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오늘...절대 권력 '공포의 상징' 사라지다

20년 전 오늘...절대 권력 '공포의 상징' 사라지다

이미영 기자
2016.08.04 05:52

[역사 속 오늘] 안기부 제1별관 철거… 국가정보원으로 이름 바꿔 내곡동 이전

국가안전기획부 제1별관이 1996년 8월4일 철거됐다. 본관은 2008년 리모델링 후 현재 서울유스호텔로 개관했다/사진=나무위키
국가안전기획부 제1별관이 1996년 8월4일 철거됐다. 본관은 2008년 리모델링 후 현재 서울유스호텔로 개관했다/사진=나무위키

"5, 4, 3, 2, 1"

남산에 위치한 길이 20미터, 지상 5층 높이의 하얀색 건물이 단 5초 만에 검은 먼지와 함께 사라졌다. 20여년 간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이름값'이 무색해졌다.

20년 전 오늘(1996년 8월4일) 서울 남산에 위치했던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제1별관 건물이 철거됐다. 안기부 건물 해체작업은 서울시가 정도 600년을 맞아 추진한 남산 제모습찾기 사업에 따른 것이다.

1980년 전두환 정권인 제5공화국 때 만들어진 안기부는 민중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남산에서 왔습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나는 새도 떨어뜨렸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정도. 박정희 정부 때 맹위를 떨친 '중앙정보부'가 그 전신이다.

중앙정보부가 대북 첩보활동보다 학생 운동권, 반정권 및 여성 운동 등에 가담한 인사들을 감시하고 이들의 인권을 탄압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이미지 쇄신을 위해 이름을 안기부로 변경해 조직을 개편했다.

안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원성도 만만치 않았다. 정부의 권력을 지켜내기 위해 사회운동가·대학생들에게 가혹한 고문이 행해졌다. 국외 정보수집을 독점하고 심지어 수사권까지 가지고 있었던 안기부는 '반정부세력'을 색출한다는 명분 하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특히 군인출신 장세동 안기부장 시절 그 모습은 절정을 이뤘다. 그는 '수지 김 간첩 조작 사건', '용팔이 사건' 등 각종 정치공작·간첩조작 사건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1987년에는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생회장이었던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이 알려지면서 권력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안기부의 탄압은 멈추지 않았다. 전두환 정권에 이어 탄생한 노태우 정부에서는 1991년 한진중공업 박창수 노조위원장이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을 받은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1993년 '문민정부'를 내세운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안기부의 '권력 남용'은 쉽게 끊어내진 못했다. 안기부 민주화를 위해 김덕 외국어대 교수 등 민주적인 인사를 안기부장으로 앉혔지만 2년이 채 가지 않았다. 당시 안기부는 불법 도청을 담당하는 '미림팀'을 운영한 것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995년에는 규모 확대 등의 이유로 청사를 서울 내곡동으로 옮겼다.

1998년 들어선 김대중 정부에서 안기부 축소 움직임이 일었다. 김대중 정부는 1999년 1월 '정보가 국력이다'라는 원훈 아래 안기부 명칭을 '국가정보원'으로 바꾼다.

안기부 본관은 국정원 이전 이후 서울시 종합방재센터로 쓰이다 2008년 서울유스호스텔로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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