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엔 한국인 친구와 설을 함께 보냈는데 경상도 본가로 내려간다고 하네요. 이번 설 연휴는 기숙사에서 혼자 보낼 것 같아요."
중앙대학교에서 대학원 과정을 이수 중인 인도인 유학생 파질라씨(27)를 비롯해 고향에 가지 못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설연휴 대학가를 지킨다.
14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외국인 유학생은 30만8838명으로 전년 동월(26만3775명) 대비 17% 증가했다. 5년 전인 2020년(15만3361명)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설 연휴때 본국을 찾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한국에서 설 연휴를 맞이한다. 파질라씨는 2023년 한국으로 유학왔다. 한국어능력시험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토픽(TOPIK) 6급을 취득할 정도로 한국어에 능통하다. 덕분에 친한 한국인 친구도 여럿이지만 명절 연휴가 되면 쓸쓸함을 느낀다. 파질라씨는 "명절에는 대학가가 조용해진다"며 "이번 연휴땐 혼자 성수동 팝업을 가려고하는데 여는 곳이 없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 국적의 5년차 유학생 완니 마라삔씨(25)도 대학가를 지키는 유학생이다. 연휴에는 다른 캄보디아 유학생 쯔롱 쓰레이뻿씨(27)와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마라삔씨는 "명절이 되면 가족들 생각이 나서 고향 음식을 해 먹으며 달랜다"며 "이번 설에는 캄보디아 유학생들과 모여 '놈반쪽'을 만들어 먹을 계획"이라며 고 말했다. 놈반쪽은 쌀국수와 비슷한 캄보디아 전통 음식이다.

국내 체류 유학생이 늘고 있지만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마라삔씨와 쓰레이뻿씨도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를 떠올리며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쓰레이뻿씨는 "처음에는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수강신청을 할 줄 몰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마라삔씨는 "수업을 듣고도 온라인 출석체크가 있는지 몰라 결석 처리된 적도 있다"고 했다.
외국인 유학생 대상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건민 위코리아 대표는 "학교에서 만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그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