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만 묵념해라"… 행자부 '국민의례 개정' 논란

"순국선열만 묵념해라"… 행자부 '국민의례 개정' 논란

남형도 기자
2017.01.05 08:53

행정자치부, 국민의례규정 제정해 '순국선열·호국영령' 등 묵념대상 지정…"세월호 희생자 등 묵념 통제한다" 논란 불거져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29일 개정한 '국민의례 규정 일부 개정령' 중 일부 내용. 애국가 제창방법과 묵념 대상 등이 명시돼 있다. 행자부는 지자체가 이를 따르도록 권고할 수 있게 됐다.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29일 개정한 '국민의례 규정 일부 개정령' 중 일부 내용. 애국가 제창방법과 묵념 대상 등이 명시돼 있다. 행자부는 지자체가 이를 따르도록 권고할 수 있게 됐다.

행정자치부가 올해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식 행사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외에 묵념을 금지하는 등 통제를 강화했다. 묵념 대상을 한정한 것은 물론 애국가의 제창 방법과 묵념 자세까지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행자부는 지난달 29일 '국민의례규정'을 이 같이 일부 개정해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토록 했다. 2010년 처음 제정된 국민의례 규정은 정부 행사 등에서 국민의례의 절차와 방법을 설명한 대통령 훈령(행정규칙)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외에 묵념 대상자를 추가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적용하면 정부나 지자체 행사에서 순국 선열이 아닌 세월호 사고나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할 수 없게 된다.

행자부는 특정 묵념을 반대하는 행사 참석자들이 있을 수 있어 개정한 것이라 해명했다. 김항섭 행자부 의정담당관은 "참석자들하고 공감대가 형성이 안된 상태에서 묵념 대상자가 추가돼 싸우고 그런 게 있어서 미리 양해를 구하고 묵념하라는 취지"라며 "벌칙이나 강제 규정은 없고 권고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상 행자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려 지자체가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과도한 통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 행사까지 정부가 누구를 묵념할지 정하는 것은 과도한 통제"라고 비판했다.

개정된 국민의례규정엔 묵념 대상뿐 아니라 애국가 제창 방법과 묵념 자세도 새롭게 명시했다. 애국가는 선 자세로 힘차게 제창하되 곡조를 바꾸면 안되고, 묵념은 바른 자세로 눈을 감고 예를 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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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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