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프랜차이즈 '갑질'에 허술한 가맹거래법

[단독] 프랜차이즈 '갑질'에 허술한 가맹거래법

백인성 (변호사)기자
2017.08.04 05:00

[the L] '가맹본부의 영업지역 무단 변경행위' 금지하면서도 제재 대상선 누락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가맹점주의 동의없이 가맹점의 영업지역을 제멋대로 바꾸는 '갑질'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행 법에는 이를 제재하는 조항이 빠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슷한 조항들이 포함돼 있음에도 유독 이 조항만 누락돼 있다는 점에서 국회의 입법 착오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나 과징금 등 제재 대상이 되는 행위를 규정한 현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제33·35조의 제재 대상 조항에는 '제12조의4 제2항'이 빠져 있다. 이 조항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의 영업지역을 변경하려면 △가맹계약 갱신시 △법에 정해진 특별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가맹본부와 가맹점주의 '합의'가 있어야만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지난해 개정된 가맹사업법의 핵심 조항이다. 당시 국회는 가맹본부의 자의적인 영업지역 변경 횡포를 막기 위해 가맹점주의 동의를 필요로 하도록 해당 조항의 '협의'라는 단어를 '합의'로 바꾸는 '핀포인트 개정'을 했다.

그럼에도 정작 이를 어길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은 추가되지 않았다. 현행 가맹사업법 제33조와 35조는 공정위가 가맹본부의 위법 행위에 대해 시정조치와 시정권고, 과징금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 열거된 위법 행위에 제12조의4 제2항은 제외돼 있다. 이와 비슷한 취지의 △영업지역을 가맹계약서에 기재하지 않는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계약기간 중 점주 영업지역 안에 직영점이나 가맹점을 설치하는 경우 등에 대한 제12조의4 제1항 및 제3항만 포함돼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일반인 입장에선 '가맹점에 대한 가맹본부의 일방적인 영업지역 변경 행위'가 공정위의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착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일방적으로 가맹점의 영업지역을 축소하는 등 바꾸는 것은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정한 가맹사업법 제12조 등 다른 조항을 활용해 처벌할 수는 있다"면서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애매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를 놓고 국회의 입법 착오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굳이 해당 조항만 제재조항에서 뺄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5월30일 20대 국회가 출범한 뒤 현재까지 국회에 발의된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총 36건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해당 조항을 보완한 법안은 전무했다.

서홍진 길 가맹거래사무소 가맹거래사는 "법률가의 시각이 아닌 일반인의 시각에선 가맹본부의 영업지역 변경 행위가 제재 대상이 아닌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미스터피자의 이른바 '보복출점' 행위도 상위법인 공정거래법으로 이미 규제가 가능하지만 공정위가 최근 가맹거래법에 추가로 규정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이 조항도 제재 대상에 포함하도록 국회가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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