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 세상] "쉬림프 피자 한판 배달이요"는 틀렸다

[e런 세상] "쉬림프 피자 한판 배달이요"는 틀렸다

나윤정 기자
2016.04.12 12:29

외래어표기법 무시한 기업광고들…'제품도 알리고 바른말도 알렸으면'

[편집자주]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정보와 감동을 재밌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좁게는 나의 이야기로부터 가족, 이웃의 이야기까지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쉬림프'로 적힌 피자 광고들. /출처=각사 홈페이지 캡처
'쉬림프'로 적힌 피자 광고들. /출처=각사 홈페이지 캡처

문 1. 외래어 표기가 옳지 않은 것은?

① flash - 플래시

② shrimp -쉬림프

③ presentation - 프레젠테이션

④ Newton – 뉴턴

며칠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다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오늘자 9급 공무원 시험 국어 1번 문제'라는 제목의 게시물 때문이었는데요. 외래어 표기가 잘못된 것을 찾는 문제인데 익숙한 말인데도 막상 헷갈립니다.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②번 '쉬림프'입니다. '슈림프'로 써야 맞습니다.

왜 그럴까요. 국립국어원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영어에서 sh[∫]는 어말(끝)에 위치하면 '시'로, 자음(알파벳에서 모음 a·e·i·o·u를 뺀 나머지) 앞에 오면 '슈'로 적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fish, flash는 sh가 어말에 위치하므로 각각 피시(피쉬×), 플래시(플래쉬×)로 적는 게 맞습니다. 반면 shrimp, shrub는 sh가 자음 앞에 오므로 슈림프(쉬림프×) 슈러브(쉬러브×)로 적어야 하고요.

낯선 외래어표기법 문제에 울상 짓는 사람은 당연히 수험생들일 텐데요. 불똥이 튄 곳이 또 있습니다. 다름 아닌 피자업체인데요. 일부 수험생이 평소 피자업체들이 '쉬림프 피자'로 광고해서 쉬림프가 맞는 줄 알았다고 주장해서입니다. 급기야 쉬림프로 광고하는 피자는 먹지 말자며 나름 억울함을 호소하기까지 합니다. 외래어표기를 잘못한 것은 인정 안할 수 없지만 난데없는 불똥에 피자업체들, 참 난감하겠는데요.

/사진 출처=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처
/사진 출처=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처

반면 칭찬받는 업체도 있습니다. '슈림프 버거'로 표기한 맥도날드인데요. 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슈림프 버거 자주 먹어서 정답 알았네요" "공부할 때 쉬림프 피자는 틀리고 슈림프 버거는 맞다고 기억해둬서 맞혔네요" 등 제품과 얽힌 사연도 올라왔습니다.

광고에서 외래어표기가 틀린 채 사용된 사례는 더 있습니다. 회원 3000만명, 제휴사 400여곳을 자랑하는 'OK캐쉬백'인데요. 저도 포인트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외래어표기법은 잘못됐습니다. 캐쉬백이 아니라 '캐시백'이 맞습니다.(cash-back, sh[∫]가 어말에 위치하므로)

바베큐는 '바비큐', 카라멜은 '캐러멜', 케익은 '케이크'로 써야 맞다. /사진 출처=각사 홈페이지 캡처
바베큐는 '바비큐', 카라멜은 '캐러멜', 케익은 '케이크'로 써야 맞다. /사진 출처=각사 홈페이지 캡처

제품으로 가면 더 많습니다. 케익, 바베큐, 카라멜, 도너츠 등은 모두 잘못된 표기입니다. 케이크, 바비큐, 캐러멜, 도넛이라고 써야 합니다.

이러한 외래어표기법에 대해 이렇게까지 표기해야 하느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사실 틀린 주장만은 아니죠. 말로 할 때는 상관없고 글로 쓸 때만 지켜야 하는 외래어표기법을 몰라도 실생활에 큰 문제는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기업 입장은 좀 다르죠. 광고가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를 원하면서 왜 제대로 된 표기법은 간과하는 걸까요. 기왕 광고하는 거 제품도 알리고, 바른 표기법도 알리면 일석이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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