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알파고 9단… 동양에서 9는 '최고'의 뜻


"'알파고'에게 프로 명예 9단 명예단증을 수여하겠다."
한국기원이 오늘 이세돌 9단과의 5차 대국이 끝나고 열리는 폐막식에서 알파고에게 프로 명예 9단증을 수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세돌 9단을 상대로 깜짝 놀랄 실력을 보여줬고 한국 바둑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문득 바둑은 왜 9단이 최고일까 궁금해졌습니다. 바둑뿐만 아니라 태권도, 합기도, 무술 등 동양의 최고 단수는 모두 공통적으로 9단이 최고입니다(유도는 10단).
실력에 따라 '단'과 '급'이 붙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단은 1, 2, 3… 순서대로 숫자가 높아질수록 고수자이고, 급은 반대로 작을수록 고수자입니다. 워드프로세서 1, 2, 3급이라 할 경우 1급이 2급보다 실력이 더 우수하고 수준이 높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둑기사들은 아마추어에서 프로에 입문하는 순간 단수를 얻게 되는데 1단부터 시작해 9단까지 차례대로 올라갑니다. 이 단수의 기초가 된 것이 바로 예부터 중국에서 사용되어 오던 아홉 품계를 지칭하는 '위기구품(圍棋九品)' 입니다. 위기구품은 입신(入神), 좌조(坐照), 구체(具體), 통유(通幽), 용지(用智), 소교(小巧), 투력(鬪力), 약우(若愚), 수졸(守拙)을 말합니다.
이세돌 9단처럼 앉아서도 모든 변화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바둑의 신'의 경지에 오른 것을 '입신',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해 졸렬하게나마 지킬 줄 아는 단계의 1단 기사들은 '수졸'입니다.
또한 동양에서 '숫자 9'의 의미는 남다릅니다. 9는 자연수에서 가장 큰 숫자로 최고를 의미하는 상징적 숫자입니다. 그러고 보니 살림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살림 9단', 정치를 잘하는 사람에게는 '정치 9단', 야구 고수에게는 '야구 9단'으로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