부주의가 원인으로 보인다"며 "왕씨는 제한속도인 시속 40㎞를 초과해 시속 64~88㎞로 주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혀 자국민의 과실을 인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